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 - 6점
편혜영 외 지음/문학동네

오랜만의 소설. 그 중에서도 한국 소설은 특히나 그렇다.
종종 사 읽었던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국내 3대 문학상 작품집 외에 이런 작품집이 있는지도 솔직히 처음 알았다.
그냥 가볍게 읽을거리나 찾다 보니 눈에 들어왔는데, 요즘 작가들의 필력에 전혀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읽은 것 치고는 뒷맛도 있고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이 책은 지난 10년간의 수상작 중 수상 작가들이 뽑은 베스트 7편을 모아 낸 수상작품집이다.
젊은 작가들의 최근작인 만큼 현대 사회의 이모저모를 소설 소재로 잘 썼는데, 도회화되기 시작하는 시가지의 모습이라던지, 자영업을 일찍 시작하는 모습이랄지 타인의 평가에 신경쓰지 않는 모습 등등이다.
특이랄 것까진 없지만 대상만 뽑힌 게 아닌 것이 수상한 작가들이 직접 뽑은 것이기 때문에 작가들의 눈으로 본 베스트를 읽어본다는 측면에서도 좋은 경험이었다.
단편들이어서 한편씩 읽기도 좋고, 종종 사 모아야 겠다.

 

편혜영 · 저녁의 구애(제1회)
김애란 · 물속 골리앗(제2회)
손보미 · 폭우(제3회)
이장욱 · 절반 이상의 하루오(제4회)
황정은 · 상류엔 맹금류(제5회)
정지돈 · 건축이냐 혁명이냐(제6회)
강화길 · 호수―다른 사람(제8회)

 

# 19년 6월 서평

노회찬의 진심 - 8점
노회찬 지음/사회평론

- 가장 애정하던 정치가. (유이하게 손 꼽으라면 같은 정당에 잠시 몸 담았던 유시민.)
- 특유의 화법(정제된 언어와 적재적소의 비유)으로 사랑받던 진보 활동가.
- 그가 처음 공중파에 나와서 비유한 "불판론"은 아직까지도 회자.
- 그의 부고에 한동안 정신이 아득했었다.
- 그의 죽음으로 제4 원내교섭단체도 사라지고,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합의된 약속을 내팽겨치고 그의 죽음마저도 희화해 하던 제1야당에 정치 도의를 넘어 인간적인 분노도 치밀었었다.
- 이 책은 그의 정치 입문 (진보 활동의 시작이 아니라) 부터 생전의 글과 말(어록)을 모은 그의 흔적이다.
- 현안마다 적절한 논평, 때로는 붏의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노여움도 보이고, 특히 촌철살인의 비유가 돋보인다.
- 그의 글과 말을 읽을수록, 그가 보고 싶다! 그립다!
- 특히 최근 제1야당의 막말과 절제되지 않은 정치권의 언행심사에 그가 더 그리워진다.

 

# 19년 3월 서평

의인을 찾아서 - 8점
김민석 글.밑그림, 마빈 펜.채색/새물결플러스

 

* 스포일러 주의

 

이 책은 김민석 작가가 성경을 공부하던 중, 만난 짧은 성경 구절(마 27:11~26)을 모티브로 1세기 팔레스타인의 역사적 사건과 시대적 배경을 적당한 상상력으로 결합시켜 만들어낸 웹툰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1세기 팔레스타인(유대) 지역의 역사는 로마 중심적인 서구 역사에 비해 매우 제한적으로 알려져 있고, 성경의 서사만으로는 이해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는데, 그 맥락을 흩트러 트리지 않으면서 살을 붙여 내는 작가의 솜씨가 대단하다. 물론 작가가 모든 부분을 창작한 것은 아니고, 부족하긴 하나 고증된 사료들을 중심으로 풀어낸 점도 매우 훌륭한 점이다.

 

"의인을 찾아서"

 

제목은 마치 "의인"을 찾아서 책의 전반에 걸쳐 긴 여정을 다루는 것 같지만, 실재로는 주인공인 '여호수아'가 자신의 딸 '로데'의 죽음을 파헤치는 중에 겪게 되는 1세기 팔레스타인 지역의 만연한 부조리와 불의, 또한 그 중에 만나게 되는 (우리가 잘 아는 그) '의인'과의 짧은 만남에 관한 이야기이다.

 

교회의 헌물을 함부로 사유화하는 로마 총독, 성전에서 헌물을 교환(장사)하는 성직자, 교회를 통해 세금을 탈루하는 부유층(분봉왕), 권력자가 자신의 영달을 위해 자신의 충복과 그의 자식까지도 아무렇지 않게 버리고 사건을 덮는 모습. 국가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작은 희생(세상에 사람의 목숨에 작은 희생이라니)은 감수해야 한다는 엘리트.

 

자신의 딸의 죽음 앞에 분노하는 아버지는 마침내 반란의 '수괴'가 되었고, 심판을 내려주길 바라는 민중과 그들의 왕으로 오셨으나 온전히 저들의 죄를 짊어지고자 하는 '의인'.

 

작가는 성경에서 아주 짧게 등장했던 '바라바' 라는 인물에서 주인공인 '여호수아'를 창조해 냈다. 어렸을 적 '바라바'는 예수님 대신 십자가형을 면한 '밉상의 대명사'에서 조금 커서는 '죄인인 우리 자신을 투영하는 인물'이라 배웠는데, 작가가 설명하듯 - '십자가형'을 언도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로마의 '정치범'이라는 사실에서 - 보통의 '악당'이 아니었을 것이란 개연성 있는 가정을 통해 작가는 그를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그는 분봉왕 헤롯의 신임을 받던 비밀 경찰에서 딸의 복수를 위해 반란의 수괴가 되었고 잡혀 사형수가 되었다가, 종교 지도자들의 정치적 목적에 의해 예수님 대신 형을 면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책은 예수님의 십자가에서 죽으심과 여전히 그를 이해하지 못 하는 '바라바'를 보여주지만, '열린 결말'을 통해 그가 예수님의 이 땅에 오심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도 열어둔다.

 

책을 다 읽고 보니 이 책은 "90년대생을 위한 '벤허'"란 생각이 든다.

일단은 우리 세대의 대표적인 미디어가 영화이고, 젊은 세대에게는 만화(또는 웹툰)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점에서 그렇고, "벤허"가 예수님과 동생애를 살았던 '유다 벤허'의 일생을 그린 것과 같이 이 책은 '바라바(이자 극중 여호수아)'와 예수님의 만남 전후를 그렸다는 점이 그렇다.

한편, 어렸을 적 '벤허'는 길고 지루한 영화였지만 나이가 들수록 점점 곱씹게 되는 영화이고, 이 책이 젊은 세대에게 동일한 역할(지루한 것은 빼고, 곱씹게 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조금은 도전적이지만, 매우 적절한 제목을 가진 책.

컨설턴트이며 코치, 퍼실리테이터인 저자 김호가 '질문'에 관한 다양한 관점을 알기 쉬운 예시와 함께 설명하는 책이다.

사실 서문과 1장 초반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예의" 비슷한 긍정과 선함으로 가득찬 세상을 살아가는 자기계발서 부류라 생각핬지만, 2장에 이르러 이 책의 핵심 주제인 질문의 다양한 강점을 활용하는 지침에 이르면 다른 자기 계발서와는 다른 교훈을 얻게 된다.

 

책은 총 4장으로 1장에서는 왜 '좋은(또는 적절한)' 질문이 필요한지 대략적으로 설명하고, 2장에서는 좋은 질문을 하기 위한 4가지 지침 즉,

 

1. 과거보다 미래

2. 부정보다 긍정

3. 구체적인 이야기를 이끌어 낼 것

4. 겸손할 것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위 지침을 기반으로 다양한 환경/조건에서 써봄직한 질문을 예시로 설명하고 (3장), 질문과 관련하여 못 다한 얘기를 4장에서 마무리 삼아 풀어낸다.

 

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2장인 것 같다. 각 부분에서 기억에 남은 인상적인 문구(표현)을 보면,

 

1. 과거보다 미래

 

'피드포워드(feedforward)' (p.62)

; 피드백이 과거와 문제 지적에 방점이 있다면, 피드포워드는 미래의 개선에 중점을 둔다.

"나는 이런 방향이 맞다고 생각되는데, 여러분 생각은 어때요?" (p.65)

; 좋은 질문의 대표적인 anti-pattern. 이 부분을 읽고 처음 드는 생각이 "메뉴 고르세요. 나는 짜장면!" 이었다.

 

2. 부정보다 긍정

 

'두가지 P. problem 과 possible' (p.69)

"문제점을 없애거나 고치는 것이 아니라 긍정요소를 확대하도록 격려" (p.75)

; 문제가 해결되는 것과 동시에 좋은 결과도 달성하는 사례

"문제 해결의 페러다임에 빠져... 부정적으로만 흐르는 것은 아닌지.." (p.78)

 

3. 구체적

 

'GROW', 'SMART', '5W1H'

; 목표/실행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기 위해, 질문할 때의 기술들

 

4. 겸손

 

"짐작하지 말자" (p.106)

; 질문을 할 때의 자세로써 짐작하여 예단하지 말 것을 당부

"취약성 인정은 그 자리에서 가장 힘 있는 사람으로부터 시작해야" (p.111)

 

와 같이 실제 업무나 생활에서 적용해 봄직한 방법들이 많았다.

 

특히, 인상깊었던 내용은 '질문은 듣기 위해서 하는 것' 이라는 말이다. 누구를 설득하거나 사실을 확인하거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어떤 방법보다 질문이 효과적이며 이 때 질문은 '듣기'가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는 말이다.

최근 스스로 부쩍 말이 많아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예전에도 그랬을테지만, 인지한 것을 기준으로) 특히, 조언(코멘트)를 많이 하게 되는데, 충분히 듣지 않고 하는 말은 별로 효과가 없다는 것을 몸소 깨닫고 있다.

 

"People don't care ho much you know until they know how much you care."

  - 시어도어 루즈벨트 (p. 43)

 

내가 아무리 옳은 말을 한다고 해도, 내가 먼저 상대방의 말을 듣지 않으면 그도 내 말을 듣지 않을 것이란 평범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말이다.

또한, "요청하지 않은 조언을 자주하는 사람을 '꼰대' (p.44)"라 한다는 것도 새삼 깨닳는 바다. 업무에 필요하여 효율성을 위해 '생략'했던 질문과 답변의 과정이 나를 '꼰대'로 고착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게 된다.

 

좋은 질문을 통해 '지시'보다는 '조언', '선배' 보다는 '멘토'가 되길 다짐해 본다.

 

# 다만, 하나 아쉬운 점은 전문 분야의 질문에 관해서는 적용하기가 쉽지 않는 부분도 있다는 점인데,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따로 정리해 보려 한다.

 

http://aladin.kr/p/5Wu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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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르고 벼르던 차에 드디어 무한잉크공급 프린터를 GET.

 

3-4년 전 쯤 기존에 사용하던 프린터를 버리고, HP3545e 복합기를 구매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잉크 무한공급은 재생 잉크 이래로 3rd party의 영역이었고 (대표적으로 잉크테크) 사용자의 설치 능력, 관리 능력에 따라 비용이 천차만별로 차이났다. 나도 이 제품 (HP3545e) 이전까지는 재생 잉크 충전부터 무한 잉크 공급기 DIY까지 프린터의 after market에 꽤 발을 담근 소비자였다. (결과는 그닥)

소위 '똥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잉크/카트리지 일체형 제품을 적당한 값에 사서 얼마 안 가 잉크가 떨어지면 비싼 카트리지를 구매하는 패턴의 반복이었다. 특히 칼라 카트리지는 무려 3색이 하나의 카트리지로 구성되어 빨/파/노 중 1개 색이라도 떨어지면 남은 색을 포기하고 새로운 칼라 카트리지로 갈아야 하는 낭비의 극치를 보여 주기도 했다.

당시에 구매한 HP3545e는 1장 당 잉크 사용량을 대폭 줄여 경제적이라고 제품명에 'e'(ecomonic)를 붙이기도 했지만, 인쇄 품질과 잉크사용량은 정비례하기에 품질을 높이면 잉크가 금새 떨어졌고, 특히 3색 카트리지의 늪은 여전히 빠져 나올 수 없었다. (색깔별로 카트리지가 각각 존재하는 고급형도 있었지만, 가격이 넘사벽)

비슷한 시기에 '앱손'이었나 무한공급기가 정식 제품에 장착되어 나오는 발상의 전환이 있었다. 물론 초반에는 기존 제품에 사제 무한공급기를 장착한 버전와는 가격차가 무시 못할 수준이었고, 출력을 할 일이 별로 없어서 HP3435e에다가 코스트코 발 세일에 왕창 사 둔 카트리지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버텨 왔다. (아까운 내 돈)

 

딸아이가 학교에 진학하면서 프린트할 일이 많아지니 카트리지 사는 게 슬슬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그 차에 딱 오픈마켓(옥X)에서 행사가로 10만원 중반에 구매가 가능한 행사가 나왔고, 그걸 난 샀고, 이벤트를 하길래 리뷰를 쓰고 있다.

 

주문은 20일에 했고, 21일에 도착.

박스를 열어보니 여러 가지 부품이 보인다.

 

<보증서> + <설명서>
<잉크> + <카트리지> + <케이블>

당췌 어디에 써야할지 모를 비닐(김장 비닐 크기)도 보인다.

<비닐>

설명서에 따라 우선 잉크를 충전해 보았다.

세상 참 좋아진 게 잉크통이 안전 마개가 달려 있어 잉크를 뒤집어도 쏟아지지 않는다. 사제 무한잉크 시절 손을 엄청 버려 가며 잉크를 충전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 잉크를 충전하면서 손이나 바닥에 잉크를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작업했다.

<충전>

칼라 3색은 완전히 충전 가능하고 (70ml), 검은색은 흔들어 보니 남아 있어 (100ml 인가) 나중에 추가 충전할 수 있겠다.

이후에 프린터 위치로 자리를 옮겨 카트리지를 장착.

카트리지의 위치에는 오렌지색 보호 키트가 끼워져 있다. 이 부품에는 잉크통에서 공급된 잉크가 흘러 나와 있어서 거꾸로 엎으면 잉크가 쏟아지니 주의해야 한다..지만 난 빠르게 진행을 해서 그런지 흘러내릴 정도의 잉크가 고여 있지는 않았다.

카트리지를 색상에 맞게 장착하고, 내장된 종이 틀을 제거하고 전원을 연결하면 설치는 완료.

<카트리지 키트>

정렬 페이지를 출력하고, 이 출력물을 칼라 복사하면 초기화가 끝난다.

초기화가 끝났다고 바로 사용은 힘든데, 기존에 HP3545e는 LCD가 있어서 wifi 설정이 장치에서 가능했는데, SL-J1560W는 USB로 PC에 연결을 해야 S/W설정이 완료된다. wifi로 잡아주고, USB는 절체, 프린트했더니 약간 번지는 줄이 있는데, 차차 쓰면서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닌지 확인해 봐야 겠다.

<출력물>

핸드폰으로 프린터를 검색하니 잘 확인된다.

사실 무한공급프린터를 사기로 계획하고 여러 브랜드를 찾아봤는데, 삼성을 선택한 이유는 1)가격 2)호환성이다. 비교 대상은 브라더의 제품, 앱손의 제품이었는데, HP를 비교 대상에서 넣지 않은 이유는 바로 삼성프린터가 HP프린터이기 때문이다. 2017년도인가? 프린터 사업을 HP에 넘겼는데, 이 때 기사를 보니 삼성은 레이저 프린팅 기술, HP는 잉크젯 프린팅 기술만 가지고 있어 삼성이 이전부터 HP의 잉크젯을 사입해 쓰고 있었다더라. 기존에 쓰던 카트리지와 비교해 봐도 동일한 크기. (호환이 되는지는 테스트해 보지 않았음)

 

제품 크기는 조금 차이가 난다. 너비는 무한잉크통 때문에 조금 더 길고, 깊이는 LCD가 없어 조금 짧다. 높이는 대동소이

위: SL-J1560W 아래: HP3545e

브라더는 흑백 인쇄시 너무 흐리다는 평가가 있었고, 앱손은 잉크통이 제품에 내장된 게 좋긴 한데, 가격대가 너무 쎄서 구매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제 당분간은 잉크 충전에서 해방.

 

# 삼성전자의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작성된 후기입니다.

표지 - 펭귄이란 것 외에 뭘 표현한 건지는 잘...

 

<요약>

  1. 프로그램을 처음 배우는 공학계열 학생이나 devops를 꿈꾸는 신입 사원에게 적합한 책
  2. 본격적인 커널 학습 전에 가볍게 읽기 좋은 책
  3. 인터럽트나 커널 동기화 등 고급 주제를 다루지 않은 부분은 아쉬움
  4. 오탈자가 일부 있음

오랜만에 술술 잘 읽히는 전공 기초 서적을 찾았다.

다케우치 사토루 씨 (사실 누군지 잘 모름) 가 쓴 '실습과 그림으로 배우는 리눅스 구조' 라는 책인데, 정말 '제목'과 '책 소개 내용'에 충실한 책이라 느껴진다.

실습과 그림으로 배우는 리눅스 구조 - 8점
다케우치 사토루 지음, 신준희 옮김/한빛미디어

먼저 제목.

 

각 장에서 소개하는 구조나 기술마다 실습과 그림을 붙여 이해하기 매우 쉽게 썼다.

그림과 실습 (간단한 프로그램과 스크립트를 이용)을 통해 리눅스 OS 상의 프로그램을 실제로 동작시키면서 OS의 역할과 특징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처음 리눅스를 접하거나 OS의 역할과 특징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또한, '책 소개'에서 설명한 것 같이(개발자 레벨업 프로젝트, 컴퓨터 공학 기초) 같이 특징적으로 설명할 부분이 있다면, 비슷한 테스트를 여러 차례 수행해서 차이와 결과를 비교하면서 설명하기 때문에 이해가 빠르게 된다.

 

책은 다음과 같이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편의상 2장씩 묶어 설명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저자의 의도도 그러하리라 예상된다.

 

- 1-2장 : OS의 일반적인 특징 설명 (특별히 리눅스라 하지 않더라도)

- 3-4장 : 프로세스와 스케쥴러 설명

- 5-6장 : 메모리 관리

- 7-8장 : 저장 장치

 

핵심만 간략하게 정리하고 있지만, 인터럽트와 커널 동기화, 타이머 등 리눅스 커널과 관련한 깊이 있는 분야 설명이 부족한 부분은 '리눅스 커널의 이해' 나 '리눅스 커널 심층 분석' 등 다른 책으로 보완이 필요하다.

리눅스 커널의 이해 - 10점
다니엘 보베이.마르코 체사티 지음, 박장수 옮김/한빛미디어
리눅스 커널 심층 분석 - 10점
로버트 러브 지음, 황정동 옮김/에이콘출판

 

저자가 서문에서도 밝혔듯 프로그램을 처음 배우는 공학계열 학생이나 devops를 꿈꾸는 신입 사원에게 OS의 기본적인 정보를 알려줌으로써 자신의 프로그램이 동작하는 방식이나 운영하게 되는 시스템의 기본에 충실하게 해 주고, 레벨업을 원하는 개발자들에게 본격적인 커널 학습 전에 개념을 잡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다만, 몇몇 부분에서 오류가 있다. 번역의 문제인지 원작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특히 3장의 경우 핵심 알고리듬 설명 오류가 보이는 점은 다음 쇄에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3장에서 copy on write를 설명하는 부분인데, 앞 장과 절에서 충분히 copy on write를 설명해 놓고 (심지어는 '미주'에서도 copy on write를 설명하고 있음) 제목은 "메모리 부족" 으로 뽑았다.

Copy on Write 대신 '메모리 부족'...

또한, Copy on Write의 설명에서 '테이블의 주소값 (600-700 -> 700-800) 이나, 빠진 주소 (800), 빠진 번호 (3 업데이트) 등은 '옥의 티' 다.

이 외에도 6장 등에서 코드의 indent가 맞지 않는 점 등은 다음 쇄에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부족한 부분의 수정, 보완은 필요해 보이고 무엇보다 OS에서 특히 중요한 주변 장치의 제어에 관련된 내용이나, 커널 프로그램을 위해 필요한 동기화, 타이머 등의 설명은 다른 책을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도 추가되면 좋겠다. 어쨌든 전반적으로 쉽게 잘 읽히도록 만든 책이어서 오랜만에 기억을 되새기며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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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탑 공화국 - 8점
강준만 지음/인물과사상사

대한민국 사회는 온갖 부조리가 판치는 그야말로 '디스토피아'다.

경제, 사회, 문화, 인간성, 균형/발전에 이르기까지 온갖 부조리가 판을 치며 가망이 없다.

 

우선, 서울로 모이는 초집중화. (특히 강남 3구를 중심으로) 부가 쌓이고, 격차가 생기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들도 점점 악마화 되어 사는 곳에 따라 계급을 나누고, 스스로 차별하기 시작하며 만연한 갑질, 물질 만능 주의에 취하고, 젊은 세대들은 계층 이동 자체를 꿈꾸지 않으며 희망을 갖지 않는다.

 

저자는 이 현상(바벨탑 공화국)의 가장 주요한 원인을 '부의 편중', 그중에서도 수도권 vs. 지방, 자가 vs. 임대, 아파트 vs. 다른 주거 형태 (빌라, 연립주택) 등 '주거' - 지만 '재산' 형성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부동산' - 에 관한 편중이 심한 것을 지적한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대안 - 타인의 주장 - 을 꼼꼼히 소개하면서도, 잘 안 되는 이유나 대안의 논리적 약점을 들어 상황의 개선이 불가함을 설파한다.

 

직업이 '비평가'여서인가. 비평은 날카로우나 스스로 대안을 제시하지는 않는 예의 '강준만'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준다.

2015/05/18 - [서평] - 이해가 되는, 동의할 수 없는 - 싸가지 없는 진보를 읽고

 

책 표지의 저자 설명이 잘 나타내듯, 저자는

'이 시대의 문제를 '공론화'하는데 앞장섰다.'

문제는 문제다 라고 외치는 사람. 필요하다.

하지만, 대안을 들고 오는 사람이 좀 더 책임감 있어 보인다.

물론 대안이 없다고 닥치고 있으란 얘기는 아니지만.

 

끝까지 '새드 앤딩(sad endding).'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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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화 작가의 [마태복음 뒷조사]는 이전에 소개한 김민석 작가의 '**복음 뒷조사'와 시리즈를 이루는 책으로 

기독교 웹툰인 '애끌툰'에 연재되었으며 [마가복음 뒷조사]와 연결되는 이야기를 모티브로 마태복음의 다양한 현대적 신학 견해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마가복음 뒷조사]의 주인공이며 기독교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검사 '사판'과 대척점에 있는 근본주의적 신앙으로 무장한 변호사 '스튜어트'를 내세워 


그가 맹목적으로 믿어 온 기독교 신앙의 여러 난제를 현대 기독교의 역사 비평 연구가 해석한 결과물을 이용해 설명하고 
그의 깨어짐과 깨닳음을 통해 현대 기독교인이 가져야 할 신학적 소양을 제시하고 있다. 


김영화 작가는 이 만화를 그리면서 여러 신학적 주제를 스스로 공부하며 소화한 후에 만화를 그렸다. 
그래서, 자칫 주제가 가질 수 있는 무거움을 만화의 특성을 이용해 간결하게 독자에게 전하고 있다. 
사실 비슷한 주제를 설명하는 몇 가지 신학 서적을 읽어 보았지만, 성경의 난이도를 넘어서는 독해력이 필요한 책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책은 일단 쉽다. 
그러나, 마냥 가볍지 만은 않다. 

모태신앙인을 포함한 기독교인이나 비기독교인들도 한 번 읽어볼 만한 책.


http://aladin.kr/p/FbHI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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