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6점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부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장하준, 더 나은 자본주의를 말하다

Author : 장하준

Publisher : 부키

Format : 367 pages, Paperback

ISBN : 9788960511194


나쁜 사마리아인의 저자, 장하준 교수가 알려주는 23가지 불편한 진실. 시장제일주의, 신자유주의의 불편한 진실을 비꼬는 제목(예를 들면,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인류 발전에 더 크게 기여했다' 등..)과 함께 우리가 예전에 한번도 고민해 보지 않았거나 어렴풋이 알면서도 자세히 알려고 하면 귀찮아지는 내용을 풀어 써 준다. 예를 들면 이렇다.


- 가난한 사람들이 자기 나라 전체를 끌어내린다고 불평하기 전에 가난한 나라의 부자들은 왜 부자 나라의 부자들처럼 자신들이 나라 전체를 끌어올리지 못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P.55     

 

- 정치인들은 서로 경쟁을 하지만 어쩌다 하는 선거의 제어 효과는 미미하다. 따라서 국가의 이익을 희생해서 자신의 부와 권력을 늘리는 정책을 추진할 여지가 많아진다P.73     

 

- 일의 진행을 지연시켜 명령을 내리는 정치인이 바뀌기를 기다릴 수도 있다. P.73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기억에 남는 구절과 감상을 남긴다.


'잘사는 나라에서는 하는 일에 비해 임금을 많이 받는다.'

중국에 소프트웨어 아웃소싱 얘기가 들리는 때와 맞추어 이 글을 읽으니 더욱 사무친다. 생산성의 차이가 임금의 절대적 차이는 아니라는 얘기         

 

세탁기가 인터넷보다 더 많은 혁신을 이루었다는, 아무 생각없이 들으면 치기에 가까운 주장을 한다. 세탁기가 여성의 가사업무 감소에 미친 영향은 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혁신보다 훨씬 크다는 것. 기실 인터넷은 지금은 거의 잊혀진 전보보다도 혁신 정도가 작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글에 담긴 저자의 의도는 가장 최근의 혁신이 가장 영향이 큰 혁신이라고 착각할 순 있는데, 착각 주체가 개인이면 모르겠으되 국가나 사회 등 개인의 범주를 넘어 시스템과 규칙 등을 만드는 곳이라면 안된다는 것이다. 후진국 등에 컴퓨터를 무상으로 나누어 주기 전에 수도 교량 등 선진국에선 비교적 이른 시간에 혁신이 이루어져 관심이 덜한 곳에 집중한다는 것.


책이 아주 쉽게 쓰여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하루 한절씩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서울시장 재보선을 계기로 '반한나라 비민주'라는 말이 회자되었더랬다.
이 말의 무서움을 막연히 느끼다가 연말에 숙고해 볼 수 있었다.

1) 반한나라

말 그대로 한나라당에 반대한다, 적대한다는 의미이다. 이를 뒤집어 생각해 보면 한나라당을 적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적의 실체를 인정할 필요가 없다면 반대하거나 적대할 이유도 없다. 매우 미워하지만, 존재 자체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2) 비민주

민주당은 아니다. 오직 민주당만 아니면 되는 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민주당은 아니란 얘기다. 즉, 비교 대상도 경쟁 대상도 아니란 얘기다. 비민주!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겠지만 민주당의 존재를 부정하는 말로도 쓰일 수 있다는 얘기되겠다.

정세균 대표 체제(기억으론 원내 대표는 아마도 원혜영?) 이후 민주당이 우리 정치에서 야당으로써 보여준 게 뭔가? 사사건건 여당과 밀실 야합이나 해 대고 (이 부분 김진표 원대 대표 체제에서 매우 심해졌다.) 제1 야당으로써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였다. 10.26 재보선 이후 시민 후보의 승리를 자신의 승리인양, 자신들이 이룩한 업적인 것 처럼, 내년 총선에 야당 깃발만 꼿으면 승리할 것 처럼 행동하는 이 양태는 그것이 대통합 민주신당이든,  현재의 민주통합당이든 마찬가지이다.

민주 통합당 대표 선출에 나선 인사들의 면면을 보아도 그렇다. 이제껏 야당으로써 그들이 보여준 것이 무엇이관대 대표로 뽑아달라는 말인지. '반한나라 비민주' 이 말은 10.26으로 종료된 캐치 프레이즈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인 살아있는 구호이다. 정권 교체, 정권 심판 이전에 '비민주' 부터 갈아치울 일이다.

# 1.7일까지 가능한 민주 통합당 시민선거인단에 등록해서 민주당을 통채 엎어버리자. 구태, 기득권이 득세하는 기존 질서를 뒤엎지 않는 한 '비민주'는 죽지 않는 구호이다.
주말동안 여행을 다녀오느라, 봉도사의 여성중앙 인터뷰건과 그로 인해 진교수와 다시 감정싸움이 불붙은 것을 모르고 있었는데, 대단한 싸움이 붙었단다. ^^

내용인즉슨 진교수가 나꼼수를 가리켜 '너절리즘'이라 비판하며, 대안적 언론으로 기능하지 못한다고 독백한 것을 보수 찌라시들이 옮겨 적으며, (진교수는 자신의 발언이 옳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발언이 누구에 의해서라도 악의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도 감수하는 양반) 논란이 일자, 봉도사 꽁해 있다가 중앙의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진교수를 디스해 버린 것(나꼼수에 엊혀 가려는 XX라고 나오는데, 아마도 새퀴? ㅎㅎ). 그로 인해 진교수 역시 꽁해 있는 상태였고, 봉도사는 나꼼수 4인방중 나머지 인사가 국내에 없는 틈을 타 혼자서 깔떼기를 데러 다니다가 여론의 뭇매를 살짝 맛 보고는 (백지연의 끝장토론 나갔다가 욕 좀 먹었음) 이번 진 교수와의 배틀까지 터지자 백토에 출연을 고사하기로 결정, 자칭 나꼼수 전문가이자 봉도사의 정치 선배인 정청래 의원에게 자리를 양보, 그 와중 정청래 전의원은 봉도사와 진교수를 중재한다며 출신 중학교 드립(진중을 다니셨다는군)을 쳤고, 진교수는 닥치라며 생깜.

여기까진 배경 설명.

자, 이 상황에서 어제 백토가 진행되었고, 김진 아저씨야 지난 천안함 사건 때는 국민이 피해를 3일만 감수하면(그 사이 서울 시민 30%인가가 죽는다는대도) 우리 군이 북으로 밀고 들어가 전쟁할 수 있다고 주장하던 대책없던 양반이었고, 모두 발언 역시 비슷한 수준에서 진행. 여기서 정청래 전의원은 광우병 촛불 당시 중앙일보의 미국산 쇠고기 조작 사건을 친절하게 1타로 날림. ㅋㅋ

그 이후는 다들 아는 바와 같이 김진 논설위원 입술 모양이 점점 여덟 팔자로 쳐지며 입술이 파르르 떨리고, 정청래 전의원의 정치 생명 운운, 정 전의원은 또 그 스스로 오랜만의 TV 출연에 떨렸는지 수전증상을 보임.

그래서, 둘은 서로 물고 뜯고 늘어져 토론이랄 것도 없었고, 강승규 의원은 최근 당내 사정이나 자신의 정치 행보를 위해서라도 중립적 입장을 취함. 김호기 교수만 혼자 논리와 논거를 이용해 토론 진행.

여기까지가 내가 본 사실.

개인적으로 정 전의원의 토론은 거칠고 미숙했지만, 할 말은 다 한 듯 보였고 오랜만에 TV에서 시원하게 발언했다는 정도의 느낌이었음.

진 교수의 입장도 백토 시청 중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보았는데, 김진한테 정청래가 발렸다느니 잘근잘근 씹혔다느니 다분히 자신의 주장을 위해, 자신의 감정 해소를 위해 편향적으로 시청을 한 것임에 틀림없는 주장이 난무했다.

논객들은 대체로

1. 어떤 주장을 한다.
2. 그 주장은 논리정연하게 전개되어 진실같이 보인다.
3. 논거가 부족한 부분은 차후에 여론을 몰아붙여(이번 백토의 진교수같이) 논거를 마련한다.
4. 그 와중에 자기들이 찌라시라 폄하해 마지않는 보수 언론이 그의 말을 받아쓰면서 논거는 단단해 진다. (어떤 의미에서)
5. 거봐라 내말이 맞지? 하며 이제껏 까던 우리 편에게 훈계를 시전한다.
6. 또 그 와중에 자신을 욕하는 대중을 논리로 까며, 즐거워 한다.
7. 팀은 분열되고 힘은 줄어든다.

여기까진 감상.

BTW 진 교수는 보수 언론에는 인터뷰, 기고 등을 하지 않겠다면서 자신의 팀킬 발언이 그대로 인용되도록 두는데 일가견이 있는데 그냥 인터뷰, 기고 해 버리면 안되나? 어차피 인터뷰 하던 안 하던 기고하던 안 하던 다 갖다 쓰는 건 마찬가지고 보수 언론의 돈이라도 축내야 반대 진영에 도움이 되지 않을지?

여기까진 사족.

방각본 살인 사건 - 상 - 8점
김탁환 지음/민음사
방각본 살인 사건 - 하 - 8점
김탁환 지음/민음사

방각본 살인 사건 - 판각 소설에 담긴 시대적 욕구와 열망, 역사의 흐름

김탁환의 책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편인 것 같다. 나는 어느 쪽이였나 하면, 책도 안 읽고 원작소설의 드라마를 보면서는 불호 입장이었던 것 같고, 최근에 나왔던 영화 "조선 명탐정 - 각시 투구꽃의 비밀"을 보고 나선 호감을 느끼게 되었다.

"불멸의 이순신" 이라는 드라마가 한창 진행 중일 때, 이 드라마의 원작이 김탁환의 "불멸"과 김훈의 "칼의 노래"였다는 것은 대부분 아는 일이고, "불멸"에서 원균을 보호하는 입장을 취했다는 것 때문에 - 그것말고도 까인 점이 많지만 - 욕을 많이 먹는 것 같다. 나 역시 임진왜란을 다룬 다른 소설 - 예를 들면 김경진의 격류, 이 사람은 전쟁 소설 전문가인데, 나중에 따로 감상을 적어야 겠다. - 에 영향을 받아 같은 입장을 취했던 것 닽다.


이번에 영화 "조선 명탐정 - 각시 투구꽃의 비밀"을 보고, 원작인 소설 "열녀문의 비밀"을 알게 되었고, 이 소설이 "백탑파"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라는 것과 작품에서 인용되는 고시문의 수준이 작가의 수준을 높게 보는 가늠자가 되었다. (열녀문의 비밀을 먼저 읽었으나 "백탑파" 시리즈의 순서에 맞게 서평을 작성하고자 잠시 미루어 두었으니 이후의 글을 보도록 하자.)

먼저 소설의 장르부터 보면, 이 소설은 역사 추리 팩션 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시대적 배경이 실사구시의 실학과 북학이 꽃피고 정조의 탕평으로 인해 인재들이 등용되던  조선 중후기이므로 "역사" 소설이다. 영정조 시대는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유명한 사람도 많고 재미있는 소재도 많아 소설,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으로 만들기에 가장 좋은 시대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메이지 시대라고 할까? 우리 나라는 역사를 문자로만 가르치려 들기에 역사에 대해 사람들이 어렵게 생각하고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소설로 역사를 다루는 점이 매우 좋다. 두 번째로 이 책은 추리물이다. "백탑파"의 서생 김진과 의금부의 도사 이명방이 마치 셜록 홈즈와 왓슨의 관계처럼 서로 도우고, 때로는 속이며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여기서 주인공이 누구인지 밝혀야 할 필요가 있는데, 셜록 홈즈 시리즈의 경우처럼 화자는 대부분 왓슨(이 작품에서는 이명방)이지만, 실질적인 주인공은 셜록 홈즈(김진)라고 할 수 있다. 즉, 의금부 도사인 이명방이 백탑파의 백면서생 김진에게 사건을 의탁하고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는 버디 무비의 성격도 지닌다. 세 번째로 이 소설은 팩션인데, 실제 존재했던 "백탑파"와 주요 인물 사이에 주인공인 김진을 내세워 - 그는 벼슬도 하지 않았기에 사서에 등장할리가 없다 - 역사에 등장하지 않는 여러 이야기들을 조리있게 엮어나간다.
(여기서 백탑파는 북학을 공부하는 이들이 주로 모이던 탑골을 이르는 말이다.)

시리즈의 첫 작품인 방각본 살인 사건은 방각본(필사본이 아닌 목판으로 찍어낸 서책, 여기서는 소설)을 중심으로 한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김진과 이명방, 그리고 주변 인물-이지만 역사에서는 중심인물-인 야뇌 백동수, 형암 이덕무, 연암 박지원, 홍대용, 박제가 등을 다룬다.

이 책은 두 권인데, 상/하로 나뉜 분량만큼이나 내용도 각 권에서 기승전결이 이루어졌다. 상권에서는 방각본 살인 사건의 범인을 잡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졌다면, 하권에서는 배후에 도사리는 세력을 찾는 식이다.

또한,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그 시대 소설집필 형식의 변화와 독자의 반응, 현재를 살아가는 독자에게 소설가로써 하고 싶은 말 등을 작품의 군데군데 녹여서 독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고자 한다.

조선의 르네상스 시기라고 하는 정조 대의 시대상과 작가의 역사에 대한 지식, 여러 고시문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는 "방각본 살인 사건" 의 일독을 강력히 권하는 바이다.


나는 시리즈 세 번째, "열하광인" 읽으러 휘리릭~~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 6점
김제동 지음/위즈덤경향

이런 경향의 책이 많이 나오는 것인지 내 독서 목록에 이런 종류의 책이 걸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최근 들어 인터뷰를 책으로 엮은 또는 인터뷰의 형식을 빌어 책을 지은 '인터뷰북'을 많이 읽고 있다. 예를 들면 '진보집권플랜', '닥치고 정치', '직설', 그리고 이 책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이다.

사실 처음 인터뷰북을 본 후에 든 첫 감상은 '책 참 쉽게 쓰네.' 였다.
별 내용도 없으면서 지면만 낭비하는 신변잡기적인 질문이 반 이상을 이루고 질문자의 내공에 따라 인터뷰의 질이 확연하게 차이나는 분야가 인터뷰 아니던가 말이다. 그런데 최근 인터뷰북을 읽으며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첫째, 대화를 글로 옮기는 구어체의 편안함, 둘째, 인터뷰 형식이 주는 주제 이동의 자연스러움 등 때문이다.

사실 요즘 들어 형용사와 부사로 범벅이 된 글을 읽을 때마다 주제가 중요한 것인지 글쓴이의 어휘력이 중요한지 헷갈릴 때가 많은데 대화체에서는 그런 겉치레 표현이 나올 가능성이 적으니까 - 생각해 보라, 사람을 앞에 놓고 그런 문어체의 수사를 덧붙여가며 얘기한다면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얼마나 곤혹스럽고 소위 재수없겠는가? 특히나 김제동의 인터뷰이는 그의 선배 혹은 그의 친구나 동료가 많고 처음 만나는 사람보단 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일상적이고 신변잡기적인 얘기로부터 시작해 인터뷰의 목적을 달성해 가는 느낌이 강한데 이는 여타 전문 인터뷰어가 가지기엔 전문적이지 못한 약점일 수 있으나 방송인 김제동이 가지면 장점이 되는 아이러니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인터뷰 자체가 두서없이 진행되는 인상 - 주제에서 주제로 넘어가는 연결 고리가 약하다는 느낌? - 이 있는데 이 또한 우리가 평상시 친구와 대화하다보면 자연스레 뜬금없는 질문을 하기도 하고, 그러면 이전 주제는 묻히고 새로운 이야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 등과 다르지 않다
는 점에서 친근감이 느껴지기까지 하는 것이다.

내용을 좀 들여다 보면
이 책은 경향신문에 연제되는 기획기사 "김제동의 똑똑똑"을 모아 펴낸 책으로,  그가 책머리에 밝혔던 것처럼 그만큼 이야기에서 주도권을 안 놓는 직군이 없는데 - 그는 사회자/MC 이다 - 남의 이야기를 주로 들어야 하는 인터뷰어의 역할을 맡게 되어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이 보인다.

인터뷰 초기에 김제동에 관련된 이슈가 워낙에 커서 - 그는 공중파 방송에서 짤렸다 (대외적으론 스스로 그만두었다고 하지만,
책 이후에 진행된 인터뷰 중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진행한 인터뷰 전문을 보면 그도 짤린 걸 인정하고 있다 ^^) - 이기도 하고, 그의 인터뷰 전체를 가로지르는 주제 - 나는 왜 결혼상대자가 없는가 - 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지면에 담을 수 있는 인터뷰 대상자의 내용에 집중하지 못하는 단점도 발생한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 보면 인터뷰어가 이만큼 인터뷰이와 가깝게 동시에 한 주제에 다가간 적도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총 25명의 인터뷰이를 만났는데 이 책 이후에도 계속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으니 내년 여름쯤에는 또 한 권의 책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인터뷰이는 매체의 성향상 대체로 진보적 인사나 김제동의 주변 연예인이 많은데, 간혹 정부 여당의 인사를 만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유인촌 전 장관이나 남경필 외통위원장 같은 경우인데 그런 경우에도 기계적으로 질문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뷰 중간중간 독백의 형식을 취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밝혀 균형을 잡고자 하는 모습이 책에서 보인다. 또한 인터뷰 기술이 점점 늘어가는 점도 책에서 보인다. 특히 언더그라운드나 공중파 시절 때 소통을 잘 하는 사회자라고 스스로 평가했겠지만, 공중파에서 하차하고 인터뷰어와 토크콘서트를 진행하는 지금 진정한 소통을 배우고 이뤄가는 느낌을 자각한다는 고백이 인상적이다. 성숙!!

매주마다 사건과 이슈를 찾는 이 책은 매우 현장감있고 사실적으로 이슈의 중심을 찾아 나선다. 최근 책을 읽는 중간 박원순 시장의 당선과 - 박 시장은 이 책의 등장인물 중 1인이다 - 본인의 인세 7000만원을 아름다운 재단에 쾌척하는 뉴스를 본다. 인세 기부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라니 그의 책이 계속 대박나길 기대해 본다.

닥치고정치김어준의명랑시민정치교본 상세보기

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 정치교본

Author : 김어준
Translator : 지승호
Publisher : 푸른숲
Format : Paperback
ISBN : 9788971848685
Read : 10.07.2011 ~ 10.18.2011
Rating : 4/5
Hr

- p 222-223. '진보 정당의 방식은 이런 식이야. 처음 만난 상대 앞에 재무 계획서와 신혼방 설계도를 딱 꺼내놔. 그리고 입주할 주택의 입지 조건과 구입할 차량의 대출 조건 및 주변 교육 환경의 우수성에 대해 부동산과 금융, 교육 전문 용어를 섞어 진지하게 프레젠테이션하지. 그런 다음 건조한 표정으로 바로 결혼하재. 만약 나와 결혼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당신이 속물이라 더 큰 집과 더 큰 자동차에 덤어간 방증이라며.

그걸 당한 상대는, 당신이 나쁜 사람 같지는 않은데, 당신 패션부터 좀 후줄근한 것이 촌스러운 데다, 자료는 열심히 준비는 한 것 같지만 뭔 소리인지 알아듣지 못하겠고, 결정적으로 내가 당신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게 왜 내가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일이냐며 일어나 떠나버려. 남겨진 진보 군은 자기 프러포즈가 실패한 요인을 열심히 분석하다가 입지 조건과 대출 조건의 우수성을 다른 경쟁자들보다 선명하게 부각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혼자 결론 내리지. 그렇게 연애 한번 못해봤으면서 꼭 결혼할 거라고 혼자 다짐을 하지. 20년 후에. 아, 슬퍼.

더 슬픈 건 뭐냐. 욕심 많고 잇속 빠른 보수 군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가 진보 군이 책상 위에 남기고 간 계획서와 설계도를 집어 와서는 표지만 엄청 화려하게 바꾸고 총천연색 컬러로 인쇄해서, 자리를 박차고 떠난 국민양을 찾아가 계획서를 다시 내놓는다는 거지. 하지만 그 내용은 읽어주지 않아. 휘리릭 페이지만 넘기면서 대신 장미 한 송이 안겨주고 레스토랑으로 데려가서 엄청 맛있어 보이는 스테이크를 시키지. 그렇게 그들은 연애를 시작해버리네. 그런데 레스토랑에서 나올 때에야 국민 양은 알게 되지. 그 장미는 플라스틱이고 그 밥값은 자기가 내는 거였다는 걸.'

가슴 아프지만, 구구절절히 사실인 이야기 - 진보집권 플랜, 정치의 발견, 윤휴와 침묵의 제국,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등등을 탐독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P.222 ~ 223


Hr

개인적으로 인간 김어준을 폄하했다. 너무 본능에 충실하달까. "딴지일보"를 통해 그가 보여준 의식구조와 태도는 그 당시 흥미거리가 되긴 했어도 거대담론으로 승화되거나 추종의 수준이 되기엔 컨텐츠도 빈약하고 일단 조악했다. 그가 쓴 책 "건투를 빈다"나 한겨레의 고정 칼럼도 비슷한 선입견으로 대하고 치부했었다. 출장 즈음에 우연히 알게된 팟케스트 "나는 꼼수다"를 비행시간 동안, 출장지 호텔에서 쉬는 동안 틈틈히 들으면서 이전에는 몰랐던 정치평론가 김어준의 식견과 그의 말대로 생계공안의 시대 자가 검열에 빠져 잃어버린 자존감과 정체성을 치유하는 시작점을 안내받고

-created on 2011년 10월 18일 화요일 오전 1시 34분 45초 한국 표준시


열광했다. 말하자면 그의 추종자가 된것이다. 그의 책 "닥치고 정치"는 앞에서 얘기한 정치평론가 김어준, 심리상담가 김어준의 역할 뿐 아니라 대학 시절 갖지 못했던 동아리 선배의 역할도 겸한다. 이 부분은 출발은 조금 다를지라도 박경철 원장을 애정하는 이유와도 무관치 않다. 즉, 학교에서는 절대 가르쳐 주지 않는 이념/사상을 우리 또래의 언어로 풀어주고, 부정한 정치, 부조리한 세상을 앞장서 비판해 주는 것이다. 이 두 사람의 개인적인 비교는 차후에 따로 기록하기로 하고 이 책에 대해서만 집중해 보면,


-created on 2011년 10월 18일 화요일 오전 1시 45분 27초 한국 표준시


이 책은 대략
  • 책을 쓰게 된 동기(진짜 이유는 책 말미에 나옴),
    이념이 아닌 원형질에 가까운 좌/우 정의,
    우의 두 축(보수-수구와 자본)의 본질 설명,
    좌측의 스펙트럼 분석,
    좌측 인물,
    차기 대권 주자 분석,
    이 책을 쓴 진짜 이유

등으로 구성된다. 이만한 내용과 분량을 소화하려면 족히 한달은 걸릴 것을 지승호씨와 대담 형식의 통해 구어체로 풀어써서 동아리 선배가 후배에게 쉽게 설명하듯 서술한다. 사이사이 당시 현안과 상황 파악 및


-created on 2011년 10월 18일 화요일 오전 1시 52분 56초 한국 표준시

사안 예측 능력은-이 책의 큰 줄기를 시간이 지난 후에 수정하지 않았다는 전재하에-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다. 물론 뜬금없이 조국에서 시작해서 문재인으로 마무리되는 히어로즈 메이킹은 아직 진행형이므로 판단이 유보되지만, 오계백의 전장 이탈이라던가 안철수, 박원순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바람의 예측 등은 식견이 탁월함을 증명한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나는 꼼수다"의 제작의도를 밝힘으로써 쫄아있던 개인의

-created on 2011년 10월 18일 화요일 오전 1시 59분 18초 한국 표준시


자존감 정체성을 만져주고 같이 쪼그라진 자존심을 펴 나가자라고 선언하는 듯한 인상은 이 책의 흥행 당위성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 같다. 말하자면 이 책은 정치서적의 테를 두른 심리상딤서이기도 한것이다.

다만 이책의 판매 1위를 통해서 이루려고 했던 목표가 책에서 언급되지 않은 점(방송에선 책에 나올 것 같이 하더니 ㅡㅡ)과 마지막에 신파적로 빠지는 부분은 옥의 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끝까지 씨바 정신을 유지해야만 하지 않겠나, 김총수 형!)
2007년을 끝으로 정치참여에 무기력해진 나와 같은 필부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created on 2011년 10월 18일 화요일 오전 2시 6분 17초 한국 표준시

닥치고 정치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김어준
출판 : 푸른숲 2011.10.05
상세보기


공모 기간 | 2011년 9월 28일 - 10월 27일
1계좌 금액 | 200만원 (1인당 계좌 수 제한은 없습니다)
문의 안내 | 김광현 02-333-3075
계좌 번호 | 하나은행 249-910003-74904 (주)고래가그랬어


돈 200이 어디 쉬운 금액인가? 소액주주를 위해 1구좌 금액을 좀 줄여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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