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사소한 것들 -
6점클레어 키건 지음, 홍한별 옮김/다산책방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클레어 키건의 짧지만 강렬한 소설로, 1985년 아일랜드 뉴로스라는 소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주인공 빌 펄롱은 석탄과 나무를 배달하며 생계를 잇는 평범한 남자다. 그는 아내와 다섯 딸과 함께 소박한 삶을 살아가지만,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던 어느 날 지역 수녀원에 물건을 배달하러 갔다가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다.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막달레나 세탁소’. 한 소녀가 비참한 처지에 놓여 있는 것을 못 본채 지나친 그는 그녀의 공허한 눈빛과 도움 요청을 잊지 못한다.

 

이 사건은 빌의 마음에 깊은 흔적을 남긴다. 크리스마스 전 일요일 아침 일찍 수녀원에 배달을 갔다가 다른 소녀 ‘세나’를 만난 그는 그 소녀를 구하기 위해 용기 있는 행동을 선택한다. 수녀원에 다시 찾아가 세나를 데리고 나오며 빌은 자신의 선택이 이제 고난의 시작이라는 것을 알지만, 누군가에게는 이 행동이 작은 희망의 시작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이 소설은 일상 속에서 빛나는 인간성을 섬세하게 조명한다. 빌의 내적 갈등과 조용한 결단은 독자로 하여금 선한 행동의 가치를 되묻는다.

 

최악의 상황은 이제 시작이라는 펄롱은 알았다. 벌써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는 고생길이 느껴졌다. 하지만 일어날 수있는 최악의 일은 이미 지나갔다. 하지 않은 , 있었는데 하지 않은 - 평생 지고 살아야 했을 일은 지나갔다. 지금부터 마주하게 고통은 어떤 것이든 지금 옆에 있는 이 아이가 이미 겪은 , 어쩌면 앞으로도 겪어야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무심하게 지나쳤던 수많은 하지 않은 일, 그 일에 후회하기 보다는 현재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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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 지음/비아북
 

 

 

온라인 서점 알라딘에서 북펀드를 통해 지원하고, 시사만화가 박시백이 그린 책.


어린 시절의 소년공 이재명부터, 사법시험 합격 후 정치 입문까지 공익을 위해 복무한 공인 이재명에 대한 에피소드를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정치든 세상살이든 사람을 믿는 것이 가장 어리석다고 생각하지만, 한편 무턱대고 의심하거나 미워하는 것 또한 어리석은 일이라 배웠다.

이 책은 그의 공도 과도 부풀리거나 덮지 않고, 물론 폄훼하거나 왜곡하지도 않고 팩트만 담담히 소개한다.

선입견에 사로잡힌 이들도 차분히 이야기를 들어보면 열렬한 지지자는 아니더라도, 지금과 같은 악마화는 하지 않을 듯하다.

 

한 사람의 진짜 모습을 보는데 큰 역할을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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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지음/좋은습관연구소

속해 있는 조직의 인원이 많아지고 업무량과 종류가 늘어나면서 출근하면 퇴근시간이 되는 '시간의 마법'을 종종 겪는다.

출근해서 회의 몇번, 메일 처리 몇번, 업무 구상 잠깐이면 퇴근 시간이 되어 버린다. 일이 계속 쌓이고, 처리하느라 퇴근을 늦추기도 한다.

 

저자는 책의 부제를 '믿고 맡기는 리더의 습관'이라 할 만큼, 리더의 덕목을 '위임'에 있다고 본다.

모든 업무를 혼자 담당할 수 없고, 모든 업무를 맡길 수도 없기에 리더의 진짜 '할 일'에 집중하기를 권한다.

 

저자는 리더의 진짜 할 일이 비전, 혁신, 육성, 코칭, 헤징 이라 주장한다.

팀의 목표를 제시하고, 팀의 미래를 위한 기획을 하며, 팀의 주축을 키우고, 성과를 내도록 도우며, 위험을 대비하는 것이다.

 

GTD(get things done) 전략의 팀장 버전이랄까?

 

리더가 갖추어야 할 미덕으로 당연한 것이지만, 실천이 잘 안 될 때 읽어봄직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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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카트 멘쉬크 그림/문학사상사


"상실의 시대"와 "댄스 댄스 댄스" 이후, 일종의 번아웃을 겪고 있던 작가가 재기하는데 기여한 단편 중 하나. (다른 하나는 "TV 피플"이라 한다.)


주인공은 가정주부로써 살림과 남편과 아이의 뒷바라지, 자신을 위한 소소한 시간을 루틴처럼 일정하게 보내던 평범한 이였다. 

어느 날 밤, 가위에 눌렸다 깬 이후로 더 이상 잠이 오지 않기 시작한다.

긴 밤 시간을 온전히 자신의 시간으로 보내기 시작하면서 주인공은 전혀 피곤하지도 않고 낮의 삶과 밤의 삶을 이어 나간다.

주로 러시아 소설 읽기와 야간 산책 등으로 보내는 밤의 시간이 온전히 자신의 시간임을 느끼며, 자유를 만끽한다.

스스로 뭔가 잘못된 생체 리듬이라는 것을 알지만, 병원에 갈 생각도 가족에게 이야기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시간이 방해받을까 봐)

점차 낮의 삶은 자신이 원하는것과는 다른 숙제와 같다는 느낌을 받으며 사랑스럽고 행복한 가족이 자신의 변화를 느끼지 못 하는 무심한 존재들임을 서서히 각인하며 자신만의 시간(밤)에 점점 집중해 갈 때 쯤, 문득 나선 드라이브에서 불한당들의 습격을 받으며, 현실에서 극도의 공포로 패닉 상태에 빠지며 이야기가 끝난다.


주인공은 마지막 장면에서 죽음과 잠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데, 죽음이 잠(무의식)의 영속한 것이 아니라, '암흑 속의 각성'이라면 어떨까라는 막막한 느낌을 토로한다. 

또, 괴한들의 습격을 통해 현실 세계로 돌아오는 듯한 늬앙스도 풍긴다.


잠을 주제로 한 작가의 상상과 작품 집필 당시 작가의 상황이 겹쳐지면서 공감하며 읽었다. (최근에 불면으로 조금 고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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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민특위 재판정 참관기 - 8점

김흥식 엮음/서해문집


재판정 참관기 시리즈의 4 편인 '반민특위 재판정 참관기'를 2024년이 끝나가는 지금 읽는다.

반민특위는 재헌국회의 전신인 과도입법의원에서 추진되었다가 미군정에 의해 무산된 후, 재헌국회에서 특별법이 제정되어 비로소 그 활동을 시작하였다.

조사,수사,재판에 이르기까지 특별위원회가 구성되어 기존의 기득권 시스템과 별개로 활동하다가 대통령 이승만과 친일 기득권 세력에 의해 좌절, 해체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이 안타까운 역사적 사실을 '박흥식'이라는 다소 생소한 인물의 재판을 통해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박흥식'이라는 인물은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친일행위자이지만, 반민특위의 1호 조사자일 만큼 경제적으로 일본과 결탁하여 사리사욕을 챙기고 일제에 부역한 인물이다.

그를 우리가 익히 아는 여타의 친일 정치인 혹은 친일 지식인보다 먼저 다루는 이유는 그가 1호 조사자일 뿐 아니라, 그 이후에 조사하고 수사한 인물들의 자료나 수사, 재판 진행이 반민특위를 방해하고 해체하는 과정에서 소실되고 흐지부지되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그의 조사,재판 자료가 가장 많이 남아 있다고 한다.)

박흥식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그의 범죄가 드러났음에도 반민특위가 해체된 후 재개된 대법의 단심 재판에서 무죄 방면되는 결과를 맞는다. 

그 사이에 앞서 얘기했던 반민특위에 대한 방해, 해체가 큰 이유가 되었음은 두 말할 여지가 없다.


책은 이 외에도 '이종형'과 '노덕술'에 대한 기사와 간략한 심문조서로 둘을 다룬다. 

이 둘은 각각 '밀정' 혐의와 '고문경찰'로 재판정에 서지만 앞서 이야기한 박흥식과 마찬가지로 최종 무죄 방면된다.

'이종형'은 영화 '암살'의 '이정재'와 같은 밀정 역할을 하였고, '노덕술'은 일본경찰 하의 고문경찰로 악명 높았지만, 둘은 각각 국회의원으로 헌병으로 승승장구한다.


이 책을 최근 여러 해 동안 구하려 하였으나, 기회가 없다가 지난 11월에 손에 넣었는데 뜻하지 않은 12월을 보내면서 올해 이 책을 미루지 말고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라우마'일 수도 있겠으나, 이미 지나간 사건에 대해서 복기하고 앞으로의 비슷한 건에 대해서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필요를 느낀다.


빠르고 올바른 결과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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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 -
8점홋타 슈고 지음, 윤지나 옮김/서사원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대별되는 특징으로 자아, 생각하는 힘을 꼽는 경우가 많다.

다만, 현대 사회는 이제껏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정보와 기술의 발전 속도가 생각(만)하는 것을 오히려 단점이자 치명적인 약점으로 만들 수 있다고 보고, 단순하게 생각하기(think simply)를 모티브로 여러 심리학, 정신분석학, 뇌과학, 행동경제학의 연구 사례를 통해 실천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어, 1장에서는 생각이 많아지게 되는 이유와 이의 폐해, 생각을 단순하게 하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 등을 소개하고, 2장부터는 행동의 최적화, 불안의 극복(3장), 생산성 향상(4장), 긍정적 행동의 효과(5장), 뇌와 몸, 마음의 상관관계(6장), 실천방안(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최근 일련의 경험을 통해 1장과 3장, 6장 등을 주의깊게 살펴 보았다. 어쩌면 뻔한 소리 같으면서도 '생각보다 행동'이라는 큰 주제 아래 우리의 행동 변화가 우리의 마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최신 연구 사례를 통해 증명하기에 '속는 셈 치고' 라도 한번씩 따라해 봄직 하다.

 

각 소주제의 끝에는 (how to unthink)를 팁으로 제시하고 있으므로 책을 읽을 여유나 상황 조차도 어렵다면, 책 곳곳의 강조한 밑줄과 해당 팁을 참고해 보면 좋겠다. 심리학서로는 드물게 만 2년 사이에 초판 22쇄 (내 책 기준)까지 찍은 베스트셀러인데, 이제야 필요에 의해 읽게 된다. 

 

불교에서는 오랜 가르침으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했는데, 여기에 이 책의 해석을 덧붙이면, '일체유행조(一切唯行造)' 쯤 되려나.

 

#2024년 11월 서평

아마존 웹 서비스 부하 테스트 입문 -
6점나카가와 타루하치.모리시타 켄 지음, 박상욱 옮김/제이펍

 

PAS-KS의 클라우드 단위 성능 측정이 필요해 예전에 사 두고 읽다 만 책을 다시 꺼내 보았다.

(클라우드의 특성상 H/W preset에 따라 S/W의 최대 성능이 천차만별이라 미리미리 성능 측정을 해 두어야 했는데, 시간이 나지 않았다.)

 

해당 책은 AWS 운영 전 필요한 '부하 테스트' 시나리오와 병목 발생 시 대응 경험을 정리한 책인데, 일본인이 작성한 책들의 특징 그대로 매우 꼼꼼한 내용이 인상적이다.

부하 테스트를 위한 시나리오 구성과 테스트에 사용되는 툴의 소개, 각종 병목에 대한 해결책을 상세히 정리했다.

다만, 책의 출판 년도가 2018년으로 벌써 7년 가까이 지나서 새로운 H/W preset과 서비스에 대응하지는 못 하고, 무엇보다 테스트 트래픽의 과금에 관한 문제가 해결책으로 제시되지 않은 점이 부족하다.

아쉬운 대로 "AWS 비용 최적화 바이블"을 통해 저렴한 과금 비용에 관한 학습을 병행하며 테스트를 진행하면 될 듯 하다.

(열심히 읽고 실원들에게 전파하려 한다.)

 

AWS 비용 최적화 바이블 -
6점엘리 만수르.야이르 그린 지음, 강전희 외 옮김/한빛미디어

#2024년 9월 서평

 

켄트 벡의 Tidy First? 세트 - 전2권 -
8점켄트 벡 지음, 안영회 옮김/한빛미디어

 

익스트림 프로그래밍 (XP)의 창시자이자, 애자일 선언의 서명자이며 테스트 주도 개발 (TDD)를 주창해 온 '개발자들의 아이돌' 켄트 벡이 자신의 설계 사상과 노하우를 담은 책 (Tidy First?)를 출간했다. 한국에는 역자 (안영회)와의 대담, 역서를 작성한 소회 등을 담은 특별 부록도 함께 출간했다.

책의 두께는 상상보다 더 앏고, 책의 장수에 비해 가격은 꽤 높게 책정되어 있지만, 내용은 충분한 값어치를 한다.

 

책은 코드 정리법과 관리법 등을 담은 32가지의 실전 사례로 채워져 있으며, 책 제목 (Tidy First!?)과 같이 간결한 내용이나 함의는 책 분량과 반비례한다.

매너리즘에 빠진 중급 이상 개발자, 좋은 습관이 필요한 초급 개발자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2024년 8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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