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한 기독교 (개정무선판) - 8점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장경철.이종태 옮김/홍성사

이 책은 원래 라디오 방송본을 엮은 것으로 각각 '방송 강연', '그리스도인의 행동', '인격을 넘어서' 라는 세 권으로 출판되었다가 작가의 전면적인 수정을 거쳐 한 권으로 통합 출판된 것이다.

 

책의 제목인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는 그가 속한 '성공회'를 비롯하여 '장로교, 감리교, 카톨릭' 등 예수 신앙을 근본으로 하는 여러 교파를 아우르는 공통의 교리, 즉 약간의 차이를 넘어서는 공통의 순수한 (mere) 특징을 설명하는 데 그 의의가 있었다.

 

이 책은 우주의 의미와 기독교 교리의 연결점을 변증하고, 그리스도인이 믿고 행동하는 것들에 대한 것, 기독교 교리 중 가장 난해한 '삼위일체론'에 대한 변증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이 책을 30대를 훌쩍 넘어서서 알게 되었는데, 그의 탁월한 예시나 논리와 더불어 그의 신앙관 뿐 아니라, 약간의 다름도 참지 못 하고 서로를 정죄(죄인시)하는 보수 기독교의 차별에 저항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이 책을 40대에 다시 읽게 되니 감회가 또 새롭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듯 저자가 활동하던 1900년대 초반에는 '그리스도인'이란 '좋은 사람', '믿을 만한 이'의 대명사로 사용되고 있었다면, 이 책을 다시 읽는 지금은 '개독', '보수 꼴통', 태극기와 성조기와 (심지어) 이스라엘 국기 까지 들고 다니는 '아스팔트 보수' 쯤으로 치부되고, 또 그들을 이끄는 목회자 또한 광신적인 추종자를 거느린 정치 집단의 리더 쯤으로 스스로 격하하는 시점이니 말이다. 

 

이러한 혼란한 때에 진정으로 우리가 믿고 따르는데 주저함이 없는 '순전한(mere) 기독교'는 어떠하야 하는가를 다시금 일깨우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다. 더불어 지금의 기독교계에 대한 회개와 중보가 필요하다는 점도 되새기게 된다.

헤아려 본 슬픔 - 8점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강유나 옮김/홍성사

큰 슬픔을 당한 친척이 있는데, 어떻게 위로해 드릴까 고민하다 예전에 개인적으로는 많은 도움을 받았던, C.S. 루이스의 책 "헤아려 본 슬픔"을 선물하려고 마음먹고 내용을 복기하려고 한 번 더 읽어 보았다.

이전에 내가 겪은 것과 다른 종류의 큰 슬픔을 겪고 계실 분께 선물하기 적절할지 고민도 되고, 책 내용이나 표현이 적절한지 기억이 가물가물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다시 읽은 "헤어려 본 슬픔"은 이전에 읽었던 느낌과 사뭇 다른 경험을 주었다.

당시에는 내 경험에 비춰 "슬픔" 자체에만 집중해서 공감하며 책을 읽은 기억이 나는데, 지금 다시 읽으면서 "객관화, 타자화" 해 보니, "슬픔"에 관해 저자의 경험에 기반한 참 자세하고 세밀한 묘사가 보인다는 점이 그 첫 번째였다. 그러고 보니 책 제목이 '헤아려 본 슬픔'인 것도 의미심장하다. 보통 '가눌 수 없는', '헤아릴 수 없는' 등, '슬픔'은 표현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인데, '헤아려 본' 표현이 적절하게도 이책은 저자 자신의 슬픈 감정을 글로 매우 잘 표현했다. 과연 이 시대의 사상가, 문학가라 불리는 이유다.

루이스의 경험(아내와 사별)이 내 경험이나 친척분의 경험과는 다른 종류의 슬픔임 - 모든 슬픔이 그러하겠지만 - 에도 "슬픔"이라는 감점은 유사하다는 것도 새삼 느낀 점이었다.

 

다만, 이 책을 다시 읽은 후에 책을 선물하지는 않기로 하였는데, 슬픔의 종류가 다른 때문에 괜히 주제 넘게 느껴질 수도 있고, 끝까지 읽지 않으면 오해하기 쉬운 내용이 일부 섞여 있기도 해서이다.

 

# 19년 9월 서평




그 가공할 힘

저자
C. S. 루이스, 루이스 지음
출판사
홍성사 | 2012-04-03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선과 악 사이의 치열한 영적 두뇌 싸움! 우리 시대 그리스도인에...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C.S. 루이스는 금세기 위대한 작가의 한 명으로 꼽히는 영국 출신의 작가이며, L.R.R 톨킨과의 우정과 문학적 교류로도 유명하다. 일반 독자에게 유명하기로는 '나니아 연대기'가 그렇고, 이 책 '침묵의 행성 밖에서'도 그렇다. 톨킨과 루이스는 서로 공상과학 소설을 쓰기로 하고, 뽑기를 통해 한 명은 시간 여행, 한 명은 공간 여행을 소재로 쓰기로 했다고 한다. 루이스가 공간 여행을 쓰기로 결정되어 쓴 소설이 '침묵의 행성 밖에서' 외 우주 삼부작이며, 이 책 외에도 '페렐란드라'와 '그 가공할 힘'이 연작을 구성하고 있다.


침묵의 행성 밖에서는 언어학자인 랜섬이 여름 휴가 차 도보 여행을 즐기다 대학 시절 동창을 만나고 악당 격인 그 친구와 동료에 의해 납치되어 우주 여행을 하게 되는 스토리로 구성된다. 흔히 공상 과학 소설, 그 중에서도 우주에 관한 이야기는 기독교적 세계관과 거리가 멀고, 대다수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부정하는 스토리로 이어지게 되는데, 같은 소재를 이용하여 기독교적인 내용을 어떻게 변증하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춰 책을 읽는다면 한층 흥미롭게 책이 읽히게 된다. 물론 기독교적 세계관에 대해 관심이 없더라도 소설 자체 만으로도 저작 당시의 우주에 대한 동경과 지식을 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책을 읽을 가치는 충분하다.


한 권 자체로도 에피소드가 완결되지만 3부작 중 첫번째 작품이기에 이어지는 작품에서 전체 스토리가 어떻게 엮이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시리즈 작품을 읽는 재미가 된다.


(추가 - 2015.11.04)


- 화성(말라칸드라)의 대기와 중력에 따라 화성의 생물들의 생김새가 길쭉길쭉하게 다른 점이나 지열에 의한 온도나 행성의 나이 등을 잘 표현했다.

- 엘딜과 엘딜의 장인 오야르샤는 천사인 듯도 싶고, 가이아의 느낌도 난다.

- 지구(말칸드라)가 '침묵의 행성'이라 불린 이유가 지구와 다른 별들의 소통이 단절되고 그로 인해 지구로부터 오는 어떠한 소리도 들을 수 없게 된 까닭이며, 지구가 그렇게 된 이유가 뒷 편에서 설명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된다.

- 마지막 장은 갑자기 내용이 점프하는데, 랜섬(이라는 가명의 친구)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편지를 화자인 저자(루이스라고 나옴)에게 보내면서 오해할 만한 내용을 해명하는 저자 후기의 역할도 하고 있어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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