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래프트 : 듀로탄 - 8점
크리스티 골든 지음, 유미지 옮김/제우미디어



- 영화 <워크래프트 - 전쟁의 서막> 관람 전 의무감으로 읽기 시작했다. WoW 초창기 3-4년동안 충실했던 호드 유저로써 (40인 공대원이기도 하였다!) 반드시 완수 해야 하는 의무감이 있었다.

- 이미 전작 <호드의 탄생>을 봤지만, 약간 설정이 바뀌는 부분도 있어 영화 보기 전 알아두어야 이해도 빠르고, 아는 체(?)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가장 큰 부분은 오그림이 서리늑대 부족이라는 점(전작에서는 검은바위 부족, 게임에서는 헬스크림 부족으로 나오기도 함 ㅡ.ㅡ)과 드렉타르가 사라졌다는 점(영화)인데, 오그림이야 어느 종족으로 나오든 향후 스랄과의 조우가 자연스러운 반면, 드렉타르가 없는 점은 이야기 전개에 영향을 어느 정도는 미칠 것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 물론 영화 후속편이 성곡적으로 제작될 때의 얘기겠지만. ㅡㅡ

- 아무튼 영화적 흐름에 따라 설졍 변경이 이루어진 것인지 이유가 약간 모호하다. 차라리 코믹스 기반의 영화들처럼 [시네마 유니버스] 형식으로 아예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 냈다면 어땠을지..


- 확실히 10년 이상 이야기를 이끌어 온 원작의 힘 - 게임의 스토리 답게 사소한 동식물, 배경 하나에도 신경을 쓴 느낌이 난다. (정작 중요한 인물/설정 등은 바꾸었으면서 ㅡㅡ)

- 듀로탄과 그의 부족이 호드에 합류하게 되는 과정도 이전의 소설보다는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 같은데, 올드팬의 편협한 시각일지도 모르겠다.

- 이전의 소설은 너무 넓은 범위의 시간을 한편으로 커버하다 보니 세밀한 묘사가 보족했던 데 비해, 드라카의 과거라던가, 가로나의 등장 등 인물의 등장과 그에 따른 묘사가 자세한 점은 이번 소설의 큰 장점이라 하겠다.


- 영화 <워크래프트 - 전쟁의 서막>을 보고나서의 감상이 어쩔 수 없이 많이 섞였는데, 영화보다는 그래도 프리퀄인 소설이 차라리 낫다는 생각이다.

- 영화에서 인상깊었던 장면은 호드 야영지에 세워진 [watch tower]를 영화판으로 봤다는 점이다. [워크래프트 2]의 건물을 영화에서 보니 추억은 새록새록이지만, 전체적으로 전투도 밋밋하고 인물간의 드라마도 B급 수준이었다. ㅡㅡ


- <워크래프트 - 전쟁의 서막>이 소설로 나온다니 차라리 그걸로 부족한 영화의 표현력을 메꾸어야 겠다. <워크래프트 - 듀로탄>의 최종 평가는 그때로 미루어야 겠다.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 8점
히노 에이타로 지음, 이소담 옮김, 양경수 그림/오우아


제목과 표지부터 도발적인 "아, 보람따위 됐으니 야근 수당이나 주세요."란 책의 후기이다.


<내용 및 감상>

- 한 눈에 봐도 도발적이고 사이다 같은 시원한 주장이 담겼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 공식적인 자리에서 쉽게 꺼내지 못하는 주제를 책에서 대신 얘기해 준다는 느낌
- 특히 원작이 출판된 일본식 문화에서는 더 어려웠을 것
  - 근래에 국내에는 "대나무숲"이나 "BLIND"같은 익명 게시판을 통해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는 중
  - 하지만, 익명 게시판의 활성화가 실제 제도화되기 위해서는 무단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
- '사축', '과잉 서비스', '서비스 야근', '의리 야근' 등 직장인의 현실을 풍자한 조어(일본식?)가 등장
- 내용도 독특하고 삽화나 말풍선도 신선. 촌철살인
- 중간관리자로써 팀원들을 '경영자 마인드'로 대한 것에 대한 회고
- 야근 강요와 유급 휴가 사용 어려움이 책에서 주장하는 불만의 큰 부분 차지
- 가격 상응의 사고방식을 주장
  - 일을 수행(고행)으로 받아들이는 방식 배격
  - "내가 받는 서비스는 당연히 내가 낸 돈 만큼" 패스트푸드점에서 일급 레스토랑의 서비스를 기대하면 안 되는 이유
  -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당연히 내가 받는 돈 만큼" 의 사고로도 이어짐
- '과로사', '과로자살'에 대한 법인의 처벌이 '살인'에 대한 개인의 처벌과 다른 이유는 생각해 볼만한 부분
- 회사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몇 가지 조언을 하고 있는데, 비현실적이기도 함
  - 맞벌이 유지나 월세 주거 등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음. 비상시의 회피 수단.
- 개인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해동해야 하는가? or 개인의 발전과 회사의 이익을 함께 도모할 방법에 대한 고찰은 부족, 개인의 권리 회복 및 피해 방지에 주초점
- 지속가능경영(노동자 버전)을 함께 고민했으면.

<결론>

- 자신의 가치관에 솔직해지자.
- 나 자신을 위해 살자.
- 다양성을 존중하자. 다른 동료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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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 8점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알에이치코리아(RHK)

표지에서 보듯 국내에서는 맷 데이먼 주연으로 영화화되어 더 유명해진 SF 소설인 '마션'이다.


화성 탐사 우주인의 '낙오'와 화성에서 '혼자 살아남기'를 주제로 한 SF 소설인데, 작가가 현직 게임 개발자여서 더 특이했던 소설이었다.
작가는 직장 생활 틈틈이 자신의 블로그에 '마션'을 연재하였는데, 독자의 호응이 생각보다 커 출판을 겸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의 이력(현직 개발자, 속칭 공돌이)이 말해주듯, 개연성이 떨어지는 소재가 아니라 근미래에 충분히 일어날 만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소설을 썼기 때문에 현실감이 두드러진다. 작품이 전개되는 방식이나 에피소드 등도 충분한 자료 조사와 논거로 무장한 느낌이 든다.

사실 소재는 현실감이 있지만 신선도는 떨어진다. 과거에 유사한 소재가 얼마나 많았던가? 대표적으로 무인도에서 '로빈슨 크루소'가 있고, 같은 무인도 배경에서 배구공 친구 '윌슨'과 함께 한 '캐스트 어웨이'도 있다. 말하지면 '마션'은 '21세기 로빈슨 크루소'이자, '유니버셜 캐스트 어웨이' 랄까?
어쨋든 유사 소재를 이렇게 잘 풀어내기도 쉽지 않은 일이니, 작가의 필력에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또한 번역의 질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평가이지만 번역 역시 참 잘 되었다는 느낌이다. 
첫 문장. '나는 X됐다.' 원문을 안 봐서 모르겠지만, 소설 (대중 소설)의 첫 문장을 저렇게 비속어로 시작해도 되나 싶은데, 어쨌든 그 문장이 소설의 전체 분위기를 좌우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영화 얘기도 잠깐 하고 싶은데, '마션'의 주인공이 맷 데이먼인 것은 참 잘 된 캐스팅이라는 생각이 든다. 항간엔 맷 데이먼을 '생환 전문 배우'라고도 하는 모양인데-그도 그럴 것이 '라이언 일병 구하기' 부터 '인터스텔라'에 이어 '마션'까지 멧 데이먼 한 명을 구출하기 위해 미국이 쓴 돈이 수 조 달러라는 우으갯소리도 있다.- 그만큼 일종의 모노드라마에 특화된 연기력을 가진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러고 보면, 본 시리즈도 1인 영화라 할만큼 주인공의 활약이 중요시되는 영화고 배우의 필모그래피 대부분이 그런 것 같다.

아무튼 좋은 소설과 소설 원작 영화가 동시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데, 근래에 둘 다 성공한 작품을 보게 되어 반가웠다. (물론 국내 출판 시장이 침체기라 국내 소설 흥행은 물음표이긴 하지만.) 곧 화성에 유인우주선이 갈꺼라는데, '마션'같이 낙오되는 우주인은 없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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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식객 - 8점
SBS 스페셜 방랑식객 제작팀 지음/문학동네


- 자연요리연구가인 산당 임지호 셰프의 자연식 요리를 소개하는 책.

- SBS의 다큐멘터리 방영분을 글로 펴낸 것
- 요리연구가의 책이므로 요리책인가 하면, 방랑을 주제로 한 기행문 같고, 따로는 민간의학에 관한 지식 때문에 민간의학서같으면서도 임지호 개인의 자서전 느낌.
- 산과 들로 섬으로 발걸음 닫는대로 옮기며 지역의 재료와 지역민의 사연을 담는 요리를 보여줌
- 이끼며 갯벌진흙 등 평소에 요리재료라 생각지 못했던 것들도 음식의 재료로 쓰여, 파격적이면서도 자연친화적인 요리를 만들어 냄.
- 요리는 죽어도 못 따라 하겠지만, 그 안에 든 사연 요리를 대하는 태도 등은 술술 잘 넘어감.
- 기회가 될 때, 꼭 그의 식당으로 가서 음식을 맛 보았으면 싶다.


그림의 힘 2 - 8점
김선현 지음/8.0(에이트 포인트)

- 미술치료가, 미술심리치료사.

- 쌍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등 심리치료가 필요한 부분에 미술을 이용한 심리치료로 재능을 잘 활용한 사람으로 기억된다.

- 더민주에서 여성 영입 1호로 들어왔다가 사퇴 1호로 기록된 사람이기도 하다.

- 명화를 통해 여러 상황에서 필요한 심리적 안정감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상황을 헤쳐나갈 동기를 부여하기도 한다.

- 그림의 힘 1권의 성공에 힘입어 2권을 발간

- 1권은 주제가 다양한 데 비해 2권은 '시험'이라는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그림을 소개하고 있다.

- '집중', '순발력', '휴식', '권태', '일탈' 등 다양한 시험 연관어에 맞는 그림을 제시

- 그림을 넘겨가며 마음에 드는 그림에 멈춰서 충분히 감상하고 설명도 읽을 것을 추천




http://www.wga.hu/html_m/s/steer/beach.html


- 이 그림은 <young woman at the beach>라는 제목의 그림으로 '필립 윌슨 스티어'의 1888년작이며, 오르셰 미술관에 소장된 그림이라고 한다.

- 구도 등이 최근의 사진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느낌으로 이러한 '촌스럽지 않음'이 명화의 힘이 아닐까 싶다.

- 저자의 설명대로 '회려한 일탈'에 마음이 간다.

- 일이 힘들지만 멋지게 마무리하고 성공한 후의 일탈을 잘 표현한 것 같다.

- 옆에 두고 가끔씩 보면서 마음을 다스리면 좋겠다. 

읽고 있는 책>

- 그림의 힘 I, II

- 방랑식객

- 글자전쟁

-  실무로 배우는 시스템 성능 최적화

- 시스템 성능 분석과 최적화

- 네트워킹과 웹 성능 최적화 기법

- C.S. 루이스와 점심을 먹는다면

-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


읽은 책>


- 每日(매일)달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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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드 THAAD - 6점
김진명 지음/새움


THAAD - 한다 안 한다, 해야 된다 하지 말아야 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 무기에 대해 2016년 초 정부는 전격적인 도입을 천명하였다. 북한의 핵실험에 이은 로켓 발사에 따른 조치라고 하지만, 개성 공단 폐쇄와 더불어 신중히 처리했어야 할 사안을 너무 전격적으로 발표한데 따른 후폭풍이 불고 있는 시점이다. (심지어는 미국-중국간 대화를 통해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THAAD 도입이 없던 얘기가 될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

이러한 시사성 높은 소재를 다룬 소설이 있어서 지난 주말 동안 읽어 보았다. 


김진명 작가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유명작을 많이 쓴 인기 소설가이다. 그는 특히 역사 소설과 현대 시사를 소재로 다룬 경우가 많은데, 이번 소설도 THAAD 한반도 배치가 1차 이슈화되는 2014년도에 출간하였다가 근래에 2차 이슈가 되면서 재조명되고 있다.


그의 소설 대부분이 그러하듯 팩트 위에 약간의 음모론과 스릴러적 요소, 그의 국수적인 시각을 섞어 극의 긴장감을 주며 주인공이 거대한 집단과 1:1의 사투를 벌이며 정의를 추구한다는 영웅담이 줄거리로 짜여져 있다.


글은 매우 쉽게 쓰여지고 읽기 좋도록 호흡도 적당히 끊어져 있어, 단숨에 읽기에 좋은 책이다. 한창 뜨거운 현안을 다루기 때문에 몰입도도 좋은 편이다. 다만, 거기에 섞인 약간의 음모론과 국수적인 시각은 동의하기 힘든 부분이 많고 매우 위험한 생각도 내포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평가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후 계속되는 중.)

또한, 팩션의 측면에서 보자면 일어날 법한 개연성 있는 사건의 연속이라기 보다는 우연적이거나 운명적인 만남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등 완성도가 떨어지는 면도 없지 않았다. (무일푼, 무능력의 변호사가 미국에서 FBI에 준하는 수사 능력을 발휘한다던가, 사건이 막다른 길에 이를 때 마다 숨은 조력자가 나타난다던가.)


어쨌든 무거운 현안을 제 3의 시선으로 바라볼 기회를 제공하는 측면에서 소설이 가지는 순기능을 잘 활용한 작품으로 한번쯤은 읽어볼 만하고 생각한다. 단, 지금 읽지 않으면 나중에는 재미가 급격히 떨어지는 신선도에 매우 민감한 소설로 판단된다.

이철희의 정치 썰전 - 8점
이철희 지음/인물과사상사


정치평론가 이철희.


주로 야당색인 팟캐스트에서 - 물론 그것도 좋아하지만, 균형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정치평론가로써 자신의 이름을 딴 프로그램이었던 '이철희의 이쑤시개'의 진행자이자 TBS(교통방송)의 저녁 방송 진행자, 최근에는 JTBC의 시사 예능 '설전'에서도 발군의 시사평론을 통해 프로그램 인지도를 높이는데 기여했던 사람이다.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이자 현재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사이자, 비대위원이자 뉴파티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하다.


이 책은 JTBC의 출연 프로그램과 이름이 비슷해 제목만 보아서는 해당 프로그램의 텍스트화가 아닐까 했지만, 실은 프레시안, 미디어오늘, 민주사회연구원 등 여러 지상매체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이다. 특히 프레시안에 정기적으로 기고한 글이 대부분으로 주로 야당(그 중에서도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으로 개명했지만 책이 나오던 시점에서는 새정연)에 대한 비판과 대안 제시에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여러 매체에 기고한 글을 모으다 보니 비슷한 시사에 대한 논평도 있고, 대안제시에 있어서도 중복된 의견이 보이지만, 책을 읽는데 큰 결함은 아니고 주요한 메세지를 여러 번 반복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어 보인다.


책은 세 부분으로 나위어져


1. 왜 정치는 우리 삶을 바꾸지 못하는가?

2. 누가 우리 정치를 죽이는가?

3. 정치가 바뀌어야 삶이 달라진다.


로 구분하고 있지만, 다루는 사안을 기준으로는


1. 여야 공통의 선거 관련 이슈인, 국회의원 정수 문제, 오픈 프라이머리, 개헌, 2016년 총선 등을 다루고 있고,

2. 대통령의 정치력과 통치력의 불균형 문제와 인사 문제, 허울뿐인 국무총리제의 대안으로써의 책임총리제 등 여당에 관한 내용을 다루나 분량이 많지는 않고,

3. 야당에 해당하는 이전 선거 패배의 원인 분석, 새정연 내부의 분권, 패권주의 문제, 대안이 제시되지 않는 이유(리더십 부족과 전략 부재)를 설명/주장하고 있다.


이 중, 특히 관심이 가는 부분은 제 3장 야당에 관한 주요 의제와 논평인데 이 책을 읽는 중간에 이철희 소장의 더민주 입당 소식이 들려와서 이기도 하지만, 야당에 부족한 뭔가를 해결해 줄수 있다는 희망을 보기도 했기 때문이다.


야당의 무기력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며, 수권 정당으로써의 기능을 상실한 점은 누구나 알고 있는 현실이다. 이 현실의 원인으로 저자는 정당(정치)의 훼손 나아가 파괴를 짚고 있다. 즉, 정당 정치의 복원이 현재 고착화된 야당의 무기력과 무능에 대한 실마리라 보는 것이다. 물론 현재의 야당이 스스로 이러한 동력을 일으키기 쉽지 않기 때문에 지금은 분당한 안철수 의원을 통한 내부 정화 내지는 혁신을 주문하기도 하였다. 무엇보다도 새정연에 만연했던 계파와 패권을 혁파하기 위해서는 당이 창조적 파괴의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는 점도 주장한다.


그는 더민주의 만년패배의 원인을 두 가지로 요약한다. 하나는 리더십의 결여요, 다른 하나는 전략의 부재다.


민주적인 집단에도 리더십은 필요하다. 정당 특히, 만년 야당인 더민주에서는 패배가 곧 리더십의 부정으로 이어져 왔기 때문에 기한과 권한을 부여하는 리더십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파한다. 하지만, 제도적 장치적으로 리더십을 지원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리더십은 리더에 의해서 갖추어져야 하기 마련이고 여기에는 필연적으로 리더의 카리스마가 필요하다. (카리스마가 제왕적/독단적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해 리더십을 보완할 민주적 수단-토론과 수렴 등 절차-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또한, 리더십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룰을 따르는 대중(당에서는 당원)이 필수적이다. 이 부분이 민주정부 10년의 후반부에 사라졌기 때문에 당에서는 당원을 길러내는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확고한 리더십 아래 정책 과제에서 선점할 이슈를 찾으면 승리하는 정당이 되는데, 상대의 언어로 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언어로 말하고 주장하는 등, 갈등의 재정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 때,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야당의 전략 부재는 이제껏 치뤄왔던 선거에서 연일 패배하고 이슈에서 야당이 줄곧 끌려가는 모습으로 대변된다 하겠다. 이에 관한 내용은 책의 설명을 옮겨 싣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잘 알고 있는 내용이 아닐까? 이에 대한 대안 제시는 말할 것도 없다.

그래도 주요한 몇 가지 이슈만 소개하면, 야당은 안보 아젠다를 복지 등 다른 이슈로 대치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고, 유능한 대안 정당의 모습(반대를 위한 반대 말고)을 보일 것 등이다.


그런데, 이 책을 쓰던 시점의 이철희 소장은 정치평론가 내지는 정치학자이긴 하였으나 현실 정치에 발들여 놓은 정치가는 아니었던 까닭에 정치가가 입바른 소리로라도 내놓았어야 할 사람의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 즉, 정책적 중요성은 무엇보다 강조하나 모든 사안의 근본인 사람의 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무상급식으로 대표되는 복지 아젠다가 천안함 사태로 대표되는 안보 이슈를 눌렀던 2010년 지방선거를 예로 들면서 복지 아젠다에 집중해야 한다고는 하는데, 복지 문제가 안보 문제에 앞서 어떠한 구성원의 현실과 요구에 따른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보 문제에 있어 억울하게 희생된 우리 장병에 대한 문제는 어찌해야 하는지 언급이 전혀 없다. 자칫 차도남의 이미지만 가진 나(또는 우리)와 전혀 관계없는 인물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나만의 기우일까?


정치학자 또는 평론가는 이책을 쓰는 시점까지만 할 일이다. 이제부터는 정치인의 입장으로 이 책의 개정판이 나오길 기대한다. 그의 미래가 이해찬과 같은 전략가일지 노무현과 같은 정치가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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