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버스를 기다린다. 집에서 회사까지는 승용차로 20분 남짓. 꽤 가까운 거리이지만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 교통을 이용하면 시간은 배 이상 늘어난다. 그래도 어쩌랴! 수입이 뻔한 봉급생활자 입장에선 시간을 들어서라도 추가적인 지출을 줄이는 것이 가계에 보탬이 되는 일이다.
버스나 지하철 중에 선호하는 수단은 버스이다. 지하철의 장점(시간 일정, 대량 수송)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지상에서 바깥 풍경을 보며 앉아 갈 수 있다는 점과 계단을 오르내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 때문에 버스를 자주 이용하게 된다.

그런데 오늘같은 날은 버스를 이용한 것이 매우 억울하다. 내용은 이렇다.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일찍 집을 나선다. 집 앞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자 504번 버스 환승지점까지 타고 갈 버스가 때맞춰 도착한다. 하차하는 정류장과 환승하는 정류장은 사거리를 두고 기역자로 서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발걸음을 서두른다. 마침 504번이 도착한다. 여기까지는 시간이 딱 맞아 떨어진다.

그런데, 버스를 오르는 순간 조금 이상하다!

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서 있지? 다음 정류장이 지하철역이라 그런가 보다 한다. 그런데 웬걸!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 지하철역 부근 정류장을 지나도 큰 사거리 정류장도 승차인원이 늘 뿐 줄지 않는다. 결국 땀까지 삐질삐질 흘리며 만원 버스에서 출근길의 고달픔을 느낀다. 여기까지는 보통 사람들의 출근길과 다를 바 없고 억울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내가 억울해한 이유는 이것이다.


버스3대가 어느 순간부터인지 겹처져 운행하고 있다. 뒤에 따라오는 버스도 한 정거장 차이로 3대가 나란히 따라오고 있다.


보다시피 내가 탄 버스 앞으로는 종점까지 버스가 한대도 보이지 않는다. 즉, 어떤 이유에선지 내가 탄 버스가 연착을 심하게 했고 버스를 타고자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정류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졌고 결국 뒤에오던 차 두 대가 줄줄이 앞차를 뒤따르게 되었단 것이다.

요즘 버스에는 앞뒤 차량간의 간격을 알려주는 교통정보시스템(TIS)이 설치되어 있고, 버스 정류장에도 다음 차가 언제 오는지 알려주는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아무리 장비가 좋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이 장비를 잘 활용하지 못하면 오늘 아침과 같이 앞차에만 사람이 가득하고 뒷차는 빈차인채 줄줄이 비엔나 마냥 따라 오는 경우를 해소할 수 없을 것이다. 더불어 출근 시간에 상습적으로 막히는 구간이나 승차인원이 많은 구간을 적절히 조정하는 교통당국의 역할도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지각했지만 내 의지오 무관하다는 점, 즉 변명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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