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아빠육아 - 황성한 지음/한빛라이프 |
회사에서 일을 하고 저녁 끼니를 때우고, 조금 더 있다 보면 아이들이 잘 시간이 훌쩍 지나 있다. 이미 아이들은 아빠와 소원해져 있고, 아빠와의 유대 관계는 점점 더 희미해진다.
상황이 심해질수록 좋은 해법이 없을까 찾다가 좋은 기회에 '기적의 아빠육아'를 보게 되었다. 아이를 소위 '영재' (영어었던 것 같다.) 로 키운 '직장인 아빠'의 책이라고 해서 기대를 가지고 보게 되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약간은 실망스러웠다.
사실 정답은 이미 알고 있었다.
아이와의 시간을 들이는 만큼 아이는 친해지게 되어 있다.
사실을 몰라서 그랬던 게 아니라 피곤해서, 귀찮아서, 일이 끝나고 나면 몸이 말을 안 들어서. 여러가지 핑계가 있지만 결국은 시간을 충분히 내지 못 해서였다.
하지만 책의 저자는 회사(워크)와 가정(라이프)의 밸런스('워.라.밸.'이라고 하던가?)를 잘 맞춘 사람인 듯, 굉장히 쉬운 듯 글을 썼다.
전문성이 부족한 일반인이 저자인 책은 그 나름의 노하우를 소개받을 수 있어 좋다. 그런데, 비전문가가 전문가의 흉내를 내면 괜히 어색하고 언짢아 진다.
이 책에서 내가 기대했던 것은 체험에 기반한 정보와 수기였는데, 1장부터 통계 자료와 도서 리스트를 내미는 저자가 좀 낯설었다. 전문 육아 서적의 흉내를 내는 듯 해 씁쓸했다. '슈돌', '아빠 어디가' 등의 컨셉(concept)을 배격한다는 말과 배치되게 일과 육아에 둘 다 성공했다는 육아부심(?)이 책 곳곳에 드러나 못난 아빠인 나를 '자격지심'에 빠지게 했다. '따라하기 보다는 욕하게 되는 못된 심성'이랄까?
자녀를 영재로 키웠다는 자부심도 대단한 듯 했다. 관련 언론 보도를 책에 은근히 언급해 놓아, 독자의 기를 죽게 했다. 애가 없었으면, '이 담에 저렇게 키워야지!' 란 다짐을 했을텐데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가진 아빠로써는 내 삶의 방식이 '평가절하' 되는 듯 해 불편했다.
그나마 2장부터는 경험에 기반한 체험 같은 내용이어서 읽기가 한결 편해졌지만, 첫인상의 여운이 길게 남아 온전히 즐겁게 읽지는 못 했다.
얘들아, 못난 아빠가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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