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전쟁 - 8점
스티븐 켄트 지음, 심백선 옮김/한빛미디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책이 생각보다 두꺼워 많이 놀랐다. 저자의 경험에 의해 쓰인 책이라 생각했고, 재미있었던 명작 게임 소개나 콘솔 소개 정도를 할 거라 생각했는데 완전히 빗나갔다. 그림과 화보는 책의 중간 즈음에 10장 남짓이고, 나머지 수백 장 (거의 600페이지에 가까움)을 저자가 게임업계 관계자와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게임기와 제작사, 게임과 제작사의 역사를 풀어 설명하는데 게임 업계 내부의 속사정을 곁들여 지루할 틈이 없도록 서술한다.

 

비디오 게임 전문 저널리스트인 스티븐 켄트가 저술한 이 책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의 비디오 게임 산업의 역사를 상세하게 다룬다. 이 책은 비디오 게임 산업이 소수 취미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으며, Grand Theft Auto, Halo, Final Fantasy 등 명작들의 제작과 출시 과정도 상세히 다룬다. 또한, 게임 콘솔의 발전과 대표 게임이 영화로까지 확장되는 등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함께 게임 산업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다룬다.

 

콘솔 게임계의 4대 천왕 (현재는 3대)인 소니(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 세가(현재는 콘솔을 만들지 않고 있다, 추억의 세턴과 버파 시리즈~), 닌텐도(DS와 Wii, 현재는 Switch를 만들지만 책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Xbox 시리즈, 특히 Xbox360)의 게임기 제작 당시 업계의 상황과 게임기를 출시함으로써 달성한 성과를 시기별 호환 게임 (3rd party) 소프트웨어의 역사와 함께 생동감 있게 설명한다. 적절하게 업계 관계자의 인터뷰를 배열한 점도 내용에 전문성을 부여한다. 그 외 아케이드 게임의 쇠락과 휴대용 게임기의 역사도 소개한다.

 

한편, 게임소프트웨어 개발사인 EA와 엑티비전의 역사를 톺아보는 점도 흥미로웠다. 두 회사가 자사의 소프트웨어로 서로 경쟁하며, 유명 게임 회사들을 합병하여 거대 회사로 변모하는 모습은 그 시대 게임마니아에게는 매우 큰 충격이었다. 독특한 게임성이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가격 폭등이라는 불만을 동시에 야기했으니 말이다.

 

드디어 게임을 벗어나 영화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되는 게임의 영역 확장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지금은 보편화되었지만) one source multi use가 막 태동하던 시기로 유명 IP인 툼레이더와 파이널 판타지가 대표되는데, 하나는 실사화하여 마니아의 평가와는 달리 대중적으로 어느 정도는 성공하고, 다른 하나는 애니메이션화로 마니아에게는 환호받지만 시장에서는 실패하는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저자는 이 책에 콘솔 게임과 관련된 거의 모든 흥미로운 얘기들을 담았다. 더 과거의 비디오 게임을 담은 1권도 존재하고 책에서 다루지 못한 201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의 게임 역사도 보건대 곧 3권이 나올 것이고 그 책도 재미있을 것 같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밤새서 읽고 서로의 추억 얘기를 나누기 좋은 소재를 담았다.

 

게임 마니아여, 기대하라!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디지털(Digital), 비주얼(Visual), 씽킹(Thinking).

 

3개의 서로 관계가 적어 보이는 단어로 이루어진 책을 받아 들고, 어떤 내용일까 짐작이 잘 안 되었다.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일상을 정리하는 생각 정리의 기술

 

부제를 보고 막연히 요약, 메모, mindmap 이 연상되었지만 여전히 어떤 내용인지는 감이 잘 오지 않았다.

 

책이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나 목차를 살펴 보니 '비주얼 씽킹'을 '디지털을 도구로 구현'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 단어가 줄어 들었다(디지털)고 해도 '비주얼 씽킹'은 그 자체만으로도 어렵기 그지 없었다.

 

'비주얼' + '씽킹'

 

시각적인(시각화), 생각하기(사고)의 합성어인데,  문자와 그림을 조합하여 표현하면 화자에게는 창의력이 배가되고, 독자들에게는 더 빠른 정보의 전달과 이해를 돕는다고 한다.

 

책은 '비주얼 씽킹'을 설명하는 chapter1과 '디지털' 비주얼 씽킹을 구현하기 위한 도구인 sketchbook에 대한 설명(chapter2) 및 이를 활용한 기본적인 이미지 그리기 방법(chapter3), 도형과 사물(chapter4)을 그려보고, 일상(chapter5)과 업무(chapter6)에 활용 가능한 예제를 소개하고 있다.

 

활용에 관한 두 챕터(chap5, 6)에서도 소개되었지만, 기존의 도구 중 mindmap과 매우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책에서는 비주얼 씽킹의 실행 예로 mindmap을 소개하고 있는데, mindmap의 경우 이미지인 marker를 자신이 그리기도 하지만 자주 사용되는 marker를 가져다 쓰기도 하는데 이 부분이 직접 이미지를 그리는 비주얼 씽킹과 어느 정도의 효과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였다. 자신이 직접 그리는 것과 잘 그려진 것을 활용하는 것 사이에 큰 효과 차이가 없다면 굳이 공을 들여 직접 그리는 수고를 들이는 것이 어떤 득이 될지...

 

개인적으로 문자나 그림을 이용한 표현법은 그에 맞는 적절한 분야의 경우 매우 효율적이고 빠른 전달력을 보여준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비주얼 씽킹은 활용되는 분야에 따라 전달력, 이해력의 차이가 꽤 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주얼 씽킹의 결과물은 기본적으로 요약본이기 때문에 아무리 노력하여도 원래의 의도와 표현을 100% 담아낼 수는 없어 반드시 작성자의 부가적인 설명이 뒤따라야 할 것 같다.

원본의 요약본, 학습자의 복습 노트 용도 이상으로 활용이 가능할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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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의 관점

 

(잘은 모르지만) 컬러 내지를 사용하여 '그리기'의 결과물을 잘 보여주려 했을 텐데, 첨부 이미지는 채색 버전이 많지 않고, 내지의 특징으로 번들거림이 심해서 책을 보기에 오리혀 불편한 점이 있었다. 비주얼 씽킹에 관한 설명부 (chapter1)가 너무 짧고, 효과에 대한 설명도 부족한 데다 appendix로 활용되었을 법한 이미지 소개에 너무 많은 장을 할애한 점이 아쉽고, 독자에게 '따라하기'를 강조한다면, 이미지를 그리는 법을 조금 더 상세히 설명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독서 후기

 

저자는 10수년 전 '리더십'에 관한 주제로 PT한 영상과 자료를 본 기억이 있어, 나름 친근한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IT 분야의 마무리는 '치킨집 사장님'으로 귀결된다고 자조하는데, 다른 길이 있음을 보여준 저자에게 감사하는 마음도 있다. 다만, 조금 더 IT 분야와 관련된 직업군으로 남아 좋은 모범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는데, 이 부분은 개인의 인생이므로 왈가왈부할것이 못 되는 것 같고, 오래 전부터 보아 온 독자의 투정으로 이해해 주었으면 싶다.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하얼빈 - 8점
김훈 지음/문학동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글로, 존경하는 위인의 삶에 가장 중요한 순간을 읽는 감동이란.

 

얼마전에 안중근 의사의 재판정 기록을 읽으며, 그의 사상과 굳은 의지에 존경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졌는데, 좋아하는 작가의 글로 다시 그의 생의 마지막을 보게 되니 감동이 더했다.

작가는 젊은 시절부터 안중근의 일생을 글로 쓰는 것이 큰 목표였다고 하는데, 70세가 훌쩍 넘어 그의 발자취를 결국 글로 따르는 것을 보자니 작가의 노고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진다.

 

작가는 안중근과 이토가 각각 하얼빈으로 가는 여정을 대비시키며 젊은 안중근의 고뇌와 노쇄한 이토의 처세를 대비시키기도 하고, 안중근의 내면에서 부딪치는 젊은 사상가/활동가의 의지와 종교에 귀의한 종교인으로써 가지는 신앙심 사이의 갈등도 상상으로 채워 넣는다. 이러한 작가 특유의 상상력을 일부는 매우 싫어하기도 일부는 매우 추종하기도 하나, 역사가 그로 인해 변질되거나 하지는 않으므로 나는 그의 글이 꽤 좋다.

 

두고두고 다시 읽을 책.

 

# 2022년 9월 서평

전봉준 재판정 참관기 - 8점
김흥식 엮음/서해문집

지난 번 읽은 [안중근 재판정 참관기]에 깨닳은 바가 있어 해당 도서의 다른 시리즈를 찾아 읽기 시작했다.

2편으로 나온 책이 [전봉준 재판정 참관기] 이다.

 

전봉준.

 

녹두장군, 동학운동, 그리고 어렴풋이 우금치 전투와 지금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TV드라마..

'전봉준' 이름 석자에 기억나는 것이 기껏 이 정도였다. 우리 역사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에 책을 제대로 읽어보자고 생각했다.

 

이 책은 지난 [안중근 재판정 참관기]와 비슷하게 전봉준이 잡혀 관군(과 일본군)에 의해 서울로 압송된 후 이루어진 재판을 기록한 문서를 토대로 하고 있다.

사실 재판이랄 것 없이 고문을 동반한 심문 과정에 대한 기록-공초-에 의한 것이다. 

특이하게도 이 심문에는 조선의 관리와 일본의 영사가 함께 참여하고 있는데, 2차 봉기의 주된 이유가 외세를 물리치자는 것이었고 일본군의 신식 군대와 전투를 벌인 것도 한 이유인 듯 하다.

 

전봉준은 전라도 고부에서 최초로 일어난 농민봉기 후 스스로 해산하였다가, 농민봉기를 수습하러 온 '안핵사'의 과도한 진압에 대항하여 1차 동학농민운동을 주도한다.

이를 진압하고자 청나라의 힘을 빌리려 한 무능한 정부의 실책 덕에 일제 역시 조선 땅을 침범하자 외세의 침략을 더 걱정한 전봉준은 정부와 타협하고 한 차례 물러났다. 

그 후 일제가 경복궁을 침탈하고 청일전쟁을 벌여 승리를 거두자 이에 대항하여 일어난 2차 동학농민운동도 주도하였으며 이 책임을 모두 물어 결국 사형당하게 된다. 

그와 함께 동학운동을 이끌었던 김개남, 손화중, 최경선도 함께 처형당하였다.

그 중 김개남은 관군에 잡히자 마자 처형 당해 변변한 기록도 없다고 하니 안타깝기 이를 데가 없었다.

(다만, 구전으로 내려오는 지역의 이야기가 토지에서 각색되어 나온다고 하니 흥미롭다.)

 

자신의 백성을 없수이 대하는 탐관오리들을 응징하기 위해 일어났다가, 외세의 압박을 물리치기 위해 정부와 화해를 하기도 하는 등 전봉준과 동학농민운동은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애국애민의 정신의 모범이라 할 만 하다. 이 운동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지만 나중에 독립운동의 단초가 되기도 하는 등 우리 나라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우리가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같은 실수와 고통을 당하지 않는다. 공부하고 볼 일이다.

 

# 2022년 8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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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다는 착각 - 8점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와이즈베리

능력주의의 허구, 그러나 해법은...

 

마이클 샌델이 '정의란 무엇인가'로 한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지 10년. 이번에는 '공정'이란 주제로 불편한 현대 사회를 진단한다.

 

'공정'

 

사전적 정의로는 '공평하고 정의롭다'

단, 역사에서 '공정'의 기준은 저마다 달랐는데, 그 기준에 따라 사용되는 단어의 실제 의미가 달라진다.

 

미국과 한국을 비롯하여 현대 사회는 '공정'을 '개인의 눙력과 노력에 따른 결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소위 '능력주의'가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샌델 교수는 이 '농력주의'가 과연 공정의 기준이 될 만큼 공평하고 정의로운가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즉, 개인이 가진 능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노력이 온전히 개인의 것인가 하는 점이다.

우리가 이미 주지하고 있듯 개인의 능력은 이미 개인의 범위를 넘어서 부모(심지어 조부모까지도)의 조력과 자신이 속한 집단(특히 학벌)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 개개인의 노력은 그 효과가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이렇게 기준이 다르면 결과가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

 

또한, '능력주의'의 결과로 사회구성원간 양극화가 커지지만 이를 '사회시스템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도 큰 폐혜라 주장한다. 즉, '능력주의'의 결과인 불평등, 차별, 격차를 '승자의 권리(전리품)'이자 패자의 당연한 결과로 여기고 자포자기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시스템 하에서는 엘리트에 대한 숭배가 생겨날 수도, 자신보다 못 하다고 여기는 계층(예컨테 저학력자, 저소득자, 이민자, 소수자 등)에 대한 경멸, 무시 등으로 발전할 위험성이 존재한다.

또는, 자신들이 속한 계급에 대한 포퓰리즘적 '배반투표'로 발현되기도 한다. 미국이나 영국의 정치적 결과 (트럼프의 당선 및 브렉시트)가 그 예이며,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은 트럼프의 재선 실패와 그 이후 민주당의 정책 변화를 통해 '능력주의'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닥 성공적인 것 같지는 않고) 한국의 경우는 능력주의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결국 종단이 어디인지 확인한 후에야 반등이 가능할 듯 하여 심히 걱정스럽다.

 

저자는 사회활동가 혹은 정치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능력주의의 만연)를 개선할 화두를 던지는 것도 매우 도전적이며 비현실적이다. '제비뽑기'라니. 우리 나라에서는 특히 더 설득력이 떨어지는 방법이다. 우리는 '능력주의'의 근간이라고 하는 '학력주의'보다 훨씬 더 강력한 '학벌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이므로.

 

# 2022년 7월 서평

면접을 위한 CS 전공지식 노트 - 6점
주홍철 지음/길벗

- 면접관으로 신입사원 면접을 진행하면, 기준을 어디에 맞춰야 하는지 난감해질 때가 있다.

- 비교적 쉽다고 생각해 가볍게 던진 질문에 면접자가 당황해 이후의 면접 진행이 예상하던 바와 다르게 어려웠던 적이 적잖다.

- 최근에는 비전공자의 면접이 잦아지면서 꼭 알아야 되는 필수적인 개념이나 배경지식에 관한 질문을 많이 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전공자보다는 개발 용어나 개념에 익숙지 않고 무엇보다 업무 사용 빈도가 적기 때문에 이로 인해 첫 질문은 무난히 넘어가더라도 이어지는 심화 질문에 어려워하는 경우도 많다.

- 일반적으로 이렇게 제대로 자신의 생각을 밝히지 못 하거나 답을 하지 못 하는 경우 채용이 어렵지만, 최근의 인력난과 신입 채용 특성상 개념은 알아도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케이스 등을 보완하게 위해 비전공자나 신입 면접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질문을 보충 설명할 필요성을 느끼고 '면접자를 위한 서적'을 찾아 보게 된다.

- 이런 서적을 읽어 보면 대략 어떤 부분에서 면접자들이 헷갈려 하는지, 어떤 개념이나 용어에 대한 설명으로 적당한 수준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 이 책도 CS 면접자를 위한 책으로 기획된 책이며, 비교적 쉬운 설명과 그림을 통해 면접자 본인이 알고 있는 개념을 한 번 더 정리하고, 면접관의 구체적이고 다소 전문적일 수 있는 질문에 당황하지 않게 도와준다.

- 내용은 '디자인 패턴부터 네트워크, 운영체제, DB, 자료 구조'와 포트폴리오 작성 등 면접에서 나올 법한 CS 분야의 개념과 용어를 각각 간단히 설명한다. 정말 간단하게만 설명된 부분도 많기 때문에 이 책만 읽고 자신만만하여 준비에 소홀하면 추가 질의 등에서 당황할 수도 있으니 알고 있는 것을 정리만 한다는 측면에서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 최근의 트렌드인 가상화나 클라우드 관련 내용은 다루지 않고 있는 것이 아쉽지만, 일반적인 신입 면접자를 위한 책이니 기본은 충분하고, 만약 해당 분야에 지원한다면 별도의 참고 서적을 추가해야 한다.

 

- 이 책은 면접자 외에도 비개발 분야 비전공자들에게도 유용할 듯 하다. 개발 업무는 개발자들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 다양한 배경의 직군이 함께 참여하기 때문이다. 비개발 분야 직군에게 딱 적당한 정도의 지식 (기획 등 업무적인 대화에서 소외되지 않을 정도)을 제공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된다.

 

# 2022년 6월 서평

프로보커터 - 8점
김내훈 지음/서해문집

- provocateur : 선동가, 도발자

- provoke : 자극하다, 화나게 하다, 도발하다.

이 책은 '선동가, 도발자'로 번역되는 '프로보커터'에 관한 책이다. 프로보커터의 기원과 한국의 대표적 프로보커터들 (그 중에는 동의되지 않는 인물도 있지만) 그리고 그들과 우리의 미래를 '디스토피아'적 시각에서 비평한다. 최근 이슈화된 특정 '유튜버'부터 과거 지면과 블로그로 '흥'했던 유명 '시사평론가' 까지 저자는 비평하는 대상에 대해 시대와 매체를 넘나든다.

'프로보커터'는 유행어로 번역하면 '관종', '어그로꾼'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이와 약간 다르고 최근에 정의된 '사이버 렉카'가 더 적절할 듯) 자극적인 영상과 사회적으로 뜨거운 이슈를 다루면서 초기 구독자를 모으고, 이들의 만족과 자신의 목적 (대체로 돈과 정치적 영향력)을 위해 비난 대상(인물과 사건을 가리지 않는다)을 찾고 구체화시켜 실행한다. 여기에는 주제와 맥락이 상관없고, 다만 더 자극적이고 추종자를 만족시킬 방법의 참신성만 중요하다. 이를 통해 지지자들의 성원(영향력)과 '돈'을 얻는다.

저자는 원조격인 미국의 사례와 우리를 대비시키는데, 그만큼 미국과 우리 모두 공히 '프로보커터'의 폐혜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작가는 미국이 우리보다는 더 심각한 측면이 있다고 보는 편인데, 나는 반대로 우리의 현실이 더 암울해 보인다. 미국은 매스 미디어가 그들과 일정 부분 거리를 두고 외려 대척점에 있다는데 우리는 주요 매체가 (진보와 보수 성향을 불문하고) 프로보커터를 자신들의 기사 소재를 제공해 주는 '정보원'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오히려 언론 스스로가 프로보커터가 되고자 하는 현상(익명의 관계자 전언, 따옴표 저널리즘)은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저자는 '프로보커터'의 폐혜를 완화하기 위해 우리의 언행을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와 차이를 두고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면서 책을 마무리 하는데, 나는 그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언론이 '정상화'되지 않거나 사람들이 저들에 싫증을 내지 않는 한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새로운 프로보커터가 계속 등장할 것이기 때문) 이 현상은 점점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슬프다.

 

# 2022년 3월 서평

본격 한중일 세계사 12 - 
6점굽시니스트 지음/위즈덤하우스

- 시사주간지 [시사인]에서 "본격 시사인 만화"를 통해 촌철살인의 시사 비평을 진행 중인 시사 만화가 굽시니스트(필명)의 작품.

- 한중일의 근대사를 한권씩 한권씩 그려 오던 것이 벌써 4년째니, 1년에 3권씩은 꾸준히 발간한 것.

- 하지만 연재 초기 10권 정도로 끝내겠다던 포부는 한중일과 얽히고 설킨 열강들과 그 열강에 의해 비슷하게 전개되는 남아시아, 중앙아시아의 사건들로 인해 이제서야 임오군란을 다루는 편에 이르렀다.

- 12권에서는 11권에 이어서 중앙아시아의 열강 침탈사와 조선의 임오군란을 다루고, 말미에 동남아의 통킹만을 두고 청불전쟁이 시작되는 시기까지(1870~1880)를 포함한다.

- 140년 전의 이야기지만, 어쩌면 지금도 어디선가 비슷한 이야기가 일어나고 있을 법한, 그게 우리 나라가 아님에 안도하면서도 당사자 국민들의 처참함과 지구촌의 어느 곳이든 영향을 안 받는 곳이 없단 사실에 좌절하게 된다.

- 무엇보다 권력을 함부로 탐하거나, 외세에 전적으로 의지하면 결국 새드엔딩으로 끝날 수 밖에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다시금 되새겨 주는 책

- 역사는 반복되고, 거기서 깨달음을 얻지 못 하면 결과도 같고 발전도 없다.

 

 

#2022년 2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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