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션 -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알에이치코리아(RHK) |
표지에서 보듯 국내에서는 맷 데이먼 주연으로 영화화되어 더 유명해진 SF 소설인 '마션'이다.
화성 탐사 우주인의 '낙오'와 화성에서 '혼자 살아남기'를 주제로 한 SF 소설인데, 작가가 현직 게임 개발자여서 더 특이했던 소설이었다.
작가는 직장 생활 틈틈이 자신의 블로그에 '마션'을 연재하였는데, 독자의 호응이 생각보다 커 출판을 겸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의 이력(현직 개발자, 속칭 공돌이)이 말해주듯, 개연성이 떨어지는 소재가 아니라 근미래에 충분히 일어날 만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소설을 썼기 때문에 현실감이 두드러진다. 작품이 전개되는 방식이나 에피소드 등도 충분한 자료 조사와 논거로 무장한 느낌이 든다.
사실 소재는 현실감이 있지만 신선도는 떨어진다. 과거에 유사한 소재가 얼마나 많았던가? 대표적으로 무인도에서 '로빈슨 크루소'가 있고, 같은 무인도 배경에서 배구공 친구 '윌슨'과 함께 한 '캐스트 어웨이'도 있다. 말하지면 '마션'은 '21세기 로빈슨 크루소'이자, '유니버셜 캐스트 어웨이' 랄까?
어쨋든 유사 소재를 이렇게 잘 풀어내기도 쉽지 않은 일이니, 작가의 필력에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또한 번역의 질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평가이지만 번역 역시 참 잘 되었다는 느낌이다.
첫 문장. '나는 X됐다.' 원문을 안 봐서 모르겠지만, 소설 (대중 소설)의 첫 문장을 저렇게 비속어로 시작해도 되나 싶은데, 어쨌든 그 문장이 소설의 전체 분위기를 좌우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영화 얘기도 잠깐 하고 싶은데, '마션'의 주인공이 맷 데이먼인 것은 참 잘 된 캐스팅이라는 생각이 든다. 항간엔 맷 데이먼을 '생환 전문 배우'라고도 하는 모양인데-그도 그럴 것이 '라이언 일병 구하기' 부터 '인터스텔라'에 이어 '마션'까지 멧 데이먼 한 명을 구출하기 위해 미국이 쓴 돈이 수 조 달러라는 우으갯소리도 있다.- 그만큼 일종의 모노드라마에 특화된 연기력을 가진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러고 보면, 본 시리즈도 1인 영화라 할만큼 주인공의 활약이 중요시되는 영화고 배우의 필모그래피 대부분이 그런 것 같다.
아무튼 좋은 소설과 소설 원작 영화가 동시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데, 근래에 둘 다 성공한 작품을 보게 되어 반가웠다. (물론 국내 출판 시장이 침체기라 국내 소설 흥행은 물음표이긴 하지만.) 곧 화성에 유인우주선이 갈꺼라는데, '마션'같이 낙오되는 우주인은 없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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