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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수년전에 나왔다면 금서로 지정되는 것은 물론, 저자와 책을 읽은 사람들까지 고초를 겪었을 책이 나왔다.
'진보집권플랜'
말 그대로, 진보가 다음 대선에서 집권하기 위한 계획을 쓴 책이다.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대표기자가 인터뷰어로, 서울대 법대 조국 교수가 인터뷰이로 나서 2010년 봄과 여름을 거쳐 계속된 진보의 미래 설계는 보는 이로 하여금 2012년 또는 2017년에 과연 진보가 집권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주는 듯 하다.
정치, 경제, 사회/문화, 교육, 통일, 권력에 이르기까지 오연호 기자와 조국 교수는 준비된 진보 진영의 브래인으로써 역량을 이 책을 통해 과시한다.
정치면에서 진보가 집권하기 위해서는 소/대선거구제의 개편과 함께 정당명부투표의 확대를 주장하며, 경제적으로 성장과 분배가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 가능하고, 보수가 주장하는 성장과 분배의 제로섬 내지는 트레이드 오프가 피해망상에 불과함을 통쾌하게 논증한다. 또한, 정치/절차적 민주화가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 지금, 경제 민주화가 꼭 필요함을 역설한다.
사회/문화적으로 다문화 사회와 소수자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준비가 필요하다고 하며, 현 수준으로는 교육에 미래가 없음을 역설하고, 방과후 의무 놀기(?)와 서울대 폐지 보다 분할을 주장하는 등 전방위적인 진보의 집권후 전략에 대해 설파한다.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가장 큰 주제 중의 하나인 통일과 관련해서는 기존 민주당의 내용과 비슷하고 식상한 면이 없지 않지만, 권력과 관련해서는 참여정부보다 더욱 검찰 권력에 대한 견제를 주문하는 등 집권후 전략(즉, 공약)을 조밀히 짜고 있다.
다만, 문제는 사람이다. 중도/진보 집권 10년차에 무엇을 했는지 보수와 비교하면 할수록 인물의 부재가 심각함도 지적한다. 따라서, 조각조각 나눠진 진보의 틀을 하나로 모을 것을 제안하며 '진보 드림팀'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처음으로 보는 진보의 전략서이자 2012년 이후에 맞게 될지도 모르는 우리의 미래를 미리 엿보는 행운을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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