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히로부미 안중근을 쏘다
국내도서>소설
저자 : 김성민
출판 : IWELL(아이웰) 2009.10.19
상세보기

이 책은 안중근 장군 하얼빈 대첩 거사 100주기를 기념하여 출판된 책으로 사실 거사 100주기는 작년의 일이고 이 책 역시 작년에 출간된 책이지만, 올해 순국 100주기를 기념하여 방송사들이 안중근 장군과 그의 주변을 다룬 프로그램을 여럿 내놓으면서, 그 중 "TV 책을 말하다" 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대체의 내용도 그 때 알게 되었고 말이다.
 
처음에는 이 책의 의도를 잘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순국 100주기 기념의 일환으로 내 놓은 책으로 보기에는 쓰여진 내용이 너무도 처참했기 때문이다. "호부견자"로 비웃음을 샀으며 아버지의 업적을 깡그리 무너뜨리는 역할을 자임해 마지 않았던 안중근 장군의 둘째 아들, 안준생의 이야기가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그래서 처음 이 책의 내용을 들었을 때는 저자의 숨은 의도를 찾아보려고도 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나선 안준생의 심정이 이해되는 측면도 있었다. 그의 아버지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과 결국 아버지를 배신하는 행위로 이어지고 만 원인은, 자신이 처한 참혹한 현실이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타인(아버지라 할지라도)의 결정에 의한 것이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일제의 간악한 속셈(과 거부하기 힘든 생존에 대한 협박)에 굴복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것이 마치 사막의 모래지옥에서 살아나오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을 것이라는 점에서는 안준생의 결정에 침을 밷을 수 없다고도 생각된다.
이런 식으로 당시의 굴욕(메이지 유신과 조선 식민지화의 일등 공신-이토-을 잃은 점)을 해소하려 했던 일제의 간악함에 치가 떨릴 뿐...

또한, 아버지의 결정으로 인해 아들이 피해를 볼 수 없는 것이 이해되는 것과 동등하게 이 이유때문에 장군의 거사가 폄하될 하등의 이유도 없다는 것 역시 깨닫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안중근 장군의 새로운 면모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그의 동북아 미래에 관한 스케일, 역사관, 경제관 등을 책을 통해 일부 알 수 있었고, 기존에 가졌던 생각들, 예를 들면,

1. 안중근 '장군'이라는 호칭에 대한 거부감 - 의사라 불리는 것이 더 거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2. 최근 빈번한 중동지역 테러와 무의식중 동일시 했던 생각 - 똑같이 제 나라를 위한 것 아니냐,

등에 대한 명징하고도 수긍할 수 밖에 없었던 반론을 잘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얼마전 TV에서는 항일 아나키스트 이회영의 삶을 조명한 '자유인 이회영'이란 제목의 다큐 드라마를 방영했다. 거기서도 느낀 것이지만, 당시의 조선/대한 제국 국민들, 우리의 선배, 선열들의 역사 인식, 경제관, 미래관은 현재의 우리를 초월하였던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선열들의 앞선 생각, 행동하는 양심, 피와 눈물 덕에 우리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정신 차리고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