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드 THAAD - 6점
김진명 지음/새움


THAAD - 한다 안 한다, 해야 된다 하지 말아야 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 무기에 대해 2016년 초 정부는 전격적인 도입을 천명하였다. 북한의 핵실험에 이은 로켓 발사에 따른 조치라고 하지만, 개성 공단 폐쇄와 더불어 신중히 처리했어야 할 사안을 너무 전격적으로 발표한데 따른 후폭풍이 불고 있는 시점이다. (심지어는 미국-중국간 대화를 통해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THAAD 도입이 없던 얘기가 될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

이러한 시사성 높은 소재를 다룬 소설이 있어서 지난 주말 동안 읽어 보았다. 


김진명 작가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유명작을 많이 쓴 인기 소설가이다. 그는 특히 역사 소설과 현대 시사를 소재로 다룬 경우가 많은데, 이번 소설도 THAAD 한반도 배치가 1차 이슈화되는 2014년도에 출간하였다가 근래에 2차 이슈가 되면서 재조명되고 있다.


그의 소설 대부분이 그러하듯 팩트 위에 약간의 음모론과 스릴러적 요소, 그의 국수적인 시각을 섞어 극의 긴장감을 주며 주인공이 거대한 집단과 1:1의 사투를 벌이며 정의를 추구한다는 영웅담이 줄거리로 짜여져 있다.


글은 매우 쉽게 쓰여지고 읽기 좋도록 호흡도 적당히 끊어져 있어, 단숨에 읽기에 좋은 책이다. 한창 뜨거운 현안을 다루기 때문에 몰입도도 좋은 편이다. 다만, 거기에 섞인 약간의 음모론과 국수적인 시각은 동의하기 힘든 부분이 많고 매우 위험한 생각도 내포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평가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후 계속되는 중.)

또한, 팩션의 측면에서 보자면 일어날 법한 개연성 있는 사건의 연속이라기 보다는 우연적이거나 운명적인 만남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등 완성도가 떨어지는 면도 없지 않았다. (무일푼, 무능력의 변호사가 미국에서 FBI에 준하는 수사 능력을 발휘한다던가, 사건이 막다른 길에 이를 때 마다 숨은 조력자가 나타난다던가.)


어쨌든 무거운 현안을 제 3의 시선으로 바라볼 기회를 제공하는 측면에서 소설이 가지는 순기능을 잘 활용한 작품으로 한번쯤은 읽어볼 만하고 생각한다. 단, 지금 읽지 않으면 나중에는 재미가 급격히 떨어지는 신선도에 매우 민감한 소설로 판단된다.


고구려 미천왕편 세트 (양장)
국내도서>소설
저자 : 김진명
출판 : 새움 2011.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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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신작 고구려이다.

김진명 작가는 우리 나라 청소년들이 위촉오의 삼국지는 줄줄이 꿰면서도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에 대한 지식은 너무 무심한 것에 대해 일종의 사명감을 느끼고 한반도의 삼국에 대한 글을 쓰기로 하고, 저 작품으로 나온 소설이 이 책, 고구려이다. 총 3권으로 이루어진 고구려는 봉상왕에서 미천왕으로 이어지는 고구려의 역사와 그 시기 중원의 진(삼국 이후 통일국가)의 쇄퇴와 한 군현의 흥망에 관한 소설이다.

고구려의 왕자 을불은 그의 백부인 봉상왕 상부의 숙청을 피해, 고구려와 숙신, 낙랑을 떠돌아 다니며 자신의 힘을 키우고, 종조부 안국군을 따르던 무리와 자신의 인연을 규합하여 상부를 폐하고 미천왕으로 등극한다는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

당시의 시대상을 나타내는 역사서가 우리 나라에는 존재하지 않기에 중국의 역사서에 의존해 아련하게 알아오던 한국 고대사를 비록 허구가 섞여 있다고는 하나, 소설가의 힘을 빌어 재탄생시키니 감회가 남다르다. 물론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말이다.

다만,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마무리를 짓기 위해 내용이 부실해 진다는 점과 기존에 알던 역사 및 설화와는 차이가 있는 내용 전개 등은 책에 몰입하는데 조금 방해가 된다.

어쨋든 적지 않는 3권 분량의 책을 단숨에 읽을 정도의 재미를 주는 책으로 우리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읽어서 나쁠 것이 없겠다.

천년의 금서
국내도서>소설
저자 : 김진명
출판 : 새움 200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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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의 2009년작 "천년의 금서"를 보았다.

김진명은 독자의 평가가 극과극을 달리는 작가다. 일각은 우리 민족의 잃어버린 역사와 자긍심을 일깨우는데 탁월한 소질을 가진 작가라고 칭송하고, 일각은 역사를 왜곡하여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고 주류 사학과 다른 주장을 하기 때문에 엉터리라는 것이다.

어찌되었던 김진명의 글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을 떨리게(좋은 의미의 설레임이든, 불편부당함을 느끼는 심기불편이든) 하는 작가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번에 읽은 "천년의 금서"는 환단고기 중 단군세기를  모티브로 하여 풀어낸 고조선 이전 우리 민족에 대한 이야기다.
책의 주인공 이정서는 친구인 미진의 죽음으로 인해 이 사건에 발을 담그게 되고 미진의 죽음이 또 다른 친구인 은원의 연구 주제(한국의 고대사, 삼한의 유래)와 닿아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은원 역시 위험에 처해 있다는 판단을 내리게 된다. 은원을 구하고, 미진의 석연치 않은 죽음을 밝히기 위해 사건에 뛰어든 정서는 미진과 은원의 연구가 한국, 나아가 동아시아 고대사에 중대한 사건을 밝혀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게 되고, 결국 은원과 협력하여 한국의 고대사에 획기적인 업적을 남긴다.

책은 우리 민족의 고대사와 주변국간의 역사를 풀어내지만, 의례 나오는 사대주의에 빠진 약한 민족이 아니라, 중원을 호령한 민족으로 그려지기에 일반 독자들을 즐거운 상상을 하며 책을 읽을 수 있다. 다만, 직업이나 전공이 역사와 관련 있는 사람이라면 우려가 기대를 앞설 수 있다는 점이 책의 가장 큰 결점이라고 하겠다.
확실한 고증 없이 단군세기의 일부 사건을 진실로 서술한다거나, 이미 오류가 드러난 바 있는 주장을 여과 없이 싣는다거나 하는 점 등이 그렇다.

이번 책은 소설의 측면에서도 한가지 큰 결점이 있는데, 주인공 이정서가 초인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정서의 손에 사건이 들어온 이상 해결되지 않을 수 없다는 인상이 글의 초반부터 풍겨나는 점은 책의 흥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로 작용하였다고 본다.

어찌되었건 우리 민족의 고대사는 자료 자체도 빈약하고, 그 자료마저도 이해당사자인 주변국의 사서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과장이나 왜곡이 일부 포함되었다고는 하나, 고대사를 다룬 소설이 나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나고 생각한다.
역사학계에서도 작가 김진명을 우리 역사를 왜곡하는 역사문외한, 역사불한당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주류 사학계가 인정하는 역사를 재밌게 서술하는 컨텐츠-이를 테면, 소설-를 많이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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