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와 우를 가로지르는 경제학과 경제학자들의 향연.
저자인 이정환 기자는 그간 경제학(특히 삼성)관련 기사를 작성하면서 경제학자들마다 저마다의 주장과 이론이 다르고 사안에 따라 모였다가 흩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 경제학의 스펙트럼을 분석할 계기를 삼게 된다.
뒤에 소개할 장하준 교수의 "경제학 강의"가 경제학(또는 경제학파) 자체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면 이정환 기자의 "한국의 경제학자들"은 한국판 경제학(또는 경제학자)의 스펙트럼을 더 세밀히 보여준다.
강연, 편론, 기사 인터뷰를 통해 그간의 자료를 모두 모은 이 책은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주제로 저마다의 주장과 이론을 제 3의 비평가의 시각에서 잘 정리하고 있다. 특히 주류이며 승자인 우파, 시장 우선 주의와 함께 왼쪽, 제도주의 경제학 또는 국가주의에 기반한 (마르크스 경제학까지도) 다양한 사조를 소개, 정리하고 있다.
우선, 국가(제도) 주의에 기반한 장하준 교수와 신고전파 시장주의자 김상조 교수를 양축으로 가운데 이병천 교수, 장하준 교수의 왼쪽에 김성구 교수, 그보다 더 급진적인 김상봉 교수, 김상조 교수의 오른편에 장하성 교수와 김정호 교수를 나열하여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에 이르는 다양한 주장을 함께 싣고 있다. 그 외에도 각 주장의 대표 학자들에 대한 소개도 빼 놓지 않는다. 이 뿐인가, 삼성 경영권 승계의 핵심인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의 관점에서도 삼성을 바라봄으로써 각 주체들의 관점을 모두 싣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있는 저작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은 "도서정가제" 시행과 맞물려 굉장히 싼 가격에 살 수 있었는데 이 상황이야말로 국가의 제도의 허점과 시장의 전횡을 그대로 보여준 사건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입법부의 몰이해와 출판업계의 상술 때문에 저자의 순수한 의도가 퇴색되지는 않을 것이지만 뒷맛이 씁쓸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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