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에 읽는 바울

단숨에 읽는 바울

존 M. G. 바클레이 저/김도현

 

 

 

 

 

예수를 (따르는 자들을) 핍박하던 자에서 예수를 누구보다 열심히 전하는 자로, '유대인 중의 유대인'에서 '죄인 중에 괴수'이자 '이방인의 전도자'로 변신한 바울.

 

성경으로만 보던 바울은 신약에서 그의 저작 비중이나 여러 행적들로 볼 때, 약간 '극단적이고 권위적인 인물'로 너무 '유명하여 가깝게 지내기 어려운', '복합적인 이해가 더딘' 인물이었다.

저자는 역사학적 관점에서 바울의 서신과 행적을 추려보면서 그의 사상과 관점, 해석을 재구성하는 작업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살아 있는 인격체이자 행위 주체로써 바울을 다시 만나게 한다.

 

책은 그와 그가 속했던 유대인 정통 집단과 초기 그리스도교 사회, 또한 지배자인 로마 사회의 관점에서 바울의 '역사'를 들여다 보고, 

이후 바울이 정립한 사상과 행위의 '유산'을 통해 유대교, 그리스도교, 로마와 서구의 인식과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게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마치 바울이란 사람의 전기처럼 보이기도 하겠지만, 결국 바울의 '회심과 변화'(회개)가 바울이 스스로 고백한 것처럼 '예수를 만남'으로써 생긴 변화이며, 

그 변화가 작게는 바울 본인으로부터 넓게는 초기 그리스도교와 유대인 집단, 로마 및 서구 전체에까지 미치게 된 것을 논증한다.

 

12월 성탄절이 다가오는 때, 신앙의 힘을 구제나 전도가 아닌 엉뚱한 곳에 쓰는 기독교인과 성탄절을 그저 매년 돌아오는 하나의 이벤트라 생각하는 비-기독교인에게 

온 세상의 구주(유대인만의 메시아가 아닌)로 오시는 예수의 탄생과 부활과 그를 믿음으로써 얻는 구원의 약속을 전하는 전도자 바울에 대한 종합서로써 기능하기를 기대한다.

 

# 대부분은 안 읽을 것을 알고는 있지만...그래도 소개는 해야...

 

C.S. 루이스의 글쓰기에 관하여

C.S. 루이스의 글쓰기에 관하여

C. S. 루이스 저/윤종석

 

 

 

 

 

저명한 영문학자이자 저술가이며, 신학 변증론자인 C. S. 루이스는 그의 직업들과 다양한 재능 만큼 많은 글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은 그 중 그의 '글쓰기'에 관한 일반론, 시/소설/아동문학/강연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쓰는 방법과 다른 저자의 작품에 대한 평가 (특히, 문체나 수사 등)에 대한 글들을 모은 책이다.

그는 여러 작품과 서평, 지인이나 팬들에게 보내는 답신 등에서 글쓰기에 대한 자신의 지론과 질문에 대한 조언 등을 건냈다.

'간단명료하고 구체적이며, 전문용어를 최대한 배제할 것' 즉, 쉽게 쓸 것을 주문했다. 

또한, 작가는 독자가 어떻게 느껴야 할지 정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감정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도 했다.

그가 작가를 지망하는 어린아이에게 한 조언 중 몇은 지금 우리에게도 꽤 유용한 것이라 몇 가지 남겨 본다.

 

- 라디오를 꺼라 (TV 또는 핸드폰을 꺼라)

-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잡지는 멀리 해라 (유튜브 좀 그만 보자)

- 명확히 표현하는데 온 힘을 기울여라. 독자는 너의 심오한 세계관을 모른다. (저마다의 상식이란게 있다. 객관적: X, 객나적: O)

- 타자기를 쓰지 마라. 어린 시절 당분간은.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기 전에 손글씨를 먼저 익히자.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 무슨 단어를 쓰든 꼭 뜻을 알고 써라 (명확한 뜻을 모르면서 멋 부리지 말자)

 

문학 작품이든, 사무적인 메일이나 보고서든 적용될 금언이라 생각한다. 최근 들어 예전에 내가 썼던 글들을 보면 더 그렇다.

 

 

# 2025년 10월 서평

예수의 생애

예수의 생애

찰스 디킨스 저/박미경

 

 

 

 

 

세익스피어와 함께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는 찰스 디킨스의 책.

그의 어린 자녀들에게 성경을 쉽게 읽어 주기 위해 썼으며, 출판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으나 손자대에 이르러 작품의 공개를 결정하고 출판되었다 한다.

금년 봄과 여름에는 한국 감독이 이 책에 영감을 받아 애니메이션(킹 오브 킹스)을 만들어 미국에서 개봉하였고, 매우 큰 흥행을 거두며 한국으로 역수입되는 일도 있었다.

 

책 내용은 익히 알고 있는 신약성경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님의 생애 (출생부터 죽음, 부활에 이르기까지) 전반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서 쓴 책이다. 

주로 예수님의 생애, 특히 공생애 3년간 베푼 여러 기적을 책에 묘사하며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과 행적, 제자들(현재로 치면 기독교 신자들)에게 가르친 사명 등을 이야기한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기로 한 자들의 삶은 선생님을 닮아가야 할텐데, 현 시대를 사는 제자들의 행동은 그와 전혀 달라 사회의 지탄을 받는다.

오히려 예수님을 십자가의 고난으로 이끌었던 유대인들 특히 바리새인들과 비슷하다니 씁쓸하다. 

(이방인에 대한 배척, 자신의 믿음에 대한 과신, 특히 남을 정죄하는 행위.)

 

아이들에게도 쉽게 읽히는 책인 만큼 한국의 개신교도들이 한 번씩 읽어봤으면 한다.

 

#2025년 9월 서평

 

김영하 작가의 2013년 작품이며, 영화화도 된 유명작이다.

 

화자는 오래전에 연쇄 살인을 저질렀던 살인범으로 여태 잡히지 않고, 평범한 인물로 위장하며 살아오고 있다. 최근에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아 기억이 가물가물하던 중 지역에 살인 사건이 다시 발생하고, 그는 직감적으로 연쇄 살인이 시작된 것을 느낀다. 그에게 살인 충동을 끊게 만든 계기가 된 자신의 딸(사실은 자신의 마지막 희생자의 딸)이 자신이 의심하고 있는 연쇄살인범과 사귀게 되면서 그로부터 딸을 지키려는 의지와 알츠하이머의 증상으로 인한 기억소실이 소설을 이끌어 간다. 이후 극중 반전을 통해 이 이야기는 새로운 방향으로 이해되기 시작한다.

 

작가는 소설을 쓰기 전에 최재에 굉장한 공을 들인다고 한다. 취재 노트를 여러 개 쓸 만큼 소재에 대한 충분한 조사가 이루어진 다음 자신의 이야기 속 적재적소에 자신이 취재한 내용을 풀어 놓는다. 이번 소설에서도 알츠하이머라는 익숙하기도 다소 특별하기도 한 병에 대해 설명하고, 그들의 시각(일지도 모르는)에서 ‘기억’이라는 행위에 대해 이야기한다.

 

첫 출간으로부터 10년이 훌쩍 지나 이제 소재의 파격, 신선함은 떨어졌을지라도 그가 풀어내는 글의 속도감, 표현력 등은 아직도 그림이 그려질 만큼 풍부하고 입체적이다. 

 

처음 읽을 때는 비록 살인자이지만 아버지의 마음으로 그를 응원하며 보게 되고, 마지막 장을 읽은 이후엔 좀 다른 감정으로 다시 한번 읽게 되는 소설. 

영화와는 결말이 다르기 때문에 영화를 이들도 재밌게 읽을 있다.

단 한 번의 삶

단 한 번의 삶

김영하

 

 

 

소설가 김영하가 '여행의 이유'이후 6년 만에 내 놓은 에세이집.

 

'여행의 이유'가 나온 2019년은 코로나-19가 막 발병하던 직전으로 해외 여행에 대한 환상과 코로나-19로 인한 이동의 통제 속 여행의 갈망이 폭발하면서 당시 굉장한 히트를 기록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작가가 그 즈음에 출연한 방송도 인기에 한 몫을 차지한 것 같다.)

 

'단 한번의 삶'은 2024년 작가가 시도한 유료 이메일 구독 서비스를 통해 발표한 단편들을 모아 재구성한 에세이집이다.

일반적인 책의 머릿말과 책 후미의 맺음말을 포함하여 총 16편의 글은 자신의 추억으로부터 시작하거나 현재 생활의 어떤 사건으로부터 시작하여 이야기의 시간대를 흘러 내리게 하거나 거슬러 올라가게 한다. 그 와중 (작가의 여러 매체 인터뷰에서 밝혔듯) 취재 수첩에 기반한 방대한 지식 (물론 잡다하기도 하다)과 경험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독자로 하여금 이야기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드는 올무같이 기능한다.

 

책을 잡았다면 거의 모든 독자들이 단숨에 읽어갔을 책. 

매우 내밀하면서도 매우 공감가는-물론 독자마다 공감하는 바는 각각 다를 것일-글 모음이다.

 

또한, 친한 동네 큰 형님의 경험담 내지는 조언같은 책. '단 한 번'은 읽어봄직 하다. (여러 번 읽어도 좋다)

첫 여름, 완주

첫 여름, 완주

김금희

 

 

 

 

 

김금희 작가의 장편이자, 연기자이자 출판사 대표인 박정민의 작품인 '첫 여름, 완주'

 

주인공인 성우 '손열매'가 낯선 서울살이에 의지하던 '언니 고수미'에게 돈을 떼이고, 그녀를 찾아 언니의 고향으로 내려간 후 그 해 여름을 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소설이다.

자신의 건강과 마을 주민들과 그 마을의 헤묵은 사건을 지켜보면서 자신도 치유받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회복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박정민이 자신의 출판사 '무제'를 통해 출판한 이 책은 종이책 이전에 오디오북으로 출간된 것으로 화제였다. 

실명한 아버지를 위해 오디오북을 출간하기로 한 계획에 동료들이 힘을 보태면서 완성된 책이다.

작가도 이 프로젝트에 동감하며, 오디오북을 위한 소설에 도전했고 이후에 종이책으로도 출간되었다.

오디오와 같이 책을 읽으니, 책으로도 오디오로도 읽거나 듣기에 좋은 시도였다.

 

유난히 긴 올 여름을 '완주'할 독자에게 소중한 선물. 비디오테이프상자의 숨겨진 수첩같은 책.

 

2025년 6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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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멸종

찬란한 멸종

이정모

 

 

 

 

 

이정모의 『찬란한 멸종』은 멸종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유쾌하고 신선한 시각으로 풀어낸 과학 에세이다. 

책은 인류가 멸망한 미래에서 인공지능이 독백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범고래, 네안데르탈인, 산호, 삼엽충 등 호모 사피엔스만의 시선이 아닌 다양한 생명체의 시선으로 46억 년 지구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작가는 멸종을 단순한 소멸이 아닌,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위한 변화의 과정으로 바라본다. 

다섯 번의 대멸종과 그 이후의 진화를 통해, 멸종이 곧 진화의 한 형태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전의 원인이 화산, 지각 변동, 유성 충돌 등 생태계가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는 기후 변화였던 것과 달리, 여섯 번째 대멸종은 인간이 원인, 즉 인간의 의지에 따라 당겨질 수도 늦춰질 수도 있는 것으로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음을 강조한다.

 

이정모는 서대문자연사박물관관장과 서울시립과학관장, 국립과천과학관관장으로 십수년 재직하며, 저술 활동과 TV 강연 등을 통해 과학에 대한 대중의 이해와 관심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의 노력이 이 책에서 발화점에 다다랐다. 

 

아이들과 같이 읽을 수 있는 책.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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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 -
6점클레어 키건 지음, 홍한별 옮김/다산책방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클레어 키건의 짧지만 강렬한 소설로, 1985년 아일랜드 뉴로스라는 소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주인공 빌 펄롱은 석탄과 나무를 배달하며 생계를 잇는 평범한 남자다. 그는 아내와 다섯 딸과 함께 소박한 삶을 살아가지만,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던 어느 날 지역 수녀원에 물건을 배달하러 갔다가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다.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막달레나 세탁소’. 한 소녀가 비참한 처지에 놓여 있는 것을 못 본채 지나친 그는 그녀의 공허한 눈빛과 도움 요청을 잊지 못한다.

 

이 사건은 빌의 마음에 깊은 흔적을 남긴다. 크리스마스 전 일요일 아침 일찍 수녀원에 배달을 갔다가 다른 소녀 ‘세나’를 만난 그는 그 소녀를 구하기 위해 용기 있는 행동을 선택한다. 수녀원에 다시 찾아가 세나를 데리고 나오며 빌은 자신의 선택이 이제 고난의 시작이라는 것을 알지만, 누군가에게는 이 행동이 작은 희망의 시작이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이 소설은 일상 속에서 빛나는 인간성을 섬세하게 조명한다. 빌의 내적 갈등과 조용한 결단은 독자로 하여금 선한 행동의 가치를 되묻는다.

 

최악의 상황은 이제 시작이라는 펄롱은 알았다. 벌써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는 고생길이 느껴졌다. 하지만 일어날 수있는 최악의 일은 이미 지나갔다. 하지 않은 , 있었는데 하지 않은 - 평생 지고 살아야 했을 일은 지나갔다. 지금부터 마주하게 고통은 어떤 것이든 지금 옆에 있는 이 아이가 이미 겪은 , 어쩌면 앞으로도 겪어야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무심하게 지나쳤던 수많은 하지 않은 일, 그 일에 후회하기 보다는 현재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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