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로 인프라 관리하기 - 8점
키프 모리스 지음, 강재준 옮김/한빛미디어
도서 상세 정보 - 한빛미디어

최근 몇년간 IT업계의 화두이자 관심사 중 하나로 '클라우드'와 '가상화'를 꼽는 사람은 나 뿐만은 아닐 것이다. 아마존이나 구글의 사업 영역을 예로 들자면, 아마존은 이미 자사의 웹서비스의 유휴 자원을 AWS라는 플랫폼으로 만들어 판매한지 오래이고, 구글도 자사의 플랫폼을 가상화 서버로 관리하여, 다양한 사내 요구(연구, 개발, 서비스 등)를 충족하는 한편 직접 클라우드 판매를 하는 데에도 나서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국내의 유력한 B2C 업계나 B2B 업계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어서, 업계의 인프라 엔지니어들은 대중화된 서비스를 이용하거나(AWS, Azure 등) 자사에 직접 구축(openstack, VMWare vCenter 등)하기도 한다.


또한, 5-6여년 전부터 입에 오르내리는 'DevOps' 라는 용어와 최근에 회자되는 'fullstack 개발자' 는 운영자와 개발자간 경계를 넘어 서로의 고유한 업무를 흐리게 하는 데까지 이르고 있다.


이번에 읽게된 '코드로 인프라 관리하기(Infrastructure as Code)'는 위에서 언급한 '클라우드'와 '가상화' 시대에 인프라 엔지니어로써 'DevOps'가 되는데 필요한 인프라 관리 '자동화'를 깊게 다루는 전문서적이다.


사실 이 책을 리뷰하는 나는 하드웨어에 탑재되는 펌웨어를 개발하는 '개발자'로 '인프라 엔지니어'의 세계에 초보라 책의 내용이 아주 깊게 이해되지는 않았다. 즉 'DevOps'를 지향하기 보다는 'fullstack' 개발자를 지향하는 측인데, 어쨋든 이 책이 개별 플랫폼이나 코드를 소개하기 보다는 인프라 자동화를 위한 '원칙', '패턴', '관례', '지침' 등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나 같은 초보자가 시작하기에도 무난하다. 다만, 인프라를 자동화하는 전문적인 방법을 다루는 책의 후반부는 전반부에 비해 난이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책은 총 3부로 나뉘어져 1부에서는 가상화 확산 등 현재 인프라 관리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동적 인프라 플랫폼', '인프라 정의 도구', '서버 구성 도구'를 각각 나누어 설명하고 이를 사용하는 '활용예'를 설명하고 있다. 일종의 '개론' 또는 '총론'인 셈.

2부에서는 실제 '코드로써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패턴을 설명하고 있는데, '안티패턴'을 함께 소개해서 셜명해서 좋은 예와 나쁜 예를 비교하며 볼 수 있게 되어 유용하다. 

마지막 3부에서는 품질(10장)과 자동 test(11장), CI(12장) 등 개발의 여러 단계를 차용하여 코드로써의 인프라를 설명한다. 13-14장은 코드로써의 인프라를 대하는 엔지니어의 자세를 안내하고 15장에서는 조직 측면에서 코드로써의 인프라를 설명한다.


핵심 주제로 '자동화'를 기반에 두고 있는데, '코드로써의 인프라'가 인프라 관리/운영을 '코드'같이 작성하고 실행하며, 업데이트 하는 방식을 의미하니 각 부분에 '자동화'하지 않은 툴이나 외부 접근이 어려운 플랫폼은 피하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GUI'보다 'CLI'를 선호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이 책은 인프라 관리자로 오랜동안 일한 필자가 쓰고, 역시 오랜동안 현업에서 근무한 역자가 번역했다. 용어의 선택에 약간의 어색함 - 예를 들면, 곳곳에 '팀은', '팀이' 등의 표현이 있는데, 그냥 '팀'이 아니라 역할이 드러나도록 개발팀, 인프라팀 등으로 표현하거나 '조직'으로 바꿔 썼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각주와 역주를 섞거나 참조URL을 본문에서 현지화(연결이 가능한 경우 en -> ko로 변경)하는 등 일관성이 떨어져 원문과 비교시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역자의 경력과 번역품질을 볼 때 굳이 원서를 사서 비교해 볼 필요까진 없지 않겠나 생각한다.


'클라우드'와 '가상화' 뿐 아니라 '인공지능' 등 기존의 방식으로는 효율이 떨어지거나 어려운 업무가 늘고 있다. 책 '코드로 인프라 관리하기'는 기존의 방식을 탈피하여 일을 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는 좋은 책이라고 본다.

북유럽 비즈니스 산책 - 8점
하수정 지음/한빛비즈

 북유럽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복지', '선진국', '투명성', '추위' 또 뭐가 있을까?

북유럽을 얘기하면서 '비즈니스' 얘기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제 영역은 서방 국가 중에서도 미국이나 영국 같은 나라의 주무기가 아닌가? 그런데, 북유럽이 잘 산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북유럽이 잘 살게 만든 비즈니스 얘긴 잘 들어보지 못 한 것 같다.

 이번에 북유럽 중에서도 스칸디나비아 반도 주변에 위치한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또 아이슬란드를 소개한 책이 있어 좋은 기회에 읽어 보았다.


 저자는 하수정 씨이다.

 [한겨레]의 북유럽 통신원 이력이 말해주듯 북유럽의 사정을 생활 밀착 형으로 잘 소개하고 있다그러고 보니 신문지 상에서 이름을 가끔 본 듯 하다.


 작가의 취재원이 다양하고, 때로 거물 급의 인터뷰도 포함하고 있어 글에 무게감이 더해지는 듯 하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듯 '빌 브라이슨' 류의 기행문 형식과 위트를 섞은 서술을 지향한다고 했는데, 책 읽는 내내 북유럽의 어느 도시를 여행 (site-seeing 형태의 훓어 보는 여행이라기 보다는 그 생활을 직접 체험해 보는 형태의 여행)하는 느낌이 들어 친숙했지만, 위트가 과해 혼자만의 독백 느낌이 나는 부분도 있어 조금씩 어색했다.


 책은 전문 여행 책자 못지 않게 천연 색의 올 컬러 판이다. 특히, 한 장 걸러 한 장 씩 북유럽의 여러 모습이 사진으로 들어 있어 책의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책의 여러 부제가 인상적인 점도 좋다.


  '경쟁하지 않는 비즈니스를 만나다.'

  '가치관이 비즈니스가 되는 사회'


 각 부제가 북유럽의 첫 인상을 한 문장으로 잘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한 문장으로 잘 표현되는 무언가는 일단 흡인력이 있다고 본다.


 내지 첫 장에는 '하나의 도시는 하나의 기업이다' 란 '시리즈 캐치 프레이즈'가 있는데, 시리즈의 다른 책들이 '런던', '뉴욕', '상하이', '도쿄' 등 선진국의 주요 도시를 제목으로 하기 때문인 듯 하다. (물론 그 중에는 '이스라엘' 같이 국가 명이 제목인 경우도 있다.)

이 책이 '북유럽'을 묶어 설명했다고 하여 개별 국가의 중요도나 의미가 미미하거나 한 건 아니다. 단지 북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비슷한 가치관 하에 경제 정책, 복지 정책 등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비슷한 나라를 묶어 한번에 소개하니 장점도 있지만, 모든 북유럽 국가가 완전히 동일한 것은 아니어서, 여기 저기 소개되는 나라 별 정책이나 문화 등이 어느 나라의 것인지 머리에 정리되지 않고 겉도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이 책은 엄밀히 말해 경제 서적으로 분류될 만한 책은 아니다. 북유럽의 경제, 문화, 자연,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몇 군데는 기행문 같고, 몇 군데는 에세이 같은 다양한 장르가 섞인 책이라고 생각한다.

'비즈니스 산책' 이라 제목 붙였지만, 전통적인 기업 경영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경제 활동 등 모든 '비즈니스'를 다루는 것도 특징이라 할 만 하다.


 책은 크게 3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다.

1-3 장은 각각 기업관, 복지 정책, 남녀 평등과 고용 정책 등 거시적 관점의 비즈니스 영역을 설명한다면, 4-7 장에서는 음식, 자연 환경, 문화, 패션 등 생활 영역의 소개가 주된 주제이다. 8 장에서는 북유럽 각국의 간단한 소개와 가치관을 설명한다.

특히, 4-7장 생활/문화 영역에서는 저자가 현지에서 생활하며 체험한 소재를 적절히 활용하여 현장감과 이해도를 높인다.


 각 장이 독립적인 주제를 다룸과 동시에 다음 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점도 특징이다. 예를 들어 1 장에서 기업 활동을 소개하는 말미에 기업의 법인세를 언급하고, 자연스럽게 2 장의 조세 정책과 북유럽 복지관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며, 복지 정책의 연속성을 위한 버팀목인 '세금'의 안정적인 징수를 위해 3 장에서 남녀의 '고용 평등'을 이야기하는 식으로 글이 계속 이어진다. 따라서, 내용의 끊어짐 없이 책을 계속 읽을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다.


 '경쟁하지 않고 함께 잘 살자'는 북유럽 국가 전반의 공통적인 가치관과 문화가 '지속 가능 발전' 이라는 경쟁사회에서 거의 잊혀진 담론을 이끌어 낸 것이 아닐까 싶다. 한국에서는 이 말이 3, 4년 전에 유행하다가 말 그대로 '유행처럼 사라져' 버렸다.


 한국에서 기업 및 정부의 '투명성'과 남녀/고용 '평등'과 개인의 '합리'적인 사고와 '일을 잊은 휴가'와 '개인의 행복이 곧 사회의 안정'으로 이어진다는 '믿음'은 언제쯤 도달 가능한 목표가 될까? 이 모든 이야기가 나의 조국 대한민국에서는 신기루와 같다고 느껴지는 요즘, 더더욱 북유럽의 나라들이 부러워진다. (부러우면 지는 건데... ㅡㅡ)


 물론 추위와 맛없다는 '감초 사탕'(나중에는 그것만 생각난다 지만)은 안 부럽다!

우리는 왜 구글에 돈을 벌어주기만 할까 - 8점
안현효 지음/위고웍스


< 책 내용 이외의 것 >

- 4700원 커피 한 잔 값.

- 200자 원고지 약 250매, A4 20장 분량. 책 자체 페이지로도 100여장을 남짓.
- 그림, 삽화가 없음은 물론이고 표지도 갱지이며, 제목과 서지 정보는 스티커 한 장으로 해결.
- 책 제작자의 의도가 신선하여 책 내용과 무관하게 구매하였다.
- 유명 저자와 섹시한 제목, 자극적인 카피를 지양하고, 내용으로 승부해 보겠다는 책 이란다.
- 책 다움을 위한 책, 위에서 설명한 모든 특징이 현대 출판물의 전형과는 전혀 달라 더 특이해 보이는 책이다.
- 책을 배송받고 첫 인상은 표지의 두께 때문인지 제목 인쇄 품질 때문인지 겉포장이 비닐로 한 겹 쌓여 있었고,
- 좀 읽다 보니 땀 때문에 책장이 땀에 변형되는 단점이 있었다.
- 원작자와의 인터뷰, 저자의 논문 등을 통해 편집자가 간결하게 쓴 형태로 각각 저자와 편집자가 아닌 '컨텐츠 공급자'와 '컨텐츠 가공자'로 불러달라고 한다.
- 이 책 외에도 3권의 책이 더 출판되었는데, 일종의 시리즈인 셈. 시리즈 명에 '프로젝트'가 들어가는 이유는 독자의 반응에 따라 계속 이어질 수도 중단될 수도 있기 때문인 것 같다.
- '읽고 버려도 되는 책' 컨셉이 소장 취미인 나에겐 맞지 않지만, 실험적으로는 신선.
- 책의 내용은 간결하지만, 주제와 깊이는 간결하지 않고, 좀 살펴야 되는 부분이 많고 따라서, 책의 내용만으로 따로 후기를 추가 예정.

< 책 내용 >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정부 주도의 복지 정책(복지 자본주의)을 시행하는데, 일자리 자체가 줄어드는 현상은 복지정책으로는 해소하기 어렵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주요이유로 자동화, 분업화를 들고 있는데 이 현상이 지식정보기업의 출현으로 가속화된다. 
현대 사회의 양극화, 특히 지식정보산업의 성공과 일자리 부족 사이의 양극화를 전통적인 경제학 관점에서 풀어보고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이 책의 주제(또는 주장)이다.

고전 경제학 관점에서 양극화 문제는 "가격의 적정성, 분배의 적절성" 등을 살펴봄으로써 접근 가능하다고 한다.
그 전에 고전 경제학 관점에서 자본주의의 핵심이며 생산의 3요소인 "자본", "토지", "노동"을 각각 설명한다.

1. 화폐(자본} : 단순히 재화 교환의 대체품일 뿐 아니라 화폐 자체가 거래품목이 되었다고 주장 (시장에서 물건과 교환됨)
2. 노동력 : "노동'과의 차이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중세 소작농의 예를 들어, '노동'은 스스로의 판단과 책임이 따르는 반면, '노동력'은 그 자체로 재화의 성격으로 나의 시간을 자본가에게 파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보며, 자력 판단이 존재하지 않고, 책임 및 이익의 분배도 없다는 특징을 제시하고 있다.
3. 토지 : 지대를 만들어 내며, 유한한 자원을 이용하는 일종의 불로소득이라고 본다. 

자본가와 지주의 차이점도 제시하는데, '이윤'과 '지대'의 차이점으로도 볼 수 있으며 공급의 희소성이 지대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한다. 지대는 현대에 와서는 임대료, 월세 등으로 발전하기도 하였고, 현대 경제학에서는 '공급의 희소성'이 있는 모든 것을 지대라고 부른다고 한다. 예를 들면 '야구선수' 나 '의사', '변호사' 등도 공급의 희소성에 따르면 그 이익이 지대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대는 특징적으로 불로소득의 성격이 크며 '차액지대'와 같이 브슷한 희소성에도 수익의 차이가 발생하는 특징이 있는데, 지대가 공급의 희소성을 무기로 가격을 무제한적으로ㅗ 편취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전경제학과 현대경제학 모두 현상을 무시 또는 해법을 외면하여 문제를 키웠다고 한다.

노동은 숙련도(시간)가 높아지면 수익이 증가하고 자본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익이 수렴 또는 감소하는 반면, 차액지대는 유지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 양극화의 주요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특수한 차액지대' 즉, 지식정보기업의 이익에 초점을 맞춘다.
지식정보기업은 원래 가격이 매겨지지 않았던 '지식', '정보'에 돈을 붙여 팔기 시작했다. 지식, 정보의 원천은 '최종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일 가능성이 높은 일반인들이 하지만, 이를 토대로 발생한 이득은 지식정보기업이 가져간다는 점에서 지주가 '차액지대'를 챙기는 점과 유사하다고 보는 것이다. 
여기서 약간 논리의 비약이 있지만 각 기업이 성공에 '소비자'의 지식, 정보가 토대가 된 건 사실이므로 얼토당토 않은 주장은 아니라 생각된다. 더구나 지식정보기업의 발전은 생산성 향상 및 비용 감소, 결과적으로 노동력 감소를 초래하므로 그 책임이 크다고 하겠다.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른 노동시장 변화를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다.

또한, 지식정보기업의 '토지'인 '정보재'는 무제한 복제를 통한 공급이 가능하여, 기존 차액지대보다 더 큰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가능해 진다. 저자는 '정보재'의 이익을 최종생산자인 지식정보기업이 독점하는 것이 정당한가? 하는 의문을 던지는 것이다.

한편, 현대 사회에서 복지를 강화함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자체가 줄어 복지가 무력화되는 이 시기가 자본주의의 새로운 변혁기가 아닐까 하고 문제를 재기한다. 현대 복지국가들이 기존 복지 정책에서 벗어나 기본 소득 등 새로운 형태의 복지 정책을 고민하고 있는 것도 결국 자본주의의 기준이 변화하기 때문은 아닐까 하고 의문을 가지는 것이다. 

이 현상을 해석하기 위해 '인지 자본주의'를 소개한다. 책의 성격 상 주제에 연관이 있더라도 내용이 심오하고 복잡하거나 주제와 벗어난 내용이라면 과감히 주제와 연관된 부분만 부각하여 소개하고 마는데, 이에 따르면 '인지 자본주의'는 '정보재'를 생산의 요소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본다. 앞서 얘기한 기본 소득이 기존 경제 관점에서 배척되거나 의심을 사는 이유가 '기본소득'이 '놀고 먹는 사람'을 양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인지 자본주의'의 중요한 생산 요소인 '정보재'는 노는 것에서 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패러다임을 바꾸면 기본소득으로 놀고 먹는 것이 현 관점과 같이 나쁜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빌 게이츠나 마크 주커버그가 직접 재단을 만들어 자신들이 번 이익을 사회에 공헌하는 것도 가치있고 필요한 일이지만, '인지 자본주의'하의 '정보재'에 대한 지대를 '생산자' 모두가 공유함으로써(세금을 걷어 기본 소득 등으로 분배) '분배의 적정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결론으로 책을 맺는다.

< 느낀 점 >

- '고전 경제학'으로 출발해 '인지 자본주의'까지 어려운 내용을 비유를 들어 쉽고 간결(무려 120페이지 안에!)하게 설명한 점이 이 책의 특징이자 장점.
- 특히, 고전 경제학의 관점에서 '지대'의 문제점을 간격하게 설명한 부분은 책의 주제를 떠나 매우 인상적이었다.
- 한국적 젠트리피케이션(연남동과 상수동을 보라!)의 폐혜를 지켜보고, 스타벅스 커피값의 대부분이 건물 임대료라는 신문 기사를 보면서 '지대'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과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은 명확하다.
- 논란의 여지가 많은 주장이지만, 단순히 설익은 주장으로 치부하기 보다는 논의의 시작점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대선이 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룰도 없으면서 기업간 자율 경쟁에 맡겨야 한다거나 출발점이 같으면 최종 결과에 무조건 승복해야 한다는 기득권 우위의 경제관으로는 '양극화'를 극복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 후기 >

- 독서 후기 쓰기가 한결 쉽고 내용도 많이 불었는데, 책 분량 때문인지 애초에 불필요한 수식어구가 배제되고 요약되었기 때문인것 같다.
- 비유와 달리 미사여구는 읽을 때는 글이 풍성하다는 느낌을 받더라도 남는 것이 별로 없는 경우가 많다.
- 문학 작품과 달리 실용서나 학술서적 등은 이렇게 간결하게 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하버드 재무제표 수업 - 6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지음, 백승우 옮김/이레미디어


- 부제, 20분만에 끝내는 재무제표 보는 법

- 제목과 같이 3대 재무제표에 대한 소개는 20만안에 끝날 정도로 심플하다.

- 지난 번 봤던 홍대리 시리즈(2016/09/29 - [분류 전체보기] - 회계 천재가 된 홍대리 1)는 소설형태의 가벼운 도입이 장점이었다면 이 책은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설명이 장점이다.

- 140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책이지만 재무제표 보기, 재무건전성 평가, 예산편성, 투자수익유르 실적 추적 등 재무제표를 기초로 할 수 있는 경영 전반의 활동을 간결하게 설명한다.

- 더 궁금하거나 깊이 있는 지식을 원할 경우 참고할만한 자료도 언급되어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거나 본격적으로 공부할 떄도 좋은 입문서로 보인다.

- 특히,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보통 직장인도 3대 재표제표(손익계산서, 재무상태표, 현금흐름표)를 보는 법과 이를 재무건전성 지표로 확인하는 일은 큰 도움이 될 듯 하다.

- 다만, 아쉬운 점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서 나온 내용을 번역해 소개했다고는 하나, 제목에 하버드가 굳이 들어갈 필요가 있었냐는 점과 책의 두께 대비 가격이 만만치 않아 구매가 망설여 진다는 점인데, 이 부분은 내용의 알참이 충분히 상쇄한다고 본다. 이보다 더 나쁜 경우가 책은 두꺼운데 볼 내용이 없고 가격도 비싼 경우.

- 서점의 리뷰 중에는 네XX에서 검색만 하면 사전에 나오는 얘기를 조합해 책을 만들었다는 혹평이 있던데, 그러한 내용을 알기 쉽고 보기 쉽고 찾지 않아도 술술 읽을 수 있게 조직하는 게 양서라 생각하고, 값어치를 한다고 본다.

- 내용도 알차고 군더더기 없이 간결해 일독을 권한다. 

대통령의 말하기 - 8점
윤태영 지음/위즈덤하우스


인상깊은 구절
말하기의 기본은 문제의 핵심이나 본질을 회피하지 않는 자세다. 자신의 말만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상대방의 질문은 외면하면 안 된다. 
솔직함은 때로는 역풍을 불러온다. 그러나 긴 호흡으로 보면 그래도 솔직함이 최선의 정책이다. 
"아니오'를 할하는 것이 소통의 시작이었다면 '아니오'를 듣는 것은 소통의 완성인 셈이었다. 
말해야 할 때 말해야 한다. 기회를 놓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이 책은 참여정부 대변인과 제1부속실장을 지낸 윤태영씨가 지난 시절 정치인 노무현의 의원 보좌관 시절부터 대통령으로 모시면서 메모하고 기억한 노무현의 연설문과 어록을 통해, 말하기의 기본기,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그의 어록을 통해 역대 대통령 중 누구보다도 말하고 토론하기 좋아했던 노무현 대통령을 지면으로 불러온다. 특유의 솔직하고 직설적인 화법과 때로 말실수를 통해 오늘 우리가 대화하고 토론하는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최근 '혼이 비정상이라느니,'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느니,' 비문으로 가득한 연설을 자주 했던 현 대통령의 뒤에 "연설문 고치기를 좋아했다는" 비선 실세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이러한 어수선한 때에 추억으로나마 솔직하고 진솔한 대화를 좋아했던 대통령을 경험했다는 사실이 너무 다행이고 그립다.


[세트]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1~2부 세트 - 전2권 (스페셜 리허설 에디션 대본) - 8점
J.K. 롤링.잭 손.존 티퍼니 원작, 잭 손 각색, 박아람 옮김/문학수첩


- 조앤롤링이 '해리 포터' 시리즈를 쓴 이후 8년만의 시리즈 연작

- 형식상 소설이 아니라 연극을 위한 극본 형태
- 극본은 '인형의 집' 이후 오랜만에 읽는 문학 작품
- 최근 개봉한 '신바한 동물 사전' 과 더불어 다양한 장르의 '해리 포터' 유산이 기대됨

- 이야기의 시작은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마지막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마지막 장면으로부터
- 해리의 둘째 아들인 '알버스 세베루스 포터'가 호그와트에 입학하기 위해 킹스크로스역 9와 1/3플랫폼으로 달려들어가는 장면으로 시작
- 다른 형제들(제임스, 릴리)이 '그리핀도르' 기숙사에 배정된 데 비해 '슬리데린'에 배정된 때부터 시작하여 사춘기가 시작되는 '알버스'와 '볼드모트의 숨겨진 아이'로 지목당해 놀림과 경계를 받는 '말포이'의 아들 '스코피어스'가 친우가 되어 시간 여행 장치를 두고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주된 스토리

- 극본이기 때문에 인물의 감정 상태나 주변 묘사가 서술될 때와 달리 독자의 상상에 더욱 의지하게 되기 때문에 호불호가 선명하게 갈릴 것으로 예상되고
- 지문의 충실도가 생각보다 낮고 무대로 올릴 때의 난이도가 큰 장면이 있어 연출력에 따라 극의 성패가 크겠다는 생각

- 영국에서는 이미 초연되었다고 하니 국내에서도 연극으로 만들어지길 기대해 본다


회계 천재가 된 홍대리 1 : 회계의 본질 편 - 8점
손봉석 지음/다산라이프



회계는 회계사만 하는 건 줄 알았다.

다들 그렇겠지만 '회계'란 용어는 일반 직장인들에게 굉장히 낯선 용어다.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도 회계에 대해서는 막연하게 생각하거나 전혀 모르고 무작정 투자하는 사람들도 많다.
막연히 돈에 관련된 것이니 어렵다는 느낌도 있고, 특별한 일이 있기 전에는 잘 안 들여다 보게 되는 것 같다.

나도 전혀 관심이 없다가 금년에 회사가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되어 조금 관심이 들었고, 한국한 DUMMY 시리즈인 "... 홍대리"에
회계 관련 부분이 있어 구입하게 되었다.
여기서 '구입하게 되었다'고 쓴 이유는 책을 사 놓고도 한동안은 들여다 보지 않다가 최근에야 보게 되었기 때문인데 그만큼 막연하기도 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뒤에 얘기하기로 하겠다.

이 책은 소설 형식의 책으로 회계 기본 원리와 경영 원리를 설명하는 책이다.
남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엉겹결에 회사를 맡게 된 미망인과 영업팀에서의 부진한 실적을 회피하고자 부서이동을 선택한 주인공(홍대리)를 두 축으로 하는 이야기이다. 내용을 떠나, 줄거리를 진행하면서 회계상의 어려운 용어에 대한 설명과 회계 담당자의 자세 및 경영 전반에 관한 가이드까지 제공하는 점은 신선하다.
다만 소설의 형식을 차용하다 보니 정작 깉이 있는 내용의 전달에는 부족하다는 점과 소설 자체의 개연성 등이 약간 떨어지는 부분은 감수해야 할 약점이 아닌가 싶다. 아무래도 입문서보다 더 SOFT한 소설 형식의 책이므로 이해할 만 하다.

책을 사 놓고도 안 읽다가 읽게 된 계기가 있는데 유사한 경영 히스토리가 세간의 주목을 끌었기 때문이다. 바로 한진해운과 현대 상선인데, 두 기업 모두 경영자였던 남편의 유고 이후 미망인이 회사를 맡아 경영을 한 부분이 공통적이다.

물론 결말은 책과 현실이 완전히 다른데, 책 속에서는 전문가의 견해를 충분히 듣고 판단하는 모습이 있었다면 현실에서는... 대한민국 재벌 오너의 악습을 그대로 따라했기 때문일까?

곱씹어보게 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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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래프트 : 전쟁의 서막 - 8점
크리스티 골든 지음, 유정우 옮김/제우미디어


90년대에 20대를 보낸 남자들이라면, 블리자드라는 게임 회사와 워크래프트라는 게임 (물론 그 뒤의 세대들에게 스타크래프트로 더 유명하긴 하지만)은 군대와 축구 만큼이나 많은 얘깃거리를 가진 소재이다.
이 게임 덕분에 판타지에 입문한 사람도 많고, 이 게임 덕분에 학창시절을 학고 및 재수강과 함께 보낸 사람도 많다.
이 게임의 특징이 플레이어 종족간의 상성이 잘 짜여 있다는 것도 있지만, 혼자서 해도 지루하지 않을 내용 전개도 있다.

서론이 길었는데, 이 게임의 배경 시나리오를 토대로 영화와 소설이 출간되어 옛 추억을 되새기며 영화와 책을 감상했다.
내용은 자칫 스포일러가 될까 상세하게 적지 않지만, 영화와 비교해 그나마 예전 기억에 적합한 장르는 책이 아닐까 한다.

영화는 지난 번 '듀로탄' (영화와 이 책의 프리퀄에 해당) 리뷰에서도 언급했듯 올드팬의 기대도 충족하지 못 하고,
스토리를 전혀 모르는 새로운 관객에게도 어필하지 못한 어정쩡한 망작이었다면,
(중국에서는 이 망작이 어마어마한 히트를 기록한 것은 아니러니)
소설은 영화화할 때의 표현의 한계 따위가 없기 때문에 그나마 원작의 느낌을 좀 더 잘 살렸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원작의 인물들을 약간씩 비틀어 다른 인물로 그렸기 때문에 올드팬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릴만한 사유가 있다.

책은 지난 '듀로탄'이나 다른 블리자드의 책을 주로 쓴 '크리스티 골든'이 썼고 번역도 같은 사람(유정우)이 했기 때문에 읽기 쉽고 술술 넘어가는 맛이 있다.

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방에서 잡고 읽기에 적절한 킬링 타임용 소설.
다 읽는데는 좀 오래 걸렸다. (아는 내용을 되풀이해 읽으려면 꽤 재밌거나 의지가 필요하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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