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 6점
다니엘 튜더 지음, 송정화 옮김/문학동네

다니엘 튜더는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 출신으로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에서 살고자 하는 외국인 청년이다. 그가 한국 사회에 대해서 느끼는 불합리, 부조화를 책으로 써낸 전작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읽은 나라"에 이어 속편격인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을 써 냈다.


내용은 이렇다.


외국인인 저자가 한국에서 살아보니 대단히 불합리한 면이 많더라. 특히 정치/사회 분야에 있어서는 불합리한 측면을 스스로 나서서 고쳐보려고 하지 않는 현실이 너무 개탄스럽다. 이래서는 안 된다. 내 보기엔 이러저러하게 행동하면 될 듯 싶다. 한편 이게 한국만의 문제냐 하면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그래도 변화를 멈추면 안 된다.


별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지만, 주목을 많이 받는 이유는 그가 외국인이면서, 주류 보수의 시각이 아닌 진보의 시각을 견지하기 때문이다. 특히, 새누리당 아니면 새정연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제3지대를 주장하는 것도 흥미를 유발시키는 게 아닌가 한다. 그러고 보면 이러한 시각을 가진 외국인(또는 외국출신 귀화인)이 또 있었던 것 같은데. -박노자 교수-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식상한 주제를 이해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거론했다는 이유로 대대적으로 이슈화하는 언론/출판계와 그럼에도 이런 이슈를 통해서라도 제3의 대안을 알리고 싶은 한국 진보 진영이 동시에 안쓰러운 책이었다.

싸가지 없는 진보 - 8점
강준만 지음/인물과사상사

강준만 교수는 '인물과 사상'에서 오랜동안 주필로 활동하면서 여러 정치인, 지식인에 대한 비평 - 즉, 인물비평에 대한 새 장을 연 지식인이며, 저서를 통해 비평한 김대중과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면서 킹메이커라는 별명도 얻은 저명한 저술가이다. (물론, 이번에 밀었던 안철수 후보는 후보 사퇴를 했기 때문에 보기에 따라 2전승 또는 2승 1패의 전적으로 볼 수도 있다.) 다독으로도 유명하며, '강남좌파' 등 새로운 조어(이자 저작)를 생산해 내기로도 유명하다.


그가 이번에 쓴 작품은 '싸가지 없는 진보' 라는 다소 공격적인 제목의 책이며, 책의 주제는 '진보가 집권하기 위해서는 태도가 중요하다' 는 것이다. 진보가 주제도 명확하고 옳은 말을 잘 하지만 그 말이 전달되는 순간 듣는 이의 마음을 얻지 못 하는 방식으로 (싸가지 없게) 전달되기 때문에 지지를 못 얻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논거로 그는 과거로부터는 정동영 대표 시절의 노인 폄하 발언부터 최근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김용민 PD의 욕설 방송 문제, 홍익표 의원의 귀태 발언 등을 들고 있다. 이 책이 현재(2015년 5월) 나왔다면 정청래 의원의 주승용 최고위원 '공갈' 발언까지 논거로 썼을 것이다.


이와 같은 주장에 대해 이해는 되지만, 동의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문제되는 발언의 전후를 따져서 살펴볼 때, 발언 의도는 그게 아니었지만 언론의 프레임에 갖혀 앞뒤 자르고 문제가 부각되었을 수도 있고, 실제 그런 의도를 가지고 말했을 수도 있다. 그게 듣기에 과히 좋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것도 동의한다. 하지만 본질에 대한 판단이 우선이고 그것을 포장하는 것은 후순위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인데, 이것을 대중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전제 하에 대중을 위한 언어를 가려서 쓰라는 주문은 너무 과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대중에 대해 너무 수준을 낮게 잡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당장 노무현 대통령만 해도 직설적인 화법으로 적도 많았지만 집권했으며, 반대로 문재인 대표는 후보 시절 별다른 설화 없이 대선을 치뤘음에도 근소한 표차로 지기도 했던 것이다. 정청래 의원도 이번 뿐 아니라 세월호 사태와 쌍용차 사태애서 늘 최선전에서 활동하며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최근의 전당대회에서는 일반 국민의 압도적 지지로 최고위원 2위까지 했고 말이다. 일반 대중의 수준은 이미 형식(어투, 화법)과 내용에 대한 구분, 평가를 할 수 있는 위치라는 것이다.


실상, 싸가지 없음의 실체는 어투/화법의 문제라기 보다는 지속가능한 진실성의 문제가 아닐까 한다. 유시민 작가를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실패했다고 보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는데, 직설적인 화법을 굉장히 좋아하지만 정치적으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바로 자신의 발언을 지속하여 나가지 못하고 번복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었다. 이 부분은 그가 정치적 경호 대상으로 모시던 노무현 대통령의 이전 정치 경력과도 잘 대비되는 부분이다. 노무현, 그가 누구인가? 꼬마 민주당 시절 자신의 신념을 위해 3당 합당을 반대하고 여권 일색의 부산에서 4전 5기를 실천했던 인물이 아니었던가 말이다. 최근의 강연, 저작 등에서 유 작가의 당시 심경에 대한 변론을 들어 그 결과인 정치적 행보에 대한 평가도 수정한 경우가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자신의 처지에 따라 결정을 번복한 경우(대표적으로 대구 출마) 때문에 그의 다른 선한 의지가 폄하되는 것도 사실이다.


다시 책의 내용으로 돌아와서 그렇다면 진보가 싸가지 없다는 편견을 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해서만 정리해 보고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진보가 편견을 깨려면 첫째로 교조적인 입장을 버릴 것, 둘째로 주장을 순화하여 표현할 것을 주문하는데, 이 부분은 대체로 동의한다. 더불어, 한 가지 추가하고 싶은 덕목이 있는데 옳다고 믿는 것을 대화나 타협의 미명 아래 손바닥 뒤집듯 하지 말것을 추가 주문하고 싶다. 1년이 훌쩍 지난 세월호 사건은 아직 해결의 기미도 보이지 않은 채 감감무소식이고, 정치 스캔들은 연예인의 열애설에 묻히는 것이 일상인 이 시점에 1년 전의 마음, 정치를 시작하기 전의 마음을 가지고 꾸준히 일관되게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 그런 면에서 새누리당은 분업이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도 특기이고 말이다. 야당과 대중에 대해 막말을 하는 사람 따로, 야당의 막말에 대해 비난하는 사람 따로. 자신의 전문 분야를 나누어 서로 다른 대상에게 공략하는 부분이 잘 조직되어 있는 것 같다. 이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 재능인지 빨리 버려야할 나쁜 습관인지는 본인들이 더 잘 알고 있겠지.





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

저자
노회찬, 구영식 지음
출판사
비아북 | 2014-11-14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노회찬, 작심하고 진보의 미래를 말하다!1972년부터 82년까지...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노동 운동 1세대이자, 진보 정치인 노회찬의 자서전적 인터뷰와 에세이.


진보의 현 상태와 태도의 변화를 주문하는 책.

일명 '진보의 세속화'를 주장하고 있다.

진보의 과거와 현재를 규정하고 분석하는 것은 명확하나 대안이 마땅치 않다.

소위 '새불판'을 기다린 지 10 수년 째, 몇 명의 명망가는 만들었을지언정 권력의 대안으로 기능하지 못한 진보에 재대로 된 대책이 필요한데, 노회찬의 머릿속에도 구체적인 대안은 없는 듯 하여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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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를 팝니다.

2012년 제 19대 총선에 출마한, "나는 꼼수다" 의 멤버 김용민 시사 평론가의 책이다. "보수를 팝니다"란 제목은 중의적으로 쓰였는데, 첫번째는 보수의 A부터 Z까지 속속들이 파헤치겠다는 의미이고, 또 한가지 의미는 이제 보수의 가치가 떨어졌으니 내다팔겠다는 의미라고 한다.

김용민 저자를 개인적으로 잘 알진 못하지만, 그의 성장 과정이나 인식의 변화가 나의 그것과 굉장히 비슷해서 친밀감이 든다. 예를 들면, 그는 기독교적 세계관에 입각한 가정(아버지가 목사님)에서 태어나, 교회 공동체의 가르침과 보살핌을 받으면서 자라났고, 이로 인해 교회 공동체의 장점과 단점을 함께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나 역시 그렇다. 나는 78년 출생 이후 18세이전까지 보수의 인공섬과도 같은 대구에서 청소년기를 보냈고, 가족 역시 3대가 교회 공동체에 속하면서 자연스레 교회 공동체의 습성을 물려 받게 되었다. 물론 기독교의 교리 문제나 신앙의 문제를 습성 또는 단점이라 표현하는 것은 아니고, 한국 기독교가 기득권과 결탈 또는 기득권화 되어 가면서 체득한 여러 단점들을 표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미국/영국 등 영미권이 전파한 한국 기독교 역사를 현재에까지 가져와서 모든 방면에서 미국에 감사하고 대등한 관계를 넘는 범위까지 미국의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는 논리. 또한 가지 예를 들면, 한국 전쟁 당시 북한군이 남침하여 일시간 점령하는 동안 가해진 종교인에 대한 탄압과 그로 인한 북한에 대한 무차별적 거부감)
이러한, 인식이 변화하게 된 것 역시 비슷한데, 속해 있는 공동체의 치부, 숨겨진 역사를 공부하게 되고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공동체 내부의 부조리 등을 거부하게 되면서 받는 압박감 등을 통해 보수에서 거듭나는 과정 역시 비슷하다. (심지어는 살이 찐 것과 잘 싸고 자주 싸는 것-체질 역시 비슷하다. ㅡ/ㅡ)

그는 이 책을 통해 보수를 모태 보수, 기회주의 보수, 무지몽매 보수로 나누고 각각의 부류의 탄생 역사와 특징, 전망을 내 놓고 있다.
먼저 첫번째로 모태 보수. 모태 보수는 기득권층 또는 사회 지도층에서 많이 보이는데, 특징적으로 사전적 의미의 보수에 가장 가깝고, 변화와 개혁을 지양하고 고전적 가치를 지키려 노력하지만, 근본적으로 물질이나 환경이 부족하지 않은 지주계급이 많기 때문에 의지박약으로 이어져서 기회주의 보수와 경쟁에서 항상 지게 된다고 분석한다.
기회주의 보수의 경우, 자수성가형 인물에서 많이 등장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 XXX.. 흠..
또한 기회주의 보수의 경우, 공무를 담당하는 국가공무원들이 많고 특이하게도 진보 진영의 인사였다가 권력에 발을 담그려 변절한 인물등도 포함된다.
다음으로 무지몽매 보수는 지식 수준이 낮거나 무관심하고 기회주의 보수 또는 모태 보수의 선동에 이끌려 무비판적으로 보수의 의견을 따르는 대다수 국민(저자도 이전에 포함되었던)을 지칭한다고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분류에 넣진 않았지만, 위의 세 부류를 배후에서 조정하는 자본가형(?) 보수도 있다.

이러한 보수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진보 진영에서 해야 할 전략 등도 이 책에서는 일부분 언급하고 있다. 그 중 흥미로운 주장은 기회주의 보수인 현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는 바로 진보 진영이 집권하기 보다는 (의회가 진보진영으로 재편되어 차기 정권을 충분히 견재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모태 보수가 집권하는 것을 예상해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진보 진영은 특성상 칼날을 제대로 휘두들 수 없을 것이란 가정하에 모태 보수의 집권을 통해 이전 기회주의 보수의 싹을 도려내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일단 책이 읽기 쉽게 쓰여졌다는 점을 높게 평가할 만 하다. '나는 꼼수다'를 진행하면서 쉽게 얘기하는 것이 대중의 눈높이에 맞고 또한 전달력도 크다는 점을 잘 파악한 것 같다.
중요한 부분에 파란색 밑줄이 그어진 부분도 나름 주목할 만하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의 핵심을 표시해 놓은 것)

다만, 보수를 얘기하면서 보수의 진면목도 소개해 주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드는데, 이제껏 저자가 분류하고 분석한 보수집단 모두 실제로는 보수가 아니라 한국에서 이상하게 변형된 형태이기 때문이다. (물론 말미에 일반적인 보수는 어떠한가에 관한 참고 서적을 열거해 놓았다.) 진짜 보수의 소개를 통해서 우리 사회가 가져야 할 양 날개중 하나를 제대로 가져보자는 꿈을 꿀 수 있도록 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는 현재 한쪽 날개는 너무 비대해져 암적인 존재가 되었고, 한 쪽 날개는 너무 작아서 제 기능을 못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말이다. 리영희 선생님의 말씀처럼 "양 날개로 훨훨 나는 민주주의"를 꿈꿔 본다.

닥치고정치김어준의명랑시민정치교본 상세보기

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 정치교본

Author : 김어준
Translator : 지승호
Publisher : 푸른숲
Format : Paperback
ISBN : 9788971848685
Read : 10.07.2011 ~ 10.18.2011
Rating : 4/5
Hr

- p 222-223. '진보 정당의 방식은 이런 식이야. 처음 만난 상대 앞에 재무 계획서와 신혼방 설계도를 딱 꺼내놔. 그리고 입주할 주택의 입지 조건과 구입할 차량의 대출 조건 및 주변 교육 환경의 우수성에 대해 부동산과 금융, 교육 전문 용어를 섞어 진지하게 프레젠테이션하지. 그런 다음 건조한 표정으로 바로 결혼하재. 만약 나와 결혼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당신이 속물이라 더 큰 집과 더 큰 자동차에 덤어간 방증이라며.

그걸 당한 상대는, 당신이 나쁜 사람 같지는 않은데, 당신 패션부터 좀 후줄근한 것이 촌스러운 데다, 자료는 열심히 준비는 한 것 같지만 뭔 소리인지 알아듣지 못하겠고, 결정적으로 내가 당신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게 왜 내가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일이냐며 일어나 떠나버려. 남겨진 진보 군은 자기 프러포즈가 실패한 요인을 열심히 분석하다가 입지 조건과 대출 조건의 우수성을 다른 경쟁자들보다 선명하게 부각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혼자 결론 내리지. 그렇게 연애 한번 못해봤으면서 꼭 결혼할 거라고 혼자 다짐을 하지. 20년 후에. 아, 슬퍼.

더 슬픈 건 뭐냐. 욕심 많고 잇속 빠른 보수 군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가 진보 군이 책상 위에 남기고 간 계획서와 설계도를 집어 와서는 표지만 엄청 화려하게 바꾸고 총천연색 컬러로 인쇄해서, 자리를 박차고 떠난 국민양을 찾아가 계획서를 다시 내놓는다는 거지. 하지만 그 내용은 읽어주지 않아. 휘리릭 페이지만 넘기면서 대신 장미 한 송이 안겨주고 레스토랑으로 데려가서 엄청 맛있어 보이는 스테이크를 시키지. 그렇게 그들은 연애를 시작해버리네. 그런데 레스토랑에서 나올 때에야 국민 양은 알게 되지. 그 장미는 플라스틱이고 그 밥값은 자기가 내는 거였다는 걸.'

가슴 아프지만, 구구절절히 사실인 이야기 - 진보집권 플랜, 정치의 발견, 윤휴와 침묵의 제국,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등등을 탐독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P.222 ~ 223


Hr

개인적으로 인간 김어준을 폄하했다. 너무 본능에 충실하달까. "딴지일보"를 통해 그가 보여준 의식구조와 태도는 그 당시 흥미거리가 되긴 했어도 거대담론으로 승화되거나 추종의 수준이 되기엔 컨텐츠도 빈약하고 일단 조악했다. 그가 쓴 책 "건투를 빈다"나 한겨레의 고정 칼럼도 비슷한 선입견으로 대하고 치부했었다. 출장 즈음에 우연히 알게된 팟케스트 "나는 꼼수다"를 비행시간 동안, 출장지 호텔에서 쉬는 동안 틈틈히 들으면서 이전에는 몰랐던 정치평론가 김어준의 식견과 그의 말대로 생계공안의 시대 자가 검열에 빠져 잃어버린 자존감과 정체성을 치유하는 시작점을 안내받고

-created on 2011년 10월 18일 화요일 오전 1시 34분 45초 한국 표준시


열광했다. 말하자면 그의 추종자가 된것이다. 그의 책 "닥치고 정치"는 앞에서 얘기한 정치평론가 김어준, 심리상담가 김어준의 역할 뿐 아니라 대학 시절 갖지 못했던 동아리 선배의 역할도 겸한다. 이 부분은 출발은 조금 다를지라도 박경철 원장을 애정하는 이유와도 무관치 않다. 즉, 학교에서는 절대 가르쳐 주지 않는 이념/사상을 우리 또래의 언어로 풀어주고, 부정한 정치, 부조리한 세상을 앞장서 비판해 주는 것이다. 이 두 사람의 개인적인 비교는 차후에 따로 기록하기로 하고 이 책에 대해서만 집중해 보면,


-created on 2011년 10월 18일 화요일 오전 1시 45분 27초 한국 표준시


이 책은 대략
  • 책을 쓰게 된 동기(진짜 이유는 책 말미에 나옴),
    이념이 아닌 원형질에 가까운 좌/우 정의,
    우의 두 축(보수-수구와 자본)의 본질 설명,
    좌측의 스펙트럼 분석,
    좌측 인물,
    차기 대권 주자 분석,
    이 책을 쓴 진짜 이유

등으로 구성된다. 이만한 내용과 분량을 소화하려면 족히 한달은 걸릴 것을 지승호씨와 대담 형식의 통해 구어체로 풀어써서 동아리 선배가 후배에게 쉽게 설명하듯 서술한다. 사이사이 당시 현안과 상황 파악 및


-created on 2011년 10월 18일 화요일 오전 1시 52분 56초 한국 표준시

사안 예측 능력은-이 책의 큰 줄기를 시간이 지난 후에 수정하지 않았다는 전재하에-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다. 물론 뜬금없이 조국에서 시작해서 문재인으로 마무리되는 히어로즈 메이킹은 아직 진행형이므로 판단이 유보되지만, 오계백의 전장 이탈이라던가 안철수, 박원순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바람의 예측 등은 식견이 탁월함을 증명한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나는 꼼수다"의 제작의도를 밝힘으로써 쫄아있던 개인의

-created on 2011년 10월 18일 화요일 오전 1시 59분 18초 한국 표준시


자존감 정체성을 만져주고 같이 쪼그라진 자존심을 펴 나가자라고 선언하는 듯한 인상은 이 책의 흥행 당위성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 같다. 말하자면 이 책은 정치서적의 테를 두른 심리상딤서이기도 한것이다.

다만 이책의 판매 1위를 통해서 이루려고 했던 목표가 책에서 언급되지 않은 점(방송에선 책에 나올 것 같이 하더니 ㅡㅡ)과 마지막에 신파적로 빠지는 부분은 옥의 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끝까지 씨바 정신을 유지해야만 하지 않겠나, 김총수 형!)
2007년을 끝으로 정치참여에 무기력해진 나와 같은 필부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created on 2011년 10월 18일 화요일 오전 2시 6분 17초 한국 표준시

닥치고 정치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김어준
출판 : 푸른숲 2011.10.05
상세보기


진보집권플랜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조국,오연호
출판 : 오마이북 2010.11.05
상세보기

십수년전에 나왔다면 금서로 지정되는 것은 물론, 저자와 책을 읽은 사람들까지 고초를 겪었을 책이 나왔다.

'진보집권플랜'

말 그대로, 진보가 다음 대선에서 집권하기 위한 계획을 쓴 책이다.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대표기자가 인터뷰어로, 서울대 법대 조국 교수가 인터뷰이로 나서 2010년 봄과 여름을 거쳐 계속된 진보의 미래 설계는 보는 이로 하여금 2012년 또는 2017년에 과연 진보가 집권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주는 듯 하다.

정치, 경제, 사회/문화, 교육, 통일, 권력에 이르기까지 오연호 기자와 조국 교수는 준비된 진보 진영의 브래인으로써 역량을 이 책을 통해 과시한다. 

정치면에서 진보가 집권하기 위해서는 소/대선거구제의 개편과 함께 정당명부투표의 확대를 주장하며, 경제적으로 성장과 분배가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 가능하고, 보수가 주장하는 성장과 분배의 제로섬 내지는 트레이드 오프가 피해망상에 불과함을 통쾌하게 논증한다. 또한, 정치/절차적 민주화가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 지금, 경제 민주화가 꼭 필요함을 역설한다. 
사회/문화적으로 다문화 사회와 소수자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준비가 필요하다고 하며, 현 수준으로는 교육에 미래가 없음을 역설하고, 방과후 의무 놀기(?)와 서울대 폐지 보다 분할을 주장하는 등 전방위적인 진보의 집권후 전략에 대해 설파한다.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가장 큰 주제 중의 하나인 통일과 관련해서는 기존 민주당의 내용과 비슷하고 식상한 면이 없지 않지만, 권력과 관련해서는 참여정부보다 더욱 검찰 권력에 대한 견제를 주문하는 등 집권후 전략(즉, 공약)을 조밀히 짜고 있다. 

다만, 문제는 사람이다. 중도/진보 집권 10년차에 무엇을 했는지 보수와 비교하면 할수록 인물의 부재가 심각함도 지적한다. 따라서, 조각조각 나눠진 진보의 틀을 하나로 모을 것을 제안하며 '진보 드림팀'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처음으로 보는 진보의 전략서이자 2012년 이후에 맞게 될지도 모르는 우리의 미래를 미리 엿보는 행운을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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