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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10대학 수학에 빛나는 C급 경제학자, 우리에게는 88만원 세대의 저자로 더 유명한 경제학자 우석훈 박사의 소설책 '모피아'이다.
저자는 12월 19일 정권이 교체되는 것을 전제로 정권의 교체가 경제권력의 교체와는 무관함을 시민들에게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방편으로 소설을 선택했다. 지난 민주 정부 10년간 정권과 경권(경제권력)은 일치하지 않고 언제나 '모피아'의 영향력 안에 있어 왔음을 충분히 체감하였기에 이러한 책을 절박함으로 썼을 것이다. 물론 이 책은 대전제인 정권 교체가 허망된 꿈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대 수정을 필요로 한다.
한국은행 외환팀장인 오지환은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를 여행에서 모피아의 수장인 '이현도'를 만나고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느낀다. 이현도의 뜻모를 배려(?)로 청와대에 입성한 오지환은 '모피아'들의 경권쟁탈을 위한 공격에 홀로 맞서게 되고 이제껏 모피아들이 저질러 왔던 여러 사회악들을 목격하는 된다. 이제, 대통령의 경제 정책 권한을 되찾고 통일과 동북아 균형자의 역할 등 차기 정부의 주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무력에 의한 전투가 아닌 금융과 자본에 의한 전투를 치르게 된다. 이 전투에 이김으로써 비로소 '시민의 정부'가 완성되는 것이다.
비록, 정권 교체가 당분간은 이루어질 수 없는 희망이 되어버렸지만 우석훈 박사는 크게 두 가지 면에서 이 책의 집필을 칭찬 받아 마땅하다.
첫째, 앞서도 언급했지만 정권 교체가 곧 경제 권력의 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민주 정부 10년동안 우리의 삶이 어떠했는지 보면 더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지난 민주 정부 10년 동안의 민생의 어려움과 양극화 심화 현상 등은 비록 지난 5년에 비할 바 못되지만 대선기간동안 여권의 비아냥거리로 공격 대상으로 충분할 만큼 어려웠다. 이러한 문제는 정권 교체에 실패한 지금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벌써 대선 3일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비정규직 노동자/해직후 복귀한 노동자/활동가 등 3명이 자살을 선택하는 결과가 있었다.) 정권이 교체되었다고 해도 단단한 준비가 없이는 경제 권련 교체는 요원한 일이었다는 점을 상기시긴 것이다.
둘째, 지난 총선과 이번 대선을 치르면서도 보아왔듯이 미디어의 장악이 얼마나 중도층의 표심을 왜곡할 수 있냐는 것을 우리는 보아왔다. 우리가 진실이라 믿어 의심치 않던 SNS의 그 많은 뉴스와 담론을 TV를 통해서는 한번도 전달받지 못 했을 뿐더러 TV와 신문의 악의적이고 계획적인 상징 조작 앞에서 대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은 심각한 정보 왜곡, 정보 불균형에 장기간 노출된 바가 이번 선거의 결과라고도 설명 가능한 것이다. 우석훈 박사는 이러한 미디어 불균형을 활자 미디어 특히 책의 장르에서도 깨달은 바 큰 것 같다. 우석훈 박사는 88만원 세대 이후 많은 책을 냈지만 대부분의 책이 경제서 또는 자기개발서, 그것도 아니면 에세이로 구분되어 판매신장에 한계가 있었고 자연히 아는 사람만 아는 '그들만의 경제학자'가 된지 오래이다. 그만 아는 지식이 얼마나 중요하겠는가? 이 시점에 우석훈 박사는 자신의 지식을 좀 더 쉽게 대중에게 전달할 미디어를 영화 또는 소설로 잡은 것 같다. 그 자신이 '타이거픽쳐스'라는 영화사의 자문역을 하고 있기도 하거니와 영화 또는 소설의 형식으로 쉽게 소비되지 못하는 지식으로는 중도층에게 어필할 수 없고 앞으로의 전략도 쉽지 않다는 데 인식이 닿아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책은 아직 그의 지식을 소설이라는 장르로 풀어내기에는 몇몇 부분에서 부자연스러운 면도 있고,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경제/금융/군사를 아우르는 그의 지식을 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 본 것만으로도 대단한 만족이며, 일종의 현실 도피를 통한 힐링(!)이었다. 저자에게 바라는 바, 대선의 패배 속에서도 모피아의 견제를 위한 또다른 시나리오, 모피아2를 집필하길 기대하며 간단한 소감을 마친다.
책에서 찾은 닮은꼴 이름
1. 이현도 : 너무 쉽지?
2. 장인표 : 이것도 너무 쉽지?
3. 롱골드 : 이건 좀 어려운데, 일단 롱과 골드를 분리해 보면 롱은 한자어로 장(長)!, 골드는 한자어로 금(金), 금은 김(金)! 장과 김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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