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책읽기에 어려움이 많다. 사 좋은 책은 수십권을 넘어가는데 한권을 올곳이 다 읽지 못하고 이책 주책 조금씩 찝쩍거리고 있다. 그 즈음 이 책 '1년에 500권 마법의 책읽기'를 접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랄까 왕도가 없음을 알면서도 이책을 통해 그동안 침체된 독서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했다. 결론이 어떻게 났을까? 이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 정답을 알려드리겠다.
이 책은 난독증에 걸렸던 저자가 속독법을 배우고 속독법의 강사가 되어 강의하면서 느낀 속독법의 난해함을 속습법이라는 뇌인지과학과 속독법을 접목시킨 새로운 방법으로 해소하고자 쓴책이다. 속습법은 먼저 책을 읽겠다는 다음의 준비, 책을 읽고난 후에 기대되는 효과를 마음에 새기고, 키워드를 정해 그 키워드를 중심으로 일단 쭉 훓어 본 다음 목적에 따라 각각 스키밍 리딩(개요 파악하기), 타겟 리딩(부분 집중 독서), 트레이싱 리딩(통독) 으로 구분하여 읽는 방법이다. 이 방법에 따라 1년에 많게는 600권 정도 책을 읽을 수 있다고 한다.(저자 기준)
여기까지는 저자의 설명에 대한 요약이고, 개인의 감상을 덧붙여 보겠다.
첫째, 이 책의 총평을 하자면 한마디로 시간낭비이다. 뭔가 새로운 책읽기 방법을 원했었는게 속습법은 이미 모든 사람이 은연중에 하고 있던 책읽기 습관을 마치 자기 자신이 개발한 것인냥 과대포장하고 있는 형색이다.
둘째, 마음의 준비는 특정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것이다. 시험 준비를 하면서 지식 축적을 목적으로 하면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목적의식의 발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셋째, 이 책의 제목 1년에 500권 책 읽기가 가능한 일인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든다. 타겟 리딩을 설명하면서 어디에도 한권을 통채로 읽는다는 얘기가 없다. 특정 부분만을 읽고 한권을 읽었다고 한다면 저자가 얘기하는 500권은 내가 이 책에서 기대한 바와 그 규모가 다르며 저자의 다독 능력에도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넷째, 책을 빨리 읽는 방법은 알려주지 않는다. 책을 빨리 읽는 방법을 알아서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많이 읽으면 빨리 읽게 된다는 논리이다.
이와 같이 이 책은 이책을 선택한 목적에 전혀 부합되지 않는 자기 부정적 책이다. 이 책을 읽어 좋은 점은 책 한권을 쉽게 때웠다는 것, 이런 책도 있으니 책 선택에 더욱 신중하라는 점 이 두가지뿐이다. 이 책을 읽어 다른 좋은 점이 있다면 꼭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나도 시간 낭비했다는 후회를 안 해도 되니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나와는 다른 행운이 있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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