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2년만 살고 싶었습니다 - 10점
손명주 지음/큰나무


제주서 살아가기를 계획한 모든 사람들에게 제주살이의 만만치 않음과 제주서 살기 위해 비굴함도 마다않은 자영업자의 삶(정작 그게 싫어 도시에서 떠나 왔는데도)을 담백하게 보여준다.

작가(글쓴이는 본인의 업이 게스트 하우스 주인이기 보다는 작가이길 바라는 것 같다.)는 일상의 소소한 사건을 통해 제주에서 서서히 적응해 가는 자신을 보여주길 원하는데, 아직 공감을 일으킬 만한 필력은 없는 듯 하다.

제주 이주자들이 대부분 카페나 음식점, 게스트 하우스, 펜션 등 서비스 자영업에 종사함과 동시에 제주의 풍광이나 여행 명소 등을 소개하는 글쓴이의 삶을 꿈꾼다. 개중에는 이미 만화가 또는 글쓴이였던 사람도 있고. 대부분 도시에서의 삶(다람쥐 쳇바퀴 돌듯 움직이는)을 피해 도피처로써 제주를 찾게 되는데, 현실의 삶으로써의 제주를 알려주는데는 꽤 성공했다. 다만, 2년보다는 더 살면서 제주도 알아가고 필력도 쌓아 좋은 책 내기를 기대해 본다.


# 제주에서의 새로운 삶, 다음으로부터 시작된 IT인의 꿈/미래, 다음의 몰락(카카오의 전략적 판단)과 함께 바스라져 간다.


# 덧, 주저자인 남편보다는 에필로그를 쓴 아내가 더 필력이 있어 보이네.

이기는 야당을 갖고싶다 - 6점
금태섭 지음/푸른숲


금태섭 변호사는 검사 시절 한겨례에 '검찰 조사 받는 법'을 연재했다가 검찰 조직에서 나와 방송과 변호사 업무를 병행하던 사람이다. 이 분이 쓴 이전 책 '확신의 함정'을 읽고 상식의 반전과 내용의 신선함에 반했던 기억이 있다. 그가 지난 대선 국면에서 안철수의 진심캠프에 들어갔다고 했을 때에도 정치판에 뛰어든 정치 지망생이라기 보다는 어려운 국면에서 재야의 여러 실력자들이 안철수를 도우는 구나 생각했다. 

그가 '730일 정치 분투기'란 부제로 책 '이기는 야당을 갖고 싶다'를 써 냈다. 대략 '금태섭 변호사의 안철수 사단(?) 합류 및 결별 이야기'였다.


책은 대선 후보 선언 이전의 안철수 '돕기 모임'부터, 캠프로 활동한 대선 국면(단일화를 포함하여), 창당 활동, 새정연 합당 시기를 각각 나누어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사실과 주관을 써 놓았다. 그 중간 중간 캠프(정확히는 캠프의 수장인 안설수 씨)의 이해가 가지 않는 행보나 자신의 실수 등을 비교적 잘 성찰했다.


책의 주장은 리더의 결단력 부족이 지난 대선 실패의 원인이며, 합당은 내부의 토론의 산물이 아닌 리더의 독단이며, 이를 해소해야 야당이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동의하는 점

 > 리더의 결단력과 조직의 투명성이 중요하다.

 > 개인의 정치 생명 보다는 조직이나 지지자의 운명이 더 중요하다.

 > 정치는 준비된 자들의 향연이어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자들이 주요한 역할을 맡을 때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 새정치를 위해 젊은 세대를 준비시키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 의제 설정이 중요하다. 사안에 따라 대응하는 방식은 수동적이고 한계가 분명하다.


- 비판하는 점

 > 본인도 정치적 준비가 되지 않은 신인이면서 동작 출마를 주장하다가 포기한 점. 할려면 끝까지 안 할려면 더 준비하든가.

 > 안철수 대선 후보의 단일화 후 행보와 보궐 선거 출마를 옹호하는 점. 보궐 선거 출마, 그것도 가장 야당에 편하다는 곳에, 그건 아니지 않나? 지지를 반쯤 걷어들인 계기.

 > 몇가지 형용 모순, 그 중에 대표적인 게 제목. 이기면 이미 여당. 야당 아니죠~ (말꼬리 잡기, 미안)

 >> 이기는 야당이 아니라, 야당이 이기는 모습(이것도 말장난인데,)이 필요하다. 즉, 이기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야당이 아니라 야당으로써 해야할 일을 지금처럼 어정쩡하게 말고 열심히 해서 이기는 모습이 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안철수의 '생각' 출판 이전과 이후의 내부 상황을 잘 알게 되어 매우 유익했다. 안철수의 생각과 진심을 잠시 기대했던 지지자로써의 자세를 이제는 접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결정적인 행보가 없는 한은 금태섭 씨의 평가가 내 평가와 일치할 것이므로)

한편, 박경철 씨가 공개적으로 안철수의 정치행에 대해 자기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으면서 (방송과 책에서 여러 번 언급) 그간 비선으로 활동했던 점(금태섭의 증언에 따르면) 에 대해서는 그에 대한 해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름 존경하던 인물이었는데. 그나저나 그리스 여행기 2편은 언제 나오려나.

가짜 팔로 하는 포옹 - 8점
김중혁 지음/문학동네


한국 남자 작가의 단편 소설.

이상 문학상 수상 작품집 이후 몇 년만에 읽은 한국 남자 작가의 소설인지 모른다. 사실 소설가가 누구인지 어떤 스토리의 내용인지는 중요하지 않았고, 디자인 괜찮은 맥주잔을 준다길래 책을 주문했다. 제목이 주는 신선함은 있었지만 책을 막 사서 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 책 묘하게 끌린다. 10편 남짓한 단편을 모은 글인데, 단편 각각이 주는 느낌이 조금씩 다른 것도 그렇고, 남자가 쓴 현실 세계 남자의 있을 법한 연애 감정과 전혀 있을 것 같지 않은 재난, 외계인 출연, 등이 부조화 속에 있는 것도 흥미롭다.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려는 편집의 오버였는지 첫 수록작이 A/V 영화를 주제로 했다는 점(상황과 비율)이 약간 속 보이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너무 외설적이지도 너무 신파적이지도 않고 한국 보통 남자의 감정과 표현을 충실히 따른다는 느낌이 강했다. 책에 수록된 단편 모두 전반적으로 남자인 주인공이 절제된 감정을 드러낸 것 같다. 책에서 가장 좋았던 작품은 '요요'라는 제목의 가장 마지막 단편이었는데, 절제된 상황 묘사와 감정 표현이 가장 잘 나타났다고 생각했다. 


사은품으로 준 맥주잔에 거품 가득한 맥주를 한 잔 따라 옆에 두고 다시 읽고 싶은 책. 괜히 가을 남자 흉내 내고 싶어지는 책.


# 단편집을 주제로 인터뷰한 글이 있기에 첨부합니다.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글을 쓰는지 가늠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http://bookdb.co.kr/bdb/Interview.do?_method=InterviewDetail&sc.mreviewNo=60671&FromLogin=Y




그 가공할 힘

저자
C. S. 루이스, 루이스 지음
출판사
홍성사 | 2012-04-03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선과 악 사이의 치열한 영적 두뇌 싸움! 우리 시대 그리스도인에...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C.S. 루이스는 금세기 위대한 작가의 한 명으로 꼽히는 영국 출신의 작가이며, L.R.R 톨킨과의 우정과 문학적 교류로도 유명하다. 일반 독자에게 유명하기로는 '나니아 연대기'가 그렇고, 이 책 '침묵의 행성 밖에서'도 그렇다. 톨킨과 루이스는 서로 공상과학 소설을 쓰기로 하고, 뽑기를 통해 한 명은 시간 여행, 한 명은 공간 여행을 소재로 쓰기로 했다고 한다. 루이스가 공간 여행을 쓰기로 결정되어 쓴 소설이 '침묵의 행성 밖에서' 외 우주 삼부작이며, 이 책 외에도 '페렐란드라'와 '그 가공할 힘'이 연작을 구성하고 있다.


침묵의 행성 밖에서는 언어학자인 랜섬이 여름 휴가 차 도보 여행을 즐기다 대학 시절 동창을 만나고 악당 격인 그 친구와 동료에 의해 납치되어 우주 여행을 하게 되는 스토리로 구성된다. 흔히 공상 과학 소설, 그 중에서도 우주에 관한 이야기는 기독교적 세계관과 거리가 멀고, 대다수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부정하는 스토리로 이어지게 되는데, 같은 소재를 이용하여 기독교적인 내용을 어떻게 변증하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춰 책을 읽는다면 한층 흥미롭게 책이 읽히게 된다. 물론 기독교적 세계관에 대해 관심이 없더라도 소설 자체 만으로도 저작 당시의 우주에 대한 동경과 지식을 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책을 읽을 가치는 충분하다.


한 권 자체로도 에피소드가 완결되지만 3부작 중 첫번째 작품이기에 이어지는 작품에서 전체 스토리가 어떻게 엮이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시리즈 작품을 읽는 재미가 된다.


(추가 - 2015.11.04)


- 화성(말라칸드라)의 대기와 중력에 따라 화성의 생물들의 생김새가 길쭉길쭉하게 다른 점이나 지열에 의한 온도나 행성의 나이 등을 잘 표현했다.

- 엘딜과 엘딜의 장인 오야르샤는 천사인 듯도 싶고, 가이아의 느낌도 난다.

- 지구(말칸드라)가 '침묵의 행성'이라 불린 이유가 지구와 다른 별들의 소통이 단절되고 그로 인해 지구로부터 오는 어떠한 소리도 들을 수 없게 된 까닭이며, 지구가 그렇게 된 이유가 뒷 편에서 설명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된다.

- 마지막 장은 갑자기 내용이 점프하는데, 랜섬(이라는 가명의 친구)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편지를 화자인 저자(루이스라고 나옴)에게 보내면서 오해할 만한 내용을 해명하는 저자 후기의 역할도 하고 있어 신선했다.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 6점
다니엘 튜더 지음, 송정화 옮김/문학동네

다니엘 튜더는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 출신으로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에서 살고자 하는 외국인 청년이다. 그가 한국 사회에 대해서 느끼는 불합리, 부조화를 책으로 써낸 전작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읽은 나라"에 이어 속편격인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을 써 냈다.


내용은 이렇다.


외국인인 저자가 한국에서 살아보니 대단히 불합리한 면이 많더라. 특히 정치/사회 분야에 있어서는 불합리한 측면을 스스로 나서서 고쳐보려고 하지 않는 현실이 너무 개탄스럽다. 이래서는 안 된다. 내 보기엔 이러저러하게 행동하면 될 듯 싶다. 한편 이게 한국만의 문제냐 하면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그래도 변화를 멈추면 안 된다.


별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지만, 주목을 많이 받는 이유는 그가 외국인이면서, 주류 보수의 시각이 아닌 진보의 시각을 견지하기 때문이다. 특히, 새누리당 아니면 새정연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제3지대를 주장하는 것도 흥미를 유발시키는 게 아닌가 한다. 그러고 보면 이러한 시각을 가진 외국인(또는 외국출신 귀화인)이 또 있었던 것 같은데. -박노자 교수-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식상한 주제를 이해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거론했다는 이유로 대대적으로 이슈화하는 언론/출판계와 그럼에도 이런 이슈를 통해서라도 제3의 대안을 알리고 싶은 한국 진보 진영이 동시에 안쓰러운 책이었다.

인문학 페티시즘 - 6점
이원석 지음/필로소픽


인문학 패티시즘.


인문학을 학문 그 자체로 보지 않고, 성공을 위한 열쇄(자기개발서)라거나 힐링을 위한 도구(심리학)라거나 심지어는 경영을 위한 지침서(경영서)로까지 변질시키는 세태를 꼬집고 인문학이 나아가야 할 본류를 제시하는 책.
인문학을 이용하여 한간에 인기를 얻고 있는 강신주, 이지성, 공병호 등을 예로 들어 인문학을 학문 자체가 아니라 다른 무언가의 도구로 사용할 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 정리하였다.
저자는 결과적으로 인문학이 개인의 성공이나 영달을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변혁시키는 도구가 되길 바라며 책을 정리하는데, 한 때 자기개발서를 탐닉하던 독자로써 저자의 의견에 대부분 공감하나 이 글을 쓰는 도중 저자의 비평 대상인 이지성 작가가 당구 얼짱 차유람 선수와 결혼(독서 모임을 통해 만났다지?)한다는 소식을 듣고 대략 난감하였다. 정말 꿈꾸면 이루(V=RD)어지고, 고전을 탐독(리딩으로 리드하라)하니 미인을 얻은 걸까? @.@

어찌된 영문인지 네이버 책에서는 해당 책을 검색할 수 없어 별점을 못 주고 있는데, 책 내용은 매우 충실(레퍼런스를 꼼꼼히 제시)하고 문장도 읽기 쉬워 별 3개 반을 주고 싶다. 검색을 잘못해서 착오가 있었음.


싸가지 없는 진보 - 8점
강준만 지음/인물과사상사

강준만 교수는 '인물과 사상'에서 오랜동안 주필로 활동하면서 여러 정치인, 지식인에 대한 비평 - 즉, 인물비평에 대한 새 장을 연 지식인이며, 저서를 통해 비평한 김대중과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면서 킹메이커라는 별명도 얻은 저명한 저술가이다. (물론, 이번에 밀었던 안철수 후보는 후보 사퇴를 했기 때문에 보기에 따라 2전승 또는 2승 1패의 전적으로 볼 수도 있다.) 다독으로도 유명하며, '강남좌파' 등 새로운 조어(이자 저작)를 생산해 내기로도 유명하다.


그가 이번에 쓴 작품은 '싸가지 없는 진보' 라는 다소 공격적인 제목의 책이며, 책의 주제는 '진보가 집권하기 위해서는 태도가 중요하다' 는 것이다. 진보가 주제도 명확하고 옳은 말을 잘 하지만 그 말이 전달되는 순간 듣는 이의 마음을 얻지 못 하는 방식으로 (싸가지 없게) 전달되기 때문에 지지를 못 얻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논거로 그는 과거로부터는 정동영 대표 시절의 노인 폄하 발언부터 최근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김용민 PD의 욕설 방송 문제, 홍익표 의원의 귀태 발언 등을 들고 있다. 이 책이 현재(2015년 5월) 나왔다면 정청래 의원의 주승용 최고위원 '공갈' 발언까지 논거로 썼을 것이다.


이와 같은 주장에 대해 이해는 되지만, 동의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문제되는 발언의 전후를 따져서 살펴볼 때, 발언 의도는 그게 아니었지만 언론의 프레임에 갖혀 앞뒤 자르고 문제가 부각되었을 수도 있고, 실제 그런 의도를 가지고 말했을 수도 있다. 그게 듣기에 과히 좋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것도 동의한다. 하지만 본질에 대한 판단이 우선이고 그것을 포장하는 것은 후순위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인데, 이것을 대중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전제 하에 대중을 위한 언어를 가려서 쓰라는 주문은 너무 과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대중에 대해 너무 수준을 낮게 잡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당장 노무현 대통령만 해도 직설적인 화법으로 적도 많았지만 집권했으며, 반대로 문재인 대표는 후보 시절 별다른 설화 없이 대선을 치뤘음에도 근소한 표차로 지기도 했던 것이다. 정청래 의원도 이번 뿐 아니라 세월호 사태와 쌍용차 사태애서 늘 최선전에서 활동하며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최근의 전당대회에서는 일반 국민의 압도적 지지로 최고위원 2위까지 했고 말이다. 일반 대중의 수준은 이미 형식(어투, 화법)과 내용에 대한 구분, 평가를 할 수 있는 위치라는 것이다.


실상, 싸가지 없음의 실체는 어투/화법의 문제라기 보다는 지속가능한 진실성의 문제가 아닐까 한다. 유시민 작가를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실패했다고 보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는데, 직설적인 화법을 굉장히 좋아하지만 정치적으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바로 자신의 발언을 지속하여 나가지 못하고 번복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었다. 이 부분은 그가 정치적 경호 대상으로 모시던 노무현 대통령의 이전 정치 경력과도 잘 대비되는 부분이다. 노무현, 그가 누구인가? 꼬마 민주당 시절 자신의 신념을 위해 3당 합당을 반대하고 여권 일색의 부산에서 4전 5기를 실천했던 인물이 아니었던가 말이다. 최근의 강연, 저작 등에서 유 작가의 당시 심경에 대한 변론을 들어 그 결과인 정치적 행보에 대한 평가도 수정한 경우가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자신의 처지에 따라 결정을 번복한 경우(대표적으로 대구 출마) 때문에 그의 다른 선한 의지가 폄하되는 것도 사실이다.


다시 책의 내용으로 돌아와서 그렇다면 진보가 싸가지 없다는 편견을 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해서만 정리해 보고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진보가 편견을 깨려면 첫째로 교조적인 입장을 버릴 것, 둘째로 주장을 순화하여 표현할 것을 주문하는데, 이 부분은 대체로 동의한다. 더불어, 한 가지 추가하고 싶은 덕목이 있는데 옳다고 믿는 것을 대화나 타협의 미명 아래 손바닥 뒤집듯 하지 말것을 추가 주문하고 싶다. 1년이 훌쩍 지난 세월호 사건은 아직 해결의 기미도 보이지 않은 채 감감무소식이고, 정치 스캔들은 연예인의 열애설에 묻히는 것이 일상인 이 시점에 1년 전의 마음, 정치를 시작하기 전의 마음을 가지고 꾸준히 일관되게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 그런 면에서 새누리당은 분업이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도 특기이고 말이다. 야당과 대중에 대해 막말을 하는 사람 따로, 야당의 막말에 대해 비난하는 사람 따로. 자신의 전문 분야를 나누어 서로 다른 대상에게 공략하는 부분이 잘 조직되어 있는 것 같다. 이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 재능인지 빨리 버려야할 나쁜 습관인지는 본인들이 더 잘 알고 있겠지.



생각해봤어? - 6점
노회찬.유시민.진중권 지음/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정의당 평당원(이라지만 네임드인) 3명이 진행중인 팟캐스트인 "노유진의 정치카페"가 책으로 엮여져 나왔다.


매주 방송되는 "노유진의 정치카페"는 노회찬, 유시민, 진중권 세 명이 진행하는 정치분야 팟캐스트이자 시사 팟캐스트인데,

그 주의 중요 이슈를 주제로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한다. 1부는 정치 위주의 뉴스 분석, 비평이 주를 이룬다면,

2부에서는 초대 손님을 모시고 사안별 심화토크를 진행한다.

이 책은 2부에 해당하는 토크를 글로 엮었으며, 그 중 14가지 우리 사회에 화두를 던지는 내용을 추렸다.


목차를 살펴 보면,


1. 이 시대에 필요한 은총은 뭔가요교황과 미래의 지도자 

2. 전쟁 없는 70년, 끝까지 갈 수 있을까구시대적 안보의 한계 

3. 왜 우리는 작은 권력에만 분노하는가땅콩과 실세 

4. 21세기 자본은 어디로 가는가피케티와 부의 불평등 

5. 우리 이런 거 먹고 살아도 괜찮을까유전자조작과 규제개혁 

6. 그들은 왜 스스로 나쁜 놈이 되려 하는가극우와 일베 

7. 우리 모두 국민기업 지킴이가 됩시다포스트 스마트 시대와 삼성 

8. 스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 그다음은 어디핵 사고와 전기요금 

9. 북한이 무서워? 우스워?형제와 웬수 사이, 북한인권법 

10. 스무 살 넘어도 공부만 하는 인생을 언제까지시험, 학교, 교육은 어디로 

11. 두려워 말라, 검열하는 자들은 나약한 자들이다카톡과 사생활 

12. 저도 나라에서 주는 용돈 받을 수 있나요?기초연금과 의료민영화 

13. 인간이 이기적인 건 당연한 건가진화심리학과 생존 본능 

14. 1등과 꼴찌의 성적표도 바뀝니까?‘쎄’누리당과 진보정당


등 한 번쯤 고민해 봤거나, 당시 이슈가 컸던 주제를 중심으로 3명의 논객과 초대손님이 때로는 치열하게 논쟁하고 또는 냉철하게 사안을 정리한다.

특히 환경(핵사고)에 관련된 사안이라던가 사회복지(기초연금)에 관련된 사안 등은 진보 진영이기에 과감하게 주장할 수 있고,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는 내용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여러 번 보아도 유익하다.


듣는 것에서 벗어나 글로 만나도 유익한 책이다. 듣는 것과 읽는 것 모두 추천한다.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문학 패티시즘  (0) 2015.06.29
이해가 되는, 동의할 수 없는 - 싸가지 없는 진보를 읽고  (0) 2015.05.18
장하준의 shall we?  (0) 2015.03.30
생존체력  (0) 2015.03.30
리뷰의 기술  (0) 2015.02.0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