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을 찾아서 - 8점
김민석 글.밑그림, 마빈 펜.채색/새물결플러스

 

* 스포일러 주의

 

이 책은 김민석 작가가 성경을 공부하던 중, 만난 짧은 성경 구절(마 27:11~26)을 모티브로 1세기 팔레스타인의 역사적 사건과 시대적 배경을 적당한 상상력으로 결합시켜 만들어낸 웹툰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1세기 팔레스타인(유대) 지역의 역사는 로마 중심적인 서구 역사에 비해 매우 제한적으로 알려져 있고, 성경의 서사만으로는 이해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는데, 그 맥락을 흩트러 트리지 않으면서 살을 붙여 내는 작가의 솜씨가 대단하다. 물론 작가가 모든 부분을 창작한 것은 아니고, 부족하긴 하나 고증된 사료들을 중심으로 풀어낸 점도 매우 훌륭한 점이다.

 

"의인을 찾아서"

 

제목은 마치 "의인"을 찾아서 책의 전반에 걸쳐 긴 여정을 다루는 것 같지만, 실재로는 주인공인 '여호수아'가 자신의 딸 '로데'의 죽음을 파헤치는 중에 겪게 되는 1세기 팔레스타인 지역의 만연한 부조리와 불의, 또한 그 중에 만나게 되는 (우리가 잘 아는 그) '의인'과의 짧은 만남에 관한 이야기이다.

 

교회의 헌물을 함부로 사유화하는 로마 총독, 성전에서 헌물을 교환(장사)하는 성직자, 교회를 통해 세금을 탈루하는 부유층(분봉왕), 권력자가 자신의 영달을 위해 자신의 충복과 그의 자식까지도 아무렇지 않게 버리고 사건을 덮는 모습. 국가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작은 희생(세상에 사람의 목숨에 작은 희생이라니)은 감수해야 한다는 엘리트.

 

자신의 딸의 죽음 앞에 분노하는 아버지는 마침내 반란의 '수괴'가 되었고, 심판을 내려주길 바라는 민중과 그들의 왕으로 오셨으나 온전히 저들의 죄를 짊어지고자 하는 '의인'.

 

작가는 성경에서 아주 짧게 등장했던 '바라바' 라는 인물에서 주인공인 '여호수아'를 창조해 냈다. 어렸을 적 '바라바'는 예수님 대신 십자가형을 면한 '밉상의 대명사'에서 조금 커서는 '죄인인 우리 자신을 투영하는 인물'이라 배웠는데, 작가가 설명하듯 - '십자가형'을 언도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로마의 '정치범'이라는 사실에서 - 보통의 '악당'이 아니었을 것이란 개연성 있는 가정을 통해 작가는 그를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그는 분봉왕 헤롯의 신임을 받던 비밀 경찰에서 딸의 복수를 위해 반란의 수괴가 되었고 잡혀 사형수가 되었다가, 종교 지도자들의 정치적 목적에 의해 예수님 대신 형을 면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책은 예수님의 십자가에서 죽으심과 여전히 그를 이해하지 못 하는 '바라바'를 보여주지만, '열린 결말'을 통해 그가 예수님의 이 땅에 오심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도 열어둔다.

 

책을 다 읽고 보니 이 책은 "90년대생을 위한 '벤허'"란 생각이 든다.

일단은 우리 세대의 대표적인 미디어가 영화이고, 젊은 세대에게는 만화(또는 웹툰)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점에서 그렇고, "벤허"가 예수님과 동생애를 살았던 '유다 벤허'의 일생을 그린 것과 같이 이 책은 '바라바(이자 극중 여호수아)'와 예수님의 만남 전후를 그렸다는 점이 그렇다.

한편, 어렸을 적 '벤허'는 길고 지루한 영화였지만 나이가 들수록 점점 곱씹게 되는 영화이고, 이 책이 젊은 세대에게 동일한 역할(지루한 것은 빼고, 곱씹게 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요한복음 뒷조사 - 6점
김민석 지음/새물결플러스

 

마가복음 뒷조사에 이어서 "뒷조사" 시리즈로 김민석 작가가 낸 신간.

 

2018/12/25 - [서평] - 마가복음 뒷조사

 

나오자마자 사서 읽었다. (며칠 전에는 마태복음 뒷조사의 작가인 김영화 작가의 신작 "마가복음 뒷조사"도 출간됨)

 

누가복음 뒷조사 - 6점
김영화 지음/새물결플러스

 

모태신앙인이나 젊은 시절부터 교회 공동체에서 자라온 사람들이라면 한 번씩은 느껴봤을 법한 '현대 한국 교회 내의 인간적인 갈등과 불합리'에 관하여 칼을 대는 시원하면서도 시큼한 내용의 책이다. 주인공인 취준생 성경이와 교회로부터 상처 받은 반항자 사페레, 성공 지향적인 목사 김다윗이 요한복음을 놓고 벌이는 재판 준비 과정과 재판을 통해, 요한 복음이 전하는 "서로 사랑하라"는 메세지를 현대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실천해야 하는지 어렴풋이 보여 준다. 매주 의무적으로 나가는 교회 생활에서 탈피하여 진정한 신앙 생활을 하고 싶은 도전을 주는 책.

 

20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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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론 연대기 - 8점
김민석 지음/새물결플러스

작년에 한 번 봤던 책인데, 주말을 맞아 한번 더 훓어 봤다.

김민석 작가는 기독교 웹툰 사이트인 애끌툰을 이끌고 있으며, 직접 연재도 하는 만화가이다. 소재에 있어서 기독 청년들이 당면하고 고민하게 되는 지점을 잘 캐치하여 좋은 평을 얻고 있다. 또한, 정답을 말하기 보다는 자신도 이 주제에 대해 공부하는 입장으로 여러 관점을 대비하여 독자들과 함께 고민하는 점도 좋은 평을 받는 이유라고 생각된다.

2018/12/25 - [서평] - 마가복음 뒷조사

이 책은 '진화론'의 대척 지점에 있(다고 평가받)는 '창조론'에 관한 이야기다.
다만, '창조론'의 일반적인 인식인 '젊은 지구론'에 대해서만 설명하거나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과 함께 공존 가능한 다른 주장('창조론'의 다른 견해)에 대해서 충분한 소개를 하고 있다.
학창 시절 '생물'이나 '지구과학' 시간에 특히 시험에서 '정답'과 '신앙' 사이에 한 번쯤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무엇보다 만화이기 때문에 쉽게 읽힌다는 점이 최고 장점.
지식의 확장, 문학적 가치.. 다 좋은데 재미를 못 따라감. 일단 재미가 있어야 읽지.

20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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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뒷조사

김민석

새물결플러스 2016.07.17

 오랜만의 만화책이면서, 기독교 서적.
같은 작가의 책인 '창조론 연대기'를 작년에 보고, 관심이 있어 작가의 유명작인 이 책도 읽게 되었다.

'창조론 연대기'나 '마가복음 뒷조사' 모두 웹툰 연재물을 출판한 형태인데, 만화책의 출판 방식은 대체로 이러한 듯 하다.
이런 방식의 장점이 연재를 통해서 어느 정도 독자의 인정을 받은 작품이 책으로 출판되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적다는 것이다. 
문학적 성과, 지식의 확장 다 좋지만, 일단 재미가 없으면 책이 존재하는 의미가 없지 않겠나.

이 책은 검사인 너구리 '사판'이 성경의 복음서를 사실이 아닌 신화로 추정하고 예루삼렘 입성시 예수님을 태운 당나귀의 후손 '하몰'을 심문하는 과정(복음을 인정하는 과정)을 그렸다.
그 중 복음서의 사실성과 복음서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몰지각한 행태를 일삼는 현대 기독교계를 따끔하게 꼬집는 시원하면서도 아픈 책이다.

이번 주는 기독교에서 성탄절과 함께 큰 절기로 지키는 (어쩌면 더 의미가 큰) '부활절'이다.
매년 돌아오는 부활절이지만, 금년도에는 복음서의 예수님의 가르침을 다시 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20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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