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언어 (양장)
국내도서>인문
저자 : 프랜시스 S. 콜린스(Francis S. Collins) / 이창신역
출판 : 김영사 2009.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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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기 최고의 생물학적 성과로 인정받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지휘자이자 유전학자인 프랜시스 콜린스가 자신의 개심 과정과 과학과 신학의 조화에 대한 자신의 신념인 바이오로고스를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의 세계적 유명도 때문에 더욱 책에 흥미가 있기도 했거니와, 도킨스로 대변되는 무신론적 진화관에 대한 명쾌한 반론을 기대하며 책을 읽었다.

하지만, 그가 주장하는 바이오로고스(유신론적 진화론)는 과학과 신학의 경쟁상태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의 역할과 신학의 역할을 구분하는 것이 더 조화로운 길이라고 생각하고, 과학이 증명하는 사실(그와 그의 동료들이 증명했다고 믿는)이 신학(성경 특히 구약에서도 창세기)의 교훈적 우화적 서술보다 우선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불가지론적/무신론적 진화론과 창조론, 지적설계론, 바이오로고스를 비교하여 어느 주장이 가장 설득력 있게 논리적으로 인류 탄생과 우주 탄생을 설명하는지 보여주고자 한다.

하지만 안타까운 면이 없지 않다. 먼저 성경무오설과 축자영감설을 부정하는 저자의 태도이다. 저자는 과학의 영역과 신학의 영역이 따로 있다고 보면서 성경의 일부 내용을 교훈적 내지는 신화적으로 격하시키고 있다. 하지만, 성경의 일부가 사실과 다르다면 나머지에 대해서 진실을 주장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

두번째로는 바이오로고스 자체로는 진화론과 창조론의 어떠한 주장도 불식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이 책을 읽고자 했던 주된 이유 - 도킨스에 대한 반론 - 에 있어서는 창조론에서 주장하는 것 보다 더 부족한 논제만 제공할 뿐이다.

물론 우리 나라에서 주류인 복음주의 교회에서 어릴 적부터 교육 받았던 나의 편협된 생각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14세에 대학에 입학하고 화학, 물리, 생물, 의학까지 섭렵한 소위 천재라는 저자가 주장하는 바이오로고스는 아직까지 나와 같은 둔재에게는 어렵고 이해하기 쉽지 않은 주장일 뿐인 것 같다.

이 책에 대한 호불호를 미루어 두고 싶다.

그래도 우리는 게임을 만든다
국내도서>컴퓨터/인터넷
저자 : 유영욱
출판 : 보리별 2010.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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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에 몸담아 보지 못한 사람으로는 실감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재미있는 그림과 내용으로 엮었고, 게임 개발의 전반에 관한 개략적인 내용을 업계에서 실제 일하는 종사자들의 경험을 통해 전달하는 인터뷰 파트가 뒤따른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접할 때, 내가 속한 분야와 다른 게임 분야에서는 어떻게 기획과 개발을 진행하는지 비교해보고자 하는 계획이 있었다. 그런데 내가 속한 B2B 산업과 저자의 분야인 B2C의 차이가 큼에도 -의외였던 것이- 게임 개발 부분도 체계적인 개발 프로세스에 의해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돌아가기 보다는 스타 개발자나 선임 개발자들의 임기응변에 의해 진행되는 경우도 있고, 디자인 파트와 개발 파트의 의견차나 기획자와의 의견 조율에 문제점이 생기기도 하는 등 개발 분야의 일이 대부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적으로는 기획과 개발 프로세스 부분이 좀 더 적확하게 기술되었다면 같은 분야 종사자뿐 아니라 나와 같은 다른 분야의 개발자들에게 더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책의 구성이나 편집은 사실 책을 보기 전에 저자의 히스토리를 잘 몰랐기 때문에 웹툰 형식의 에피소드를 모아 놓아서 적잖이 당황했는데, 동일 분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림풍을 보고 저자를 알아보는 주변 사람들이 꽤 있어서 의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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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금서
국내도서>소설
저자 : 김진명
출판 : 새움 200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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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의 2009년작 "천년의 금서"를 보았다.

김진명은 독자의 평가가 극과극을 달리는 작가다. 일각은 우리 민족의 잃어버린 역사와 자긍심을 일깨우는데 탁월한 소질을 가진 작가라고 칭송하고, 일각은 역사를 왜곡하여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고 주류 사학과 다른 주장을 하기 때문에 엉터리라는 것이다.

어찌되었던 김진명의 글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을 떨리게(좋은 의미의 설레임이든, 불편부당함을 느끼는 심기불편이든) 하는 작가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번에 읽은 "천년의 금서"는 환단고기 중 단군세기를  모티브로 하여 풀어낸 고조선 이전 우리 민족에 대한 이야기다.
책의 주인공 이정서는 친구인 미진의 죽음으로 인해 이 사건에 발을 담그게 되고 미진의 죽음이 또 다른 친구인 은원의 연구 주제(한국의 고대사, 삼한의 유래)와 닿아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은원 역시 위험에 처해 있다는 판단을 내리게 된다. 은원을 구하고, 미진의 석연치 않은 죽음을 밝히기 위해 사건에 뛰어든 정서는 미진과 은원의 연구가 한국, 나아가 동아시아 고대사에 중대한 사건을 밝혀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게 되고, 결국 은원과 협력하여 한국의 고대사에 획기적인 업적을 남긴다.

책은 우리 민족의 고대사와 주변국간의 역사를 풀어내지만, 의례 나오는 사대주의에 빠진 약한 민족이 아니라, 중원을 호령한 민족으로 그려지기에 일반 독자들을 즐거운 상상을 하며 책을 읽을 수 있다. 다만, 직업이나 전공이 역사와 관련 있는 사람이라면 우려가 기대를 앞설 수 있다는 점이 책의 가장 큰 결점이라고 하겠다.
확실한 고증 없이 단군세기의 일부 사건을 진실로 서술한다거나, 이미 오류가 드러난 바 있는 주장을 여과 없이 싣는다거나 하는 점 등이 그렇다.

이번 책은 소설의 측면에서도 한가지 큰 결점이 있는데, 주인공 이정서가 초인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정서의 손에 사건이 들어온 이상 해결되지 않을 수 없다는 인상이 글의 초반부터 풍겨나는 점은 책의 흥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로 작용하였다고 본다.

어찌되었건 우리 민족의 고대사는 자료 자체도 빈약하고, 그 자료마저도 이해당사자인 주변국의 사서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과장이나 왜곡이 일부 포함되었다고는 하나, 고대사를 다룬 소설이 나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나고 생각한다.
역사학계에서도 작가 김진명을 우리 역사를 왜곡하는 역사문외한, 역사불한당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주류 사학계가 인정하는 역사를 재밌게 서술하는 컨텐츠-이를 테면, 소설-를 많이 만들어야 할 것이다.


 

미친 사유화를 멈춰라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미헬 라이몬(Michel Reimon),크리스티안 펠버(Christian Felber) / 김호균역
출판 : 시대의창 2010.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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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까지 홍역을 치뤘던 한미 FTA가 추가 협상을 했다고 하여 국민들의 우려와 원성이 끊이지 않았다. 자유 무역 협정 FTA의 속에는 재화는 물론 서비스에 대한 자유 무역도 포함된다고 하니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 뿐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받는 일반 국민들도 우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번에 읽은 책 '미친 사유화를 멈춰라'는 이러한 서비스, 특히 공공의 안녕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공공제의 사유화(혹은 자유화)를 비판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수도, 철도, 도로, 의료, 국방, 치안 등 국민 생활에 필요한 기본 공공제를 민영화하였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비관적 결과들을 실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영국의 철도나 수도가 사유화되어 국민들에게 실제적으로 어떠한 피해를 입혔는지 뿐만 아니라, 잠정적으로 황폐화된 공공제 서비스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추가적으로 얼마나 큰 국민적 희생을 요구하는지에 대해서도 다룬다.

 

 의료 부분과 같은 경우 우리 나라도 영리 목적의 병원을 허용하려 하기 때문에 관심이 가는 부분인데, 책을 읽지 않았더라도 미국의 의료 민영화(더불어 보험 민영화)가 부른 폐혜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식코"에서도 잘 드러났고, 이를 정상화하기 위한 의료 개혁은 미국 대통령의 중간 평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만큼 파급 효과도 엄청났다.

 

 공공재에 대한 민영화는 기본적으로 공공재를 취급하는 공기업의 생산성 하락과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대중의 공감을 얻기 비교적 수월하다. 내 생각만 하더라도 공기업의 무사안일 주의와 나태방만 경영은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의 답이 민영화가 아니라는 점은 이 책을 통해서 뿐 아니라, 우리가 이미 겪은 몇 가지 사례를 통해서도 충분히 경험했다.

 민자의 투자로 개발된 각종 인프라(도로 등)가 터무니 없는 이용요금과 정부 보조금을 갈취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비교적 민영화에 성공했다는 통신 분야에서도 민간 기업이 과점을 통해 요금과 서비스 수준을 자사의 이익에만 충실하게 배분하고 지역별 분균형 투자를 횡행함으로써 서비스 격차가 점점 벌어지도록 방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정부의 규제가 필요한 데 이를 첼폐하는 것도 자유화의 한 축이라고 한다.

 책에서도 사유화된 공공재가 자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서비스의 질과 안정성을 떨어뜨리고 이로 인해 안전 사고가 급증하며, 공공에 대한 피해가 막심하기 때문에 다시 국가가 이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사유화했던 기업의 이익만 충족시키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실례가 겹겹이 걸쳐서 나온다.

 

사유화(혹은 자유화)는 한 국가의 시장 특히 공공재에 대해 기업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한 국가의 경계를 넘어 국가간 또는 탈국가적으로 시장이 개방되어야 한다는 것이 현재 자유화의 흐름이고, 이는 신자유주의의 현대적 해석이기도 하다. 이 이면에는 국가의 소속을 뛰어넘은 다국적 기업이 존재한다. 이들과 신자유주의를 주창하는 정부는 WTO와 GATS, FTA를 통해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려 노력한다. 이 결과로 피해를 보는 것은 다국적 기업도 아니요, 임기가 제한된 정부(관료)도 아니요, 그 시스템에 속해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국민들이다.

 

애덤스의 자유주의 경제학부터, 대공황과 2차 세계 대전 이후 국가 개입을 주창한 케인스 학파의 등장 후 30여년 신자유주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책에 따르면 신자유주의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경제학파였지만, 동구 사회주의 붕괴를 기점으로 근본이 전혀 다른 '국가의 시장개입'이 비판을 받으며 반사이익을 얻어 경제학의 주류로 떠올랐다고 한다. 이후, 영국과 미국의 신자유주의 정부의 협력에 힘입어 그 범위를 전세계적으로 떨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영미에서는 1980-90년 대에 전성기를 보낸 신자유주의 바람이 한국에서는 이제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2008년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신자유주의 자성론이 나오는 이 때에 우리는 아직까지 득세를 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장하준 교수는 '나쁜 사마리아인'에서 선진국들이 자국의 성장 가운데 취했던 보호주의 무역을 현제 그것이 필요한 개도국이나 후진국에 철폐하라고 (이게 신자유주의 무역이다.) 하는 것을 일컬어 '나쁜 사마리아인'이라고 했다. 나쁜 사마리아인의 정말로 나쁜 점은 자신이 하는 일이 정말 나쁜 일인지 모르고 정의감에 불타서 열정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즈음에 나는 이러한 사태를 관망할 수 밖에 없는 나도 '나쁜 사마리아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들은 우리가 피해자로 남아있지 않기 위해 좀 더 사유화에 관심을 가지고 관계 기관에 질의하고 요청할 것을 건의한다. 이를 통해 우리도 무력한 피해자에서 탈출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장미와 찔레
국내도서>자기계발
저자 : 김성민,조동성
출판 : IWELL(아이웰) 2007.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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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찔레라...

책을 읽으면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있지만, 제목만 가지고선 정확히 어떤 내용인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찔레가 정확히 어떤 꽃인지 모르기 때문이리라.. 들장미라고 하면 이해가 더 쉬울 것 같다.
장미의 삶이란 꽃을 피우기 위해 오랜 시간 인내하는 삶이다. 인내의 결과는 우리가 잘 알다시피 크고 아름답고 강렬한 꽃으로 나타난다. 찔레의 삶이란 수시로 꽃을 피우며 살지만 그 꽃이 장미에 비해 작고 보잘 것 없는 꽃이다.
장미의 삶과 찔레의 삶을 직장 생활과 비교하여 보면, 장미는 가능성 있는 한 회사를 오래 다녀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의미하고, 찔레는 가능성 있는 여러 회사를 옮기며, 상황 상황에 맞는 적절한 보상을 받는 것이다.
장미와 찔레의 예시는 적절하지 않았다. 도대체 찔레의 예로 변호사나 의사를 대입하면 장미는 어느 정도의 성공이어야 하냐는 것이다. ㅡ.ㅡ
하지만, 큰 줄기에서 이야기의 교훈은 수긍이 가는 수준이었다.

자기 개발서 중 최근에 나오는 것들은 '기회가 있을 때 떠나라' 는 등의 극단적인 조언도 서슴지 않는다. 그에 반해 이 책은 (물론 나온 연도가 좀 되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찔레가 되는 삶 보다는 장미의 삶을 살라고 조언한다. 인사담당자나 관리자 직종에서 환영하며 직원들에게 읽히기 좋은 책이다.
바이퍼케이션 전3권 패키지 세트
국내도서>소설
저자 :
출판 : 해냄출판사 201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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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텔, 나우누리, 천리안 등의 PC 통신을 그리워 하는 세대들에게 그리운 또 하나의 이름이 있다.

'이우혁'

그가 연재하던 퇴마록은 국내 SFX 장르 소설의 효시라고 해도 큰 무리가 없을 정도로 신선했으며, 그 당시 청소년에게 필독서로 불릴 만큼 인기가 있었다. 또한,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동명의 영화까지 탄생시켰던 문제작이었다.

이번에 그가 새로 내놓은 신작 '바이퍼케이션'은 이전의 퇴마록 등 SFX 장르에서 벗어나 범죄 스릴러물을 표방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이 책의 기획과 최종 출판에 8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하니 스토리의 탄탄함이나 고증에 입각한 서사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하겠다.

청소년 시절에 애독한 퇴마록 시리즈와 비춰, 단어의 사용이나 표현 등이 거칠(?)어지고 대담해진 점은 그의 독자층이 성장해서 나이가 든 것을 감안한 서비스라는 생각도 든다.

어느 소도시에서 발생한 연쇄 살인을 시작으로 여러 강력 범죄들이 얽히고 섥히면서 미궁에 빠진 사건을 FBI 범죄 프로파일러 애이들과 강력반장 가르시아가 협력을 통해 풀어간다는 내용이 주된 줄거리이다. 물론, 사건의 내막을 보면, 그리스 신화와 관련된 내용도 있고 철학/심리학/정신 분석학에 기댄 내용들도 많아 내용이 지루하지 않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다만, 모든 사건을 천재인 애이들의 설명으로 해결하는 점은 작가가 작품에 너무 개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깜짝 놀랄만한 반전은 미흡했지만(이건, 내가 워낙에 이런 류의 소설을 많이 읽어서일 수도...), 흡인력 있는 내용과 빠른 전개는 책을 읽는 내내, 책에서 손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결국 주말동안 3권의 책을 모두 읽고야 말았다.

최근 실용서, 자기 개발서 외에는 거의 책을 읽지 않았었다. 그래서, 책 읽는 재미가 없어졌달까, 완독하는 데 너무 오래 걸려서 책 읽는 능력이 감퇴한 건가, 아쉬워 했었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책을 읽었더니 앞에서 했던 걱정들이 기우였던 것 같다. 

끝으로 이번 책은 널리 읽혀서 영화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 흥행작이었던 퇴마록은 그 당시 기술의 문제와 미스 케스팅(특히, 신현준과 안성기 ㅡ.ㅡ)으로 인해 영화 흥행에 실패한 적이 있다. 이번 책은 퇴마록과 같이 SFX도 아니고, 당시보다 기술력이나 영화 인력의 질적 수준도 상당해 진만큼 꼭 영화화되어서 그의 신작을 기다려왔던 올드 팬에게나 영화를 통해 그를 새로 알게되는 팬들에게 작가 '이우혁'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토 히로부미 안중근을 쏘다
국내도서>소설
저자 : 김성민
출판 : IWELL(아이웰) 2009.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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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안중근 장군 하얼빈 대첩 거사 100주기를 기념하여 출판된 책으로 사실 거사 100주기는 작년의 일이고 이 책 역시 작년에 출간된 책이지만, 올해 순국 100주기를 기념하여 방송사들이 안중근 장군과 그의 주변을 다룬 프로그램을 여럿 내놓으면서, 그 중 "TV 책을 말하다" 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대체의 내용도 그 때 알게 되었고 말이다.
 
처음에는 이 책의 의도를 잘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순국 100주기 기념의 일환으로 내 놓은 책으로 보기에는 쓰여진 내용이 너무도 처참했기 때문이다. "호부견자"로 비웃음을 샀으며 아버지의 업적을 깡그리 무너뜨리는 역할을 자임해 마지 않았던 안중근 장군의 둘째 아들, 안준생의 이야기가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그래서 처음 이 책의 내용을 들었을 때는 저자의 숨은 의도를 찾아보려고도 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나선 안준생의 심정이 이해되는 측면도 있었다. 그의 아버지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과 결국 아버지를 배신하는 행위로 이어지고 만 원인은, 자신이 처한 참혹한 현실이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타인(아버지라 할지라도)의 결정에 의한 것이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일제의 간악한 속셈(과 거부하기 힘든 생존에 대한 협박)에 굴복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것이 마치 사막의 모래지옥에서 살아나오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을 것이라는 점에서는 안준생의 결정에 침을 밷을 수 없다고도 생각된다.
이런 식으로 당시의 굴욕(메이지 유신과 조선 식민지화의 일등 공신-이토-을 잃은 점)을 해소하려 했던 일제의 간악함에 치가 떨릴 뿐...

또한, 아버지의 결정으로 인해 아들이 피해를 볼 수 없는 것이 이해되는 것과 동등하게 이 이유때문에 장군의 거사가 폄하될 하등의 이유도 없다는 것 역시 깨닫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안중근 장군의 새로운 면모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그의 동북아 미래에 관한 스케일, 역사관, 경제관 등을 책을 통해 일부 알 수 있었고, 기존에 가졌던 생각들, 예를 들면,

1. 안중근 '장군'이라는 호칭에 대한 거부감 - 의사라 불리는 것이 더 거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2. 최근 빈번한 중동지역 테러와 무의식중 동일시 했던 생각 - 똑같이 제 나라를 위한 것 아니냐,

등에 대한 명징하고도 수긍할 수 밖에 없었던 반론을 잘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얼마전 TV에서는 항일 아나키스트 이회영의 삶을 조명한 '자유인 이회영'이란 제목의 다큐 드라마를 방영했다. 거기서도 느낀 것이지만, 당시의 조선/대한 제국 국민들, 우리의 선배, 선열들의 역사 인식, 경제관, 미래관은 현재의 우리를 초월하였던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선열들의 앞선 생각, 행동하는 양심, 피와 눈물 덕에 우리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정신 차리고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글로벌 소프트웨어를 꿈꾸다
국내도서>컴퓨터/인터넷
저자 : 김익환
출판 : 한빛미디어 2010.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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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속독으로 읽은 책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요즘 왠만하면 책을 며칠씩 두고 읽는데 이 책은 그만큼 술술 읽히기도 하거니와 재미도 있어 나 같이 책 읽기가 수월치 않은 독자들에게 인기가 있을 듯 하다.
책 제목은 위와 같이 "글로벌 소프트웨어를 꿈꾸다" 인데, 제목과 같이 글로벌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조언을 담고 있다.
책 소개란의 내용을 빌리자면, 다음과 같다.
이 책은 소프트웨어의 본질을 기반시스템, 조직, 프로세스, 기술, 문화의 다섯 가지 관점에서 바라본다. 같은 주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관찰하고 있어, 특히 경영자의 통찰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실리콘밸리 소프트웨어 회사의 공통된 문화를 간접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소프트웨어 회사의 성공을 좌우하는 문화에 대한 의문들을 해결해준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이 책 처음에는 다분히 저자의 약력에 끌려 읽게 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안철수 연구소의 CTO라는 저자의 전 약력이 우선 관심을 가지게 했고(나도 한 때 안랩에 몸담은 적이 있다), 현재 컨설팅 회사 대표라는 점이 자칫 자신의 사업 홍보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가지게도 했지만, 어쨌든 종국에는 이 책을 손에 들었던 점으로 보아 전자의 매력이 좀 더 컸던 것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나의 감상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이 책은 CEO, 중간 관리자, 개발자 또는 평직원에게 잠언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예를 들면, "도구는 도구일 뿐, 도구에 매혹되어선 정말 만들고 싶은 소프트웨어는 뒷전이 된다." 라는 얘기라던가, "CTO가 기술을 직원에게 묻기 시작하면 CTO로써의 자격이 없다." 라던가, 특히 CEO와 회사의 역할(프로세스와 기반 시스템을 제공하고, 사용을 독려하는 등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서포트)에 대한 여러 조언들은 깊이 새겨 들을 만 하다. 이 부분은 저자의 안랩 경험이 작용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추측도 해 본다. (확인은 해 보지 못 했음.)

컨설턴트로써 여러 회사를 컨설팅한 경험이 책 내용에 적절히 녹아 들어서 현장감 있는 조언을 하고 있는 점도 기억에 남는다.

두 번째로 드는 감상은 책의 깊이가 마치 컨설팅을 위한 광고 또는 예고편 수준으로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 회사와 실리콘 벨리 소프트웨어 회사의 비교를 하면서도 실제적인 차이점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거나 실행에 관련된 부분(예를 들면 SRS)은 '내용이 복잡하다', '요약하기 난해하다' 는 이유로 빠져 있다. 마치 더 자세한 내용을 듣고 싶으면 저자 자신에게 컨설팅을 통해 문의하라는 투다.

결과적으로 실무적인 내용이 빠진 점이 아쉽지만, 사고 전환의 시발점이 될만한 주제들을 다루는 점에서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경영에 치중하면서 기술적 감각을 놓치고 있는 기술자 출신 경영진에게 꼭 읽히고 싶은 책으로 이 책이 소프트웨어 기업의 건전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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