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삶 - 8점
C. S. 루이스 지음, 윤종석 옮김/두란노

- 교수이며 저명한 저술가인 작가가 쓴 여러 글 중 책과 '읽는 것'에 대해 쓴 글을 모아 엮은 책.
- 이 책에서 저자의 독서 성향 특히, 다독과 고전에 대한 저자의 기호를 읽을 수 있으며,
- 동화와 판타지에 대한 저자의 애호는 저자가 '나니아 연대기'와 다수의 동화 작가라는 데서도 드러나지만, 이 책에 수록된 그의 글을 통해서도 잘 드러나고, 특히 그의 동료이자 친구인 톨킨의 작품 '호빗'과 '반지원정대' 서평에서는 톨킨을 향한 존경과 애정도 함께 읽을 수 있다.
- 2022년을 맞이하여, 독서에 대한 책으로 한해를 시작하며 '책 읽는 삶'을 이어나가고자 다짐하며 읽은 책.

 

# 2022년 1월 서평

순전한 기독교 (개정무선판) - 8점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장경철.이종태 옮김/홍성사

이 책은 원래 라디오 방송본을 엮은 것으로 각각 '방송 강연', '그리스도인의 행동', '인격을 넘어서' 라는 세 권으로 출판되었다가 작가의 전면적인 수정을 거쳐 한 권으로 통합 출판된 것이다.

 

책의 제목인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는 그가 속한 '성공회'를 비롯하여 '장로교, 감리교, 카톨릭' 등 예수 신앙을 근본으로 하는 여러 교파를 아우르는 공통의 교리, 즉 약간의 차이를 넘어서는 공통의 순수한 (mere) 특징을 설명하는 데 그 의의가 있었다.

 

이 책은 우주의 의미와 기독교 교리의 연결점을 변증하고, 그리스도인이 믿고 행동하는 것들에 대한 것, 기독교 교리 중 가장 난해한 '삼위일체론'에 대한 변증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이 책을 30대를 훌쩍 넘어서서 알게 되었는데, 그의 탁월한 예시나 논리와 더불어 그의 신앙관 뿐 아니라, 약간의 다름도 참지 못 하고 서로를 정죄(죄인시)하는 보수 기독교의 차별에 저항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이 책을 40대에 다시 읽게 되니 감회가 또 새롭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듯 저자가 활동하던 1900년대 초반에는 '그리스도인'이란 '좋은 사람', '믿을 만한 이'의 대명사로 사용되고 있었다면, 이 책을 다시 읽는 지금은 '개독', '보수 꼴통', 태극기와 성조기와 (심지어) 이스라엘 국기 까지 들고 다니는 '아스팔트 보수' 쯤으로 치부되고, 또 그들을 이끄는 목회자 또한 광신적인 추종자를 거느린 정치 집단의 리더 쯤으로 스스로 격하하는 시점이니 말이다. 

 

이러한 혼란한 때에 진정으로 우리가 믿고 따르는데 주저함이 없는 '순전한(mere) 기독교'는 어떠하야 하는가를 다시금 일깨우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다. 더불어 지금의 기독교계에 대한 회개와 중보가 필요하다는 점도 되새기게 된다.

리처드 도킨스, C.S.루이스 그리고 삶의 의미 - 8점
알리스터 맥그래스 지음, 이현민.전경자.백승국 옮김/템북

무신론자이자 과학저술가이며 '이기적 유전자'라는 출세작을 가진 '리처드 도킨스'와 무신론자였다가 회심을 했고 유명한 작가이자 기독교 변증가이며 '나니아 연대기'외 다수의 명저를 남긴 'C.S. 루이스'가 서로 만나 대화를 나눈다면 어떤 이야기를 할까?라는 상상을 토대로 쓴 저작물.

서로 다른 시대에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나 대화를 나눈다면 둘의 대화는 싸움으로 번질까 건전한 논의의 장이 될까 궁금했는데, 두 인물의 상상의 대화를 '생물학'과 '신학'을 모두 수학한 저자가 둘의 관점을 모두 풀어 담아냈다.

사실 도킨스의 냉소적인 진화생물학도 루이스의 믿음에 기반한 변증론도 서로의 입장에 이미 서 있는 사람들에게는 닿을 수 없는 극단이지만, 도킨스의 과학에서 접할 수 없는 신의 존재를 역설적으로 보고 루이스의 신학에서 과학으로 접근해야 합리적인 자연 현상에 대한 분석이 가능함을 깨달을 수 있다면 평행선이었던 두 입장의 '극적인 만남'도 가능하리라 본다.


"과학은 선한 사람이 되는 방법을 말해주지 않으며, 기독교는 자연의 기초물리상수의 가치를 말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둘을 합쳐 생각한다면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다. 그 둘은 서로를 용납함으로써 서로를 풍성하게 할 필요가 있다." (40p)


책을 꿔뚫는 핵심이 여기에 있다고 본다. 세상의 균형을 회복하는 핵심도 여기에 있다고 믿는다.

 

# 관심이 있으면 일독. 책이 얇아 금방 읽을 수 있지만 읽고 나서 오랜 사색(묵상)은 필요하다.

# 2021년 11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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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아려 본 슬픔 - 8점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강유나 옮김/홍성사

큰 슬픔을 당한 친척이 있는데, 어떻게 위로해 드릴까 고민하다 예전에 개인적으로는 많은 도움을 받았던, C.S. 루이스의 책 "헤아려 본 슬픔"을 선물하려고 마음먹고 내용을 복기하려고 한 번 더 읽어 보았다.

이전에 내가 겪은 것과 다른 종류의 큰 슬픔을 겪고 계실 분께 선물하기 적절할지 고민도 되고, 책 내용이나 표현이 적절한지 기억이 가물가물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다시 읽은 "헤어려 본 슬픔"은 이전에 읽었던 느낌과 사뭇 다른 경험을 주었다.

당시에는 내 경험에 비춰 "슬픔" 자체에만 집중해서 공감하며 책을 읽은 기억이 나는데, 지금 다시 읽으면서 "객관화, 타자화" 해 보니, "슬픔"에 관해 저자의 경험에 기반한 참 자세하고 세밀한 묘사가 보인다는 점이 그 첫 번째였다. 그러고 보니 책 제목이 '헤아려 본 슬픔'인 것도 의미심장하다. 보통 '가눌 수 없는', '헤아릴 수 없는' 등, '슬픔'은 표현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인데, '헤아려 본' 표현이 적절하게도 이책은 저자 자신의 슬픈 감정을 글로 매우 잘 표현했다. 과연 이 시대의 사상가, 문학가라 불리는 이유다.

루이스의 경험(아내와 사별)이 내 경험이나 친척분의 경험과는 다른 종류의 슬픔임 - 모든 슬픔이 그러하겠지만 - 에도 "슬픔"이라는 감점은 유사하다는 것도 새삼 느낀 점이었다.

 

다만, 이 책을 다시 읽은 후에 책을 선물하지는 않기로 하였는데, 슬픔의 종류가 다른 때문에 괜히 주제 넘게 느껴질 수도 있고, 끝까지 읽지 않으면 오해하기 쉬운 내용이 일부 섞여 있기도 해서이다.

 

# 19년 9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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