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불편을 팔다
국내도서
저자 : 뤼디거 융블루트 / 배인섭역
출판 : 미래의창 201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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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광명에 문을 열기로 하면서 우리 나라에도 크게 이슈가 된 IKEA는 사실 스웨덴의 작은 가구점이었다. 생각해 보자. 떠올리면 생각나는 몇몇 가구 거리가 있을 텐데, 거기에 늘어서 있는 많은 가구점 중에 하나였을 IKEA를. 오늘날 IKEA는 미국 내에서 3위 가구 업체가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30여 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25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공룡 기업이 되었다. 


이렇게 작은 기업이 큰 기업으로 발전(?)하기까지 그 기업은 어떤 변화를 겪었으며 창업자는 어떤 경험과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한 분석이 이 책의 핵심 내용이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1부에서는 IKEA의 시작과 현재의 역사를 정리하고 있고, 더불어 잉바르 캄프라드의 개인사에도 적잖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2부에서는 IKEA의 성공전략이 무었이었는지 11개 주제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1부는 개인적으로 별 흥미가 없는 부분이라 건너뛰기로 했다. 캄프라드의 성격이나 인색함 등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바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2부에 더 관심이 가기도 해서 2부를 먼저 읽고 내키면 1부를 읽겠다고 생각했다.


2부에서는 IKEA의 성공요인을 11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대부분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지만 하나하나 나열할 필요성이 있을 정도로 임팩드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고, 그 중 임팩트가 있었던 몇 내용만 추려본다.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전에 가격표를 먼저 디자인한다." p.181

; 창업주인 잉바르 캄프라드는 가격을 가장 중시했던 경영자이다. 새로운 디자인을 위해 가격을 희생하는 일은 그의 사전에는 없었다. 그는 새로운 시장에 매장을 오픈할 때, 그 시장의 평균 가격대를 살펴보고 가장 대표되는 상품의 가격을 1/3이나 그 이하로 줄여서 책정하고 제품을 개발/판매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그의 경영철학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케아가 추구하는 궁극의 목적은 품질이 아니다. 일정적인 필요에 맞게 사용할 수 있으면, 그만 .... 가구의 실제적인 이용가치에 초점" p.184

; 품질 역시 이케아가 추구하는 제1가지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한두달 사용하면 더 이상 못 쓰게 되는 저질 제품을 만들었던 것도 아니다. 품질은 한 세대에서 사용할 만큼만 확보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적어도 북유럽과 미주의 합리적 소비형태에는 어필하는 바가 있었다고 한다. 다만, 영국과 일본 같이 하나의 제품을 오래도록 사용하도록 문화가 다듬어진 나라에서는 약간의 부침도 있었다고.


"이케아의 비결은 처음부터 합리화에 있었습니다. .... 컨베이어 벨트를 거실까지 연장한 것입니다." p.222-223

; 이케아의 가격정책을 뒷받침하는 데는 고객의 몫도 컸음을 인정하는 대목이다. 고객에게 직접 조립을 맡김으로써 제작비용과 물류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고 이러한 부분이 고객에게 귀찮음으로 다가오기 보다는 고객의 참여가 오히려 제품의 컨셉을 독특하게 만드는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이케아에서 고객은 혼자 움직이고 혼자 결정한다." p.227

; 옆을 따라다니면서 귀찮게 하거나 부담스럽게 하는 매장 직원이 없는 것도 인건비를 줄이는 효과와 함께 현대인들의 개인주의적 성향을 잘 캐치했다는 평가.


"성인을 위한 레고" p.230

"참여할 수 있다는 기쁨" p.230

; 고객에게 조립의 수고를 넘기면서도 오히려 고객에게 또다른 기쁨을 선사하게 되었다.


"인테리어 성경" p.235

; IKEA의 홍보방법 중 가장 비중이 크고 효과적인 카탈로그를 빗대 인테리어계의 성경이라고까지 한다는 데서 IKEA의 성공 비결 중 하나를 볼 수 있었다.


"핫도그 일화" p.246

; 이케아의 경영원칙은 매장 내의 모든 물품에 공통 적용되는 데, 식품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핫도그를 이케아 매장에서 팔 때의 일화가 대표적 예이다. 핫도그를 시중의 반값으로 팔기 위해 1) 고객의 수고를 이용(소스, 양파, 피클 등은 고객이 직접 넣어 먹는다.) 2) 가구 판매 수익금을 핫도그의 비용 보전에 사용하지 않고, 핫도그는 핫도그 대로 비용과 수익이 균형있게 판매되어야 한다.


식음료를 판매하는 방식은 일정부분 코스트코와 일치하는 면도 볼 수 있는데, 코스트코도 고객에게 서비스의 일부를 넘김으로써 가격을 낮추고, 식자재를 자사 매장에서 직접 공수하여 가격 경쟁력을 높인 것으로 유명하다. 다만, 수익관련 철칙이 코스트코에서도 꼭 지켜야 할 불문율인지는 의문.


"창업자로써 이케아를 가족으로 생각한다." p.255

; 경영자의 믿음이나 철학이 경영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그의 자서전격인 책 <어느 가구상인의 유언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그는 자신의 경영 원칙에 반하는 어떤 직언도 서슴없이 내치는 냉정함을 유지하면서도 직원들에게 자신의 성이 아닌 이름을 부르게 하고 서로 존칭을 생략하는 등 격의 없이 대하게 하는 모습이다. 또한 이러한 경영 방침은 때때로 직원들에게 IKEA가 일터일 뿐 아니라 내가 운영하는 사업장이라는 경험도 제공하는데 "1999년 10월 9일"의 1일 판매금을 모두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제공한 것(p.263)이 대표적이다.


여기까지 읽다 보면 문득 어떤 기업과 사람이 생각나는데 바로 "애플의 스티브 잡스"이다. 

캄프라드와 잡스는 기업을 자신과 동일시하고 자신의 철학에 부합하지 않는 어떤 시도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이 비슷하고, 기업의 가치를 무엇보다 우선시한다는 점(세금 회피로 나타나기도 한다.)도 비슷하다. 자신이 번 돈을 환원하는 데도 인색하고, 몸소 검소를 실천하는 면도 그런 듯 하다. 무엇보다 자신 만의 독특한 경영 철학으로 기업을 자기 분야 최고의 반열에 올렸다는 점이 그렇다. 

또한, 기업을 비교해 보면 고객의 충성도가 남다르다는 점, 디자인, 판매, 홍보 등에서 업계를 선도한다는 점도 그렇다. 


잡스의 죽음과 함께 최근 애플의 행보를 보면 갈지자가 선명히 드러난다. 제왕적 경영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던 수장이 없어졌을 때, 대부분의 회사가 겪는 부침이리라. 그래서 두 기업 모두 후계자의 선택에 신중을 기했고 한 기업은 평범하게 전락하는 전조가 보이고, 다른 한 기업은 아직 평가가 시작되지 않았다.


제품이 좋아 기업의 팬이 되고, 경영자의 팬이 되고, 기업의 미래에 함께 고민하게 되는 몇 안되는 기업. IKEA와 애플이 닮은 이유이고, 두 회사의 미래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이다.

요 몇주간 애플과 어도비 이슈를 지켜보면서 드는 생각을 내가 쓰는 것보다 더 잘 정리해 준 글이 있어 감상을
덧붙이고자 한다.

내 주된 관심사는 애플과 어도비 사이의 냉기류에도 있지만, 일부 이 사안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도 있다.

찬반 양론이 팽팽한 가운데 있고, 때로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들도 있어 말하기가 조심스럽긴 하지만,
사견이니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아 설을 풀어 본다.

(저는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제가 아래에서 풀어볼 찬성측의 주된 이유로 찬성하는 것은 아닙니다.
찬성의 입장에 대해 반대하시는 분들에게는 제 글이 불쾌한 글이 될 수도 있으므로 스킵을 권합니다.)

찬반 양론에 서 있는 사람들은 각각 자신의 이익에 찬동하는 방향에 서 있다.
뭐 당연한 얘기이긴 하겠다. 내게 이익이 되지 않는 주장을 할 이유따위 없잖겠는가?
그런데, 조금 더 바라보아야 할 것이 다음 분류이다.

대체로 소비자(애플의 소비자이든 기존 데스크탑 환경의 플래쉬 소비자이든)의 입장에 가까운 사람들은 애플의
결정에 찬동하고, 개발자(애플이든 플래쉬이든, 심지어 전혀 관련 없을 것 같이 보이는 안드로이드 개발자들도!)의
입장에 가까운 사람들은 애플의 이 같은 결정에 반발한다는 것이다.

물론 내 주변의 협소한 네트워크에서 관찰한 결과이기 때문에 분석이 틀릴 가능성이 농후한 점 인정한다. 그런데,
이러한 관찰의 결과를 쉽게 내버리지 못하고 내 주장으로 갈음하는 점은 각 찬반의 결과로 인한 영향이 소비자와
개발자에게 서로 다르다는 내 추측 때문이다.

애플이 플래쉬를 거부하는데 찬동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소비자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했다. 찬성하는 대부분의
이유가

1. 플래쉬는 품질 편차가 너무 커서 안정적이지 못 하다. -> 사용자의 관점
2. 플래쉬는 리소스 잠식이 심해 배터리 소모가 빠를 것이다. -> 사용자의 관점
3. 플래쉬는 터치 기반의 UX에 최적화되지 않았다. -> 사용자의 관점

위와 같다는 것이다. 이 중 몇가지는 애플 또는 jobs가 주장하는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반해 같은 이슈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은

a. 플래쉬도 아이폰 또는 모바일 환경에 맞게 진화할 수 있다.
b. 플래쉬든 앱이든 사용자가 선택가능하도록 오픈해 두어야 한다.

첫번째, 모바일 환경에 맞게 진화할 수 있다는 발상은 그 자체로 아직까지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쓸 이유가 없다는 말이
된다. 스마트폰이 아직까지도 얼리 어댑터만의 전유물이라면 모르겠으되 이미 대중화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는
소비자가 불편함을 감수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두번째, 사용자의 선택에 맞겨 두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소비자는 다음과 같이 생각할 것이다.
소비자는 사용상의 불편함이 없다면, 기존의 것에 대한 호감도가 새로운 것에 대한 것보다 높은 편이라고 본다.
적어도 기존의 것이 심각한 불편함을 초래하지 않는 한 사용자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잘 견디며 쓴다는
것이다. 있던 것이 없어졌으면 모르겠으되, 애초에 제공하지 않던 것들을 계속 제공하지 않는다고 하여 특별히 불만을
가지는 사용자는 별로 없다는 얘기다.

사실, 위의 두가지 이유는 개발자의 입장에서 견지하는 반대의 이유는 아닐 것이다. 나는 개발자가 애플의 정책에 대해
반감을 가지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c. '현업에 종사하는 플래쉬 개발자나 자바 또는 다른 언어로 앱스토어에 진입하려던 개발자에게 진입 장벽이 생겼기
때문이다' 라고...

숱하게 돌을 던지는 소리가 들린다마는 얘기를 꺼낸 김에 마져 끝내야 겠다.
결국 사용자 입장에서 플래쉬를 쓰건 쓰지 않건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플래쉬를 이용하여
앱을 제작하도록 도우는 CA (computer aided) 툴(?)을 어도비가 만들었고, 그걸 플래쉬 전문 개발자들이 사용하면
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플래쉬로 개발된 프로그램을을 포함하여 그 외에 다른 언어로 개발된 프로그램들을
쉽게 포팅하여 앱으로 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던 수많은 개발자에게 애플이 뒤통수를 쳤기 때문에 그것도 아주 세게
쳤기 때문에 격렬한 반대를 쏟아 놓는 것 아니냐고..

이렇게 분석하는 본인도 개발을 하고 있는 사람이고, 언젠가 모바일 앱을 개발하며 먹고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데,
왜 제 살을 깍아 먹는지 의아해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개발자이면서도 애플의 입장을 찬성하는
쪽이다. 왜냐하면, CA 툴들로 인해 대다수 개발자들이 개발을 쉽게 하게 되었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더 신경을
쓰게 되었던 점은 긍적적이지만, 반면 개발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결과가 발생했고 그에 따라 시장에의 공급이
과잉하여 개발자에 대한 대우가 공급에 반비례하여 낮아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의사들과 비교해 보면 제일 쉬울 꺼 같은데, 의사는 외과/내과를 동시에 마스터하기가 쉽지 않지만 아니 거의 없지만,
IT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쪽에서는 어떤 분야든 어떤 언어든 쉽게 습득하고 시장에 진입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경계의 파괴가 우리 스스로 우리의 가격을/ 대우를/ 지위를/ 낮추는 데 일조했다고 본다.
물론, 의사의 경우 환자의 생명을 담보하는 그래서 전문성이 어느 곳보다 우선시되어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강변할 수 있다.
그런데 소프트웨어는 생명을 담보하지는 않더라도 진짜 전문성을 우선시하면 안되는 것일까?
항상 납기에 시달리고, 요구 사항 변경에 허덕이고, 개발사가 개발사를 부려 먹고(턴 키 방식) 그래야 하는 것일까?
의사와 같이 전문성을 인정하고 믿고 환자를 맡기듯 맡길 수는 없는 것일까?

그 첫번째 시도로 스스로 경계를 허물고 경쟁에 내 몰리는 CA 툴과 같은 전문성을 향상시키지 못 하는 환경을 고치는
것이 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애플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 없이 애플의 결정에 찬성하는 것이다.

어설픈 논리로 찬성의 변을 밝혔지만, 내 의견을 차치하고라도
결국 애플이든 어도비이든 찬성의 소비자이든 반대의 개발자(라고 글쓴이 본인만 생각할지도 모르는)이든 결국은
모두 자신의 이익에 따라 찬반의 주장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선악의 개념은 여기에 적용하기 쉽지 않다. 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각.. 답글은 사양합니다. 상처받기 싫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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