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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광명에 문을 열기로 하면서 우리 나라에도 크게 이슈가 된 IKEA는 사실 스웨덴의 작은 가구점이었다. 생각해 보자. 떠올리면 생각나는 몇몇 가구 거리가 있을 텐데, 거기에 늘어서 있는 많은 가구점 중에 하나였을 IKEA를. 오늘날 IKEA는 미국 내에서 3위 가구 업체가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30여 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25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공룡 기업이 되었다.
이렇게 작은 기업이 큰 기업으로 발전(?)하기까지 그 기업은 어떤 변화를 겪었으며 창업자는 어떤 경험과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한 분석이 이 책의 핵심 내용이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1부에서는 IKEA의 시작과 현재의 역사를 정리하고 있고, 더불어 잉바르 캄프라드의 개인사에도 적잖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2부에서는 IKEA의 성공전략이 무었이었는지 11개 주제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1부는 개인적으로 별 흥미가 없는 부분이라 건너뛰기로 했다. 캄프라드의 성격이나 인색함 등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바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2부에 더 관심이 가기도 해서 2부를 먼저 읽고 내키면 1부를 읽겠다고 생각했다.
2부에서는 IKEA의 성공요인을 11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대부분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지만 하나하나 나열할 필요성이 있을 정도로 임팩드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고, 그 중 임팩트가 있었던 몇 내용만 추려본다.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전에 가격표를 먼저 디자인한다." p.181
; 창업주인 잉바르 캄프라드는 가격을 가장 중시했던 경영자이다. 새로운 디자인을 위해 가격을 희생하는 일은 그의 사전에는 없었다. 그는 새로운 시장에 매장을 오픈할 때, 그 시장의 평균 가격대를 살펴보고 가장 대표되는 상품의 가격을 1/3이나 그 이하로 줄여서 책정하고 제품을 개발/판매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그의 경영철학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케아가 추구하는 궁극의 목적은 품질이 아니다. 일정적인 필요에 맞게 사용할 수 있으면, 그만 .... 가구의 실제적인 이용가치에 초점" p.184
; 품질 역시 이케아가 추구하는 제1가지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한두달 사용하면 더 이상 못 쓰게 되는 저질 제품을 만들었던 것도 아니다. 품질은 한 세대에서 사용할 만큼만 확보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적어도 북유럽과 미주의 합리적 소비형태에는 어필하는 바가 있었다고 한다. 다만, 영국과 일본 같이 하나의 제품을 오래도록 사용하도록 문화가 다듬어진 나라에서는 약간의 부침도 있었다고.
"이케아의 비결은 처음부터 합리화에 있었습니다. .... 컨베이어 벨트를 거실까지 연장한 것입니다." p.222-223
; 이케아의 가격정책을 뒷받침하는 데는 고객의 몫도 컸음을 인정하는 대목이다. 고객에게 직접 조립을 맡김으로써 제작비용과 물류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고 이러한 부분이 고객에게 귀찮음으로 다가오기 보다는 고객의 참여가 오히려 제품의 컨셉을 독특하게 만드는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이케아에서 고객은 혼자 움직이고 혼자 결정한다." p.227
; 옆을 따라다니면서 귀찮게 하거나 부담스럽게 하는 매장 직원이 없는 것도 인건비를 줄이는 효과와 함께 현대인들의 개인주의적 성향을 잘 캐치했다는 평가.
"성인을 위한 레고" p.230
"참여할 수 있다는 기쁨" p.230
; 고객에게 조립의 수고를 넘기면서도 오히려 고객에게 또다른 기쁨을 선사하게 되었다.
"인테리어 성경" p.235
; IKEA의 홍보방법 중 가장 비중이 크고 효과적인 카탈로그를 빗대 인테리어계의 성경이라고까지 한다는 데서 IKEA의 성공 비결 중 하나를 볼 수 있었다.
"핫도그 일화" p.246
; 이케아의 경영원칙은 매장 내의 모든 물품에 공통 적용되는 데, 식품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핫도그를 이케아 매장에서 팔 때의 일화가 대표적 예이다. 핫도그를 시중의 반값으로 팔기 위해 1) 고객의 수고를 이용(소스, 양파, 피클 등은 고객이 직접 넣어 먹는다.) 2) 가구 판매 수익금을 핫도그의 비용 보전에 사용하지 않고, 핫도그는 핫도그 대로 비용과 수익이 균형있게 판매되어야 한다.
식음료를 판매하는 방식은 일정부분 코스트코와 일치하는 면도 볼 수 있는데, 코스트코도 고객에게 서비스의 일부를 넘김으로써 가격을 낮추고, 식자재를 자사 매장에서 직접 공수하여 가격 경쟁력을 높인 것으로 유명하다. 다만, 수익관련 철칙이 코스트코에서도 꼭 지켜야 할 불문율인지는 의문.
"창업자로써 이케아를 가족으로 생각한다." p.255
; 경영자의 믿음이나 철학이 경영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그의 자서전격인 책 <어느 가구상인의 유언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그는 자신의 경영 원칙에 반하는 어떤 직언도 서슴없이 내치는 냉정함을 유지하면서도 직원들에게 자신의 성이 아닌 이름을 부르게 하고 서로 존칭을 생략하는 등 격의 없이 대하게 하는 모습이다. 또한 이러한 경영 방침은 때때로 직원들에게 IKEA가 일터일 뿐 아니라 내가 운영하는 사업장이라는 경험도 제공하는데 "1999년 10월 9일"의 1일 판매금을 모두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제공한 것(p.263)이 대표적이다.
여기까지 읽다 보면 문득 어떤 기업과 사람이 생각나는데 바로 "애플의 스티브 잡스"이다.
캄프라드와 잡스는 기업을 자신과 동일시하고 자신의 철학에 부합하지 않는 어떤 시도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이 비슷하고, 기업의 가치를 무엇보다 우선시한다는 점(세금 회피로 나타나기도 한다.)도 비슷하다. 자신이 번 돈을 환원하는 데도 인색하고, 몸소 검소를 실천하는 면도 그런 듯 하다. 무엇보다 자신 만의 독특한 경영 철학으로 기업을 자기 분야 최고의 반열에 올렸다는 점이 그렇다.
또한, 기업을 비교해 보면 고객의 충성도가 남다르다는 점, 디자인, 판매, 홍보 등에서 업계를 선도한다는 점도 그렇다.
잡스의 죽음과 함께 최근 애플의 행보를 보면 갈지자가 선명히 드러난다. 제왕적 경영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던 수장이 없어졌을 때, 대부분의 회사가 겪는 부침이리라. 그래서 두 기업 모두 후계자의 선택에 신중을 기했고 한 기업은 평범하게 전락하는 전조가 보이고, 다른 한 기업은 아직 평가가 시작되지 않았다.
제품이 좋아 기업의 팬이 되고, 경영자의 팬이 되고, 기업의 미래에 함께 고민하게 되는 몇 안되는 기업. IKEA와 애플이 닮은 이유이고, 두 회사의 미래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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