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

주저없이 (심지어 서평도 보지 않고) 지갑을 열게 만든 이름이다.

그런데, 오호 통제라. 다크 타워 1&2(상) 의 스티븐 킹은 우리가 익히 아는 그 스티븐 킹이 아니라 이름값 못하는 (사실관계를 따지자면 이 당시에는 이름값 없었던) 작가였다. ㅡ.ㅡ

다크 타워 1권을 읽으면서 반지의 제왕 서두를 읽는 기분이었다. 스티븐 킹은 다크 타워를 쓸 때, 19세 때 본 반지의 제왕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히고 있는데, 그렇다고 재미도 없고 지루하기까지 한 서두 부분까지 반지의 제왕에서 영감을 얻을 필요는 없잖은가?

사실 그 당시 스티븐 킹은 지금처럼 추종자가 전세계에 걸쳐 있지도 그의 책을 보기 위해 목을 매는 열독자가 있지도 않은 그냥 젊은 20대의 풋내기일 뿐이었고, 풋내기의 문체는 다크 타워 1권에 고스란히 남아서 스티븐 킹의 명성을 갉아먹는 듯 하였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이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서두를 지나 '반지 원정대의 결성' 부분부터 완만하면서도 속도감이 살아 있는 전개를 그려내듯 다크 타워도 2권(상)에서부터 모호하고도 애매한 플롯과 인물, 배경을 한꺼풀씩 벗겨 나간다. 사실 2권(상)만 놓고서는 완만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전개라고까지 할 수는 없었지만, 1권 후기 번역자의 친철한 번역 후기 및 부연 설명을 통해 우리가 아는 스티븐 킹의 위력을 한 번 더 기대해보기로 했다는 것이 맞다.

이 즈음에서 출판사에게 불만인 것이, 2권은 분량이 비록 1권보다 두껍다고는 하지만, 종이가 두꺼워서 그런 거지 굳이 책을 2권으로 나워야 했느냐는 것이다. 가격이 2배로 상승함은 물론이거니와 2권 상과 하가 번역의 지루함을 기다리지 못하는 열혈 독자를 위해 일찍 나온 것도 아니요, 상.하권이 같이 나온 마당에야 잘 봐줘서 치졸한 상술이라고 밖에는 인정 못할 뻔한 일이었다고 본다. 그 뻔한 상술을 알면서도 보기 좋게 1-2권을 합쳐 3권을 동시에 주문한 나는 진정한 스티븐 킹의 열독자인가? 아니면 책 사모으기만 좋아하던 게으름뱅이 독자인가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더 구체적인 다크 타워의 독후감은 2권(하)를 읽은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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