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팔로 하는 포옹 - 8점
김중혁 지음/문학동네


한국 남자 작가의 단편 소설.

이상 문학상 수상 작품집 이후 몇 년만에 읽은 한국 남자 작가의 소설인지 모른다. 사실 소설가가 누구인지 어떤 스토리의 내용인지는 중요하지 않았고, 디자인 괜찮은 맥주잔을 준다길래 책을 주문했다. 제목이 주는 신선함은 있었지만 책을 막 사서 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 책 묘하게 끌린다. 10편 남짓한 단편을 모은 글인데, 단편 각각이 주는 느낌이 조금씩 다른 것도 그렇고, 남자가 쓴 현실 세계 남자의 있을 법한 연애 감정과 전혀 있을 것 같지 않은 재난, 외계인 출연, 등이 부조화 속에 있는 것도 흥미롭다.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려는 편집의 오버였는지 첫 수록작이 A/V 영화를 주제로 했다는 점(상황과 비율)이 약간 속 보이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너무 외설적이지도 너무 신파적이지도 않고 한국 보통 남자의 감정과 표현을 충실히 따른다는 느낌이 강했다. 책에 수록된 단편 모두 전반적으로 남자인 주인공이 절제된 감정을 드러낸 것 같다. 책에서 가장 좋았던 작품은 '요요'라는 제목의 가장 마지막 단편이었는데, 절제된 상황 묘사와 감정 표현이 가장 잘 나타났다고 생각했다. 


사은품으로 준 맥주잔에 거품 가득한 맥주를 한 잔 따라 옆에 두고 다시 읽고 싶은 책. 괜히 가을 남자 흉내 내고 싶어지는 책.


# 단편집을 주제로 인터뷰한 글이 있기에 첨부합니다.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글을 쓰는지 가늠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http://bookdb.co.kr/bdb/Interview.do?_method=InterviewDetail&sc.mreviewNo=60671&FromLog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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