시간을 요리하는 뽀모도로 테크닉
국내도서
저자 : 스타판 뇌테부르(Staffan Noteburg) / 신승환역
출판 : 인사이트 201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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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모도로 테크닉, 토마토(뽀모도로) 모양 주방 시계를 25분(또는 원하는 시간)에 맞춰 놓고, 그 시간 동안은 한 가지 업무에만 집중하는 방법. 25분 이후 5분간은 아무것도 안 하는 휴식시간. 이 두 시간을 한 사이클로 반복하는 시간관리 기법이다.

이 기법의 특징은 여러 가지 다양한 시간 관리 기법 중에서도 실행에 가장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이다. 저자인 스타판 뇌테부르가 최초 아이디어 제공자는 아니며, 따라서 이 책은 뽀모도로 테크닉을 잘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응용서라고 할 수 있다.

내용은 크게 뽀모도로 기법의 과학적 타당성 등을 이야기하는 전반부와 실제 사용시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질문에 대한 저자의 팁을 실은 후반부로 나누어져 있다. 저자의 팁 중 가장 유용해 보이던 것은 특정 업무에 대한 estimation(예측)이 가능하다는 것.

팀장 업무를 맡고 나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압박이 심하던 차였다. 특히 집중 시간을 계량하고 실제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을 측정함으로써 시간 예측이 가능하다는 서평에 이 책을 사 보고 나서 2-3일 따라해 보았다. 아래는 나의 감상.


1. 하루동안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의 양이 얼마되지 않음을 알게 된다. 나의 경우, 아침부터 밤까지 꽤나 긴 시간 동안 책상에 앉아 있지만, 딴 생각, 잡무, 인터넷 서핑 등 업무와 관계없이 허비하는 시간이 꽤 많았다. 물론 두 가지 일(업무와 비업무)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경우나 피치못할 사정 등으로 25분을 채 집중할 수 없는 경우 등(중요 업무 전화)은 제외했기 때문에 시간을 손해보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를 감안해도 채 50%가 되지 않는 집중 업무 시간에 반성하게 되었다.


2. IT업무와 같이 한번 집중하면 오랜동안 집중력이 연장되어야 하는 작업에 25분은 너무 짧은 경향이 있다. 책에서 저자는 '25분간의 집중 후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5분이 새로운 영감이나 집중력을 꾸준히 발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하였는데, 이를 IT 업무 (특히 디버깅 업무와 같이 나 또는 남이 예전에 완성한 코드를 꼼꼼히 봐야 하는 경우)에는 25분이 매우 짧았다. 25분이 경과한 후에도 업무가 끝나지 않는 경우 저자는 '추가 시간을 5분 이상 두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이 시간을 다 더한 후에도 한가지 작업이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 두 가지 해결 방법을 제안하고 있는데 첫번째는 '업무를 25분 단위로 끊을 수 있도록 재분배'하는 것이지만 쉽지 않을 것 같고, 다른 한가지는 '단위 집중 시간을 25분보다 크게 늘이는 방법'인데 '처음 시작부터 시간을 늘이는 방법은 좋지 않고 25분으로 우선 2주 정도 습관을 들인 이후에 시간을 늘여보라'고 조언하고 있다.


3. 이메일 처리, 미팅 등의 업무는 수시로 작업하여야 하는 경우도 많고 개인의 의지로 중단하기가 쉽지 않은데, 특히 이슈 트래킹에는 이메일 처리가 필수 요소이기 때문에 적용하는 데 문제가 있다. 다만, 오전 첫 25분과 오후 점심 이후 첫 25분간은 메일을 처리하는 일감으로 두어서 사용하였는데, 부족한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첫 2일 간의 성과를 보니, 확실히 의식하고 있지 않을 때보다 업무 처리량이 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25분의 집중 시간을 지키는 것을 의식하다 보니 자꾸 시계를 쳐다보게 되고 "평소 방해가 없을 때

집중 가능했던 시간보다는 집중력이 떨어짐"을 알 수 있었다. 개발 업무에 좀 더 맞는 효율적인 뽀모도로 기법이 필요하고 당장 적용하기에 쉽지않다는 결론이지만, 예전의 개발 패턴으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집중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담으로 책의 품질을 평가하자면, 전반부 뽀모도로 기법의 과학적 근거 부분은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 지식의 나열이 계속되는데, 이 부분은 책의 몰입을 방해하는 큰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 원인이 저자의 문체 때문인지 편집자의 편집 실패인지 번역자의 번역 수준 문제인지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에 반해 하반절의 뽀모도로 기법 사례 설명에서는 자연어 수준으로 쉽게 읽혀졌다. 작가나 번역가 중 한 쪽이 2명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수준의 차이가 있다. 이 책의 번역가는 유명 블로그 'talk with hani' 의 신승환씨라고 하는데, 어쨋든 아리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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