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동안 여행을 다녀오느라, 봉도사의 여성중앙 인터뷰건과 그로 인해 진교수와 다시 감정싸움이 불붙은 것을 모르고 있었는데, 대단한 싸움이 붙었단다. ^^

내용인즉슨 진교수가 나꼼수를 가리켜 '너절리즘'이라 비판하며, 대안적 언론으로 기능하지 못한다고 독백한 것을 보수 찌라시들이 옮겨 적으며, (진교수는 자신의 발언이 옳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발언이 누구에 의해서라도 악의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도 감수하는 양반) 논란이 일자, 봉도사 꽁해 있다가 중앙의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진교수를 디스해 버린 것(나꼼수에 엊혀 가려는 XX라고 나오는데, 아마도 새퀴? ㅎㅎ). 그로 인해 진교수 역시 꽁해 있는 상태였고, 봉도사는 나꼼수 4인방중 나머지 인사가 국내에 없는 틈을 타 혼자서 깔떼기를 데러 다니다가 여론의 뭇매를 살짝 맛 보고는 (백지연의 끝장토론 나갔다가 욕 좀 먹었음) 이번 진 교수와의 배틀까지 터지자 백토에 출연을 고사하기로 결정, 자칭 나꼼수 전문가이자 봉도사의 정치 선배인 정청래 의원에게 자리를 양보, 그 와중 정청래 전의원은 봉도사와 진교수를 중재한다며 출신 중학교 드립(진중을 다니셨다는군)을 쳤고, 진교수는 닥치라며 생깜.

여기까진 배경 설명.

자, 이 상황에서 어제 백토가 진행되었고, 김진 아저씨야 지난 천안함 사건 때는 국민이 피해를 3일만 감수하면(그 사이 서울 시민 30%인가가 죽는다는대도) 우리 군이 북으로 밀고 들어가 전쟁할 수 있다고 주장하던 대책없던 양반이었고, 모두 발언 역시 비슷한 수준에서 진행. 여기서 정청래 전의원은 광우병 촛불 당시 중앙일보의 미국산 쇠고기 조작 사건을 친절하게 1타로 날림. ㅋㅋ

그 이후는 다들 아는 바와 같이 김진 논설위원 입술 모양이 점점 여덟 팔자로 쳐지며 입술이 파르르 떨리고, 정청래 전의원의 정치 생명 운운, 정 전의원은 또 그 스스로 오랜만의 TV 출연에 떨렸는지 수전증상을 보임.

그래서, 둘은 서로 물고 뜯고 늘어져 토론이랄 것도 없었고, 강승규 의원은 최근 당내 사정이나 자신의 정치 행보를 위해서라도 중립적 입장을 취함. 김호기 교수만 혼자 논리와 논거를 이용해 토론 진행.

여기까지가 내가 본 사실.

개인적으로 정 전의원의 토론은 거칠고 미숙했지만, 할 말은 다 한 듯 보였고 오랜만에 TV에서 시원하게 발언했다는 정도의 느낌이었음.

진 교수의 입장도 백토 시청 중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보았는데, 김진한테 정청래가 발렸다느니 잘근잘근 씹혔다느니 다분히 자신의 주장을 위해, 자신의 감정 해소를 위해 편향적으로 시청을 한 것임에 틀림없는 주장이 난무했다.

논객들은 대체로

1. 어떤 주장을 한다.
2. 그 주장은 논리정연하게 전개되어 진실같이 보인다.
3. 논거가 부족한 부분은 차후에 여론을 몰아붙여(이번 백토의 진교수같이) 논거를 마련한다.
4. 그 와중에 자기들이 찌라시라 폄하해 마지않는 보수 언론이 그의 말을 받아쓰면서 논거는 단단해 진다. (어떤 의미에서)
5. 거봐라 내말이 맞지? 하며 이제껏 까던 우리 편에게 훈계를 시전한다.
6. 또 그 와중에 자신을 욕하는 대중을 논리로 까며, 즐거워 한다.
7. 팀은 분열되고 힘은 줄어든다.

여기까진 감상.

BTW 진 교수는 보수 언론에는 인터뷰, 기고 등을 하지 않겠다면서 자신의 팀킬 발언이 그대로 인용되도록 두는데 일가견이 있는데 그냥 인터뷰, 기고 해 버리면 안되나? 어차피 인터뷰 하던 안 하던 기고하던 안 하던 다 갖다 쓰는 건 마찬가지고 보수 언론의 돈이라도 축내야 반대 진영에 도움이 되지 않을지?

여기까진 사족.

방각본 살인 사건 - 상 - 8점
김탁환 지음/민음사
방각본 살인 사건 - 하 - 8점
김탁환 지음/민음사

방각본 살인 사건 - 판각 소설에 담긴 시대적 욕구와 열망, 역사의 흐름

김탁환의 책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편인 것 같다. 나는 어느 쪽이였나 하면, 책도 안 읽고 원작소설의 드라마를 보면서는 불호 입장이었던 것 같고, 최근에 나왔던 영화 "조선 명탐정 - 각시 투구꽃의 비밀"을 보고 나선 호감을 느끼게 되었다.

"불멸의 이순신" 이라는 드라마가 한창 진행 중일 때, 이 드라마의 원작이 김탁환의 "불멸"과 김훈의 "칼의 노래"였다는 것은 대부분 아는 일이고, "불멸"에서 원균을 보호하는 입장을 취했다는 것 때문에 - 그것말고도 까인 점이 많지만 - 욕을 많이 먹는 것 같다. 나 역시 임진왜란을 다룬 다른 소설 - 예를 들면 김경진의 격류, 이 사람은 전쟁 소설 전문가인데, 나중에 따로 감상을 적어야 겠다. - 에 영향을 받아 같은 입장을 취했던 것 닽다.


이번에 영화 "조선 명탐정 - 각시 투구꽃의 비밀"을 보고, 원작인 소설 "열녀문의 비밀"을 알게 되었고, 이 소설이 "백탑파"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라는 것과 작품에서 인용되는 고시문의 수준이 작가의 수준을 높게 보는 가늠자가 되었다. (열녀문의 비밀을 먼저 읽었으나 "백탑파" 시리즈의 순서에 맞게 서평을 작성하고자 잠시 미루어 두었으니 이후의 글을 보도록 하자.)

먼저 소설의 장르부터 보면, 이 소설은 역사 추리 팩션 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시대적 배경이 실사구시의 실학과 북학이 꽃피고 정조의 탕평으로 인해 인재들이 등용되던  조선 중후기이므로 "역사" 소설이다. 영정조 시대는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유명한 사람도 많고 재미있는 소재도 많아 소설,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으로 만들기에 가장 좋은 시대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메이지 시대라고 할까? 우리 나라는 역사를 문자로만 가르치려 들기에 역사에 대해 사람들이 어렵게 생각하고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소설로 역사를 다루는 점이 매우 좋다. 두 번째로 이 책은 추리물이다. "백탑파"의 서생 김진과 의금부의 도사 이명방이 마치 셜록 홈즈와 왓슨의 관계처럼 서로 도우고, 때로는 속이며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여기서 주인공이 누구인지 밝혀야 할 필요가 있는데, 셜록 홈즈 시리즈의 경우처럼 화자는 대부분 왓슨(이 작품에서는 이명방)이지만, 실질적인 주인공은 셜록 홈즈(김진)라고 할 수 있다. 즉, 의금부 도사인 이명방이 백탑파의 백면서생 김진에게 사건을 의탁하고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는 버디 무비의 성격도 지닌다. 세 번째로 이 소설은 팩션인데, 실제 존재했던 "백탑파"와 주요 인물 사이에 주인공인 김진을 내세워 - 그는 벼슬도 하지 않았기에 사서에 등장할리가 없다 - 역사에 등장하지 않는 여러 이야기들을 조리있게 엮어나간다.
(여기서 백탑파는 북학을 공부하는 이들이 주로 모이던 탑골을 이르는 말이다.)

시리즈의 첫 작품인 방각본 살인 사건은 방각본(필사본이 아닌 목판으로 찍어낸 서책, 여기서는 소설)을 중심으로 한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김진과 이명방, 그리고 주변 인물-이지만 역사에서는 중심인물-인 야뇌 백동수, 형암 이덕무, 연암 박지원, 홍대용, 박제가 등을 다룬다.

이 책은 두 권인데, 상/하로 나뉜 분량만큼이나 내용도 각 권에서 기승전결이 이루어졌다. 상권에서는 방각본 살인 사건의 범인을 잡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졌다면, 하권에서는 배후에 도사리는 세력을 찾는 식이다.

또한,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그 시대 소설집필 형식의 변화와 독자의 반응, 현재를 살아가는 독자에게 소설가로써 하고 싶은 말 등을 작품의 군데군데 녹여서 독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고자 한다.

조선의 르네상스 시기라고 하는 정조 대의 시대상과 작가의 역사에 대한 지식, 여러 고시문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는 "방각본 살인 사건" 의 일독을 강력히 권하는 바이다.


나는 시리즈 세 번째, "열하광인" 읽으러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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