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화로 대조한 그리스도와 적그리스도의 생애 - 8점
루카스 크라나흐 목판화, 필립 멜란히톤 지음, 마르틴 루터 발행, 옥성득 옮김/새물결플러스

 

마틴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으로 시작한 '종교개혁'은 16세기 초반 유럽을 휩쓸며, 서구 사회에 큰 변곡점을 만든다. 이러한 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에 쿠텐베르크의 '금속활자술'을 드는 사람도 있지만, 아직 문맹률이 높았던 시기였으니 글보다는 그림으로 생각을 전달하고 이해하는 편이 훨씬 수월했을 것이다. 책은 26개 목판화 총 13장면의 대조를 통해 '그리스도'의 생애와 그와 대비되는 '적그리스도'의 행위를 대조함으로써 대중들로 하여금 다시 한번 신앙의 길을 되돌아보도록 한다. 여기서 '적그리스도'는 잘 아는 바와 같이 '교황'이다.

당시 '교황'은 정치, 종교의 중심에 서서 정치와 종교를 혼합하고, '면죄부'로 대표되는 세속성을 드러내고 있었다. 최근의 대형화되고 세습을 통해 대물림하는 대형 교회와 거의 유사한 상황이지 않은가? 또한, 정치에 발을 들여 놓음으로써 종교를 정치 선동으로 격하시킨 교회도 생각나고 말이다. 옮긴이도 본문의 역주를 통해 한국 교회의 이러한 폐해를 비판하고 있다.

여러모로 시의성이 적절한 책이고, 종교서적이라고 하지만 당대 독일의 저명한 화가, 교육자이자 저술가가 참여한 목판화와 글은 그 자체로도 교양적이다. 기회가 있을 때 일독하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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