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 8점
김훈 지음/문학동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글로, 존경하는 위인의 삶에 가장 중요한 순간을 읽는 감동이란.

 

얼마전에 안중근 의사의 재판정 기록을 읽으며, 그의 사상과 굳은 의지에 존경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졌는데, 좋아하는 작가의 글로 다시 그의 생의 마지막을 보게 되니 감동이 더했다.

작가는 젊은 시절부터 안중근의 일생을 글로 쓰는 것이 큰 목표였다고 하는데, 70세가 훌쩍 넘어 그의 발자취를 결국 글로 따르는 것을 보자니 작가의 노고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진다.

 

작가는 안중근과 이토가 각각 하얼빈으로 가는 여정을 대비시키며 젊은 안중근의 고뇌와 노쇄한 이토의 처세를 대비시키기도 하고, 안중근의 내면에서 부딪치는 젊은 사상가/활동가의 의지와 종교에 귀의한 종교인으로써 가지는 신앙심 사이의 갈등도 상상으로 채워 넣는다. 이러한 작가 특유의 상상력을 일부는 매우 싫어하기도 일부는 매우 추종하기도 하나, 역사가 그로 인해 변질되거나 하지는 않으므로 나는 그의 글이 꽤 좋다.

 

두고두고 다시 읽을 책.

 

# 2022년 9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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